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김창현 기자 chmt@
1일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 이하 ‘한경연’)이 ‘2020 포춘 글로벌 500(Fortune Global 500)’을 바탕으로 한국·미국·일본·중국의 글로벌 기업 수·매출액·매출비중 지표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포춘글로벌 500대 기업은 미국 경제매거진 포춘이 매년 전세계 기업의 매출액을 기준으로 글로벌 500대 기업을 선정(해당연도 3월까지 완료된 회계연도 기준, 2020년 Global 500의 포함된 한국 기업의 실적은 2019년)하는 것이다.
자료: 한국경제연구원
구체적으로, 삼성전자는 4단계(2019년 15위→ 2020년 19위), SK(주)는 24단계(73위→ 97위), 포스코는 23단계(171위→ 194위), LG전자 22단계(185위→ 207위), 한국전력은 34단계(193위→ 227위) 하락했다. SK하이닉스(2019년 335위)와 LG화학(2019년 490위)은 2019년 글로벌 500대 기업에 포함됐으나, 2020년에는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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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경우 2016년 경쟁사인 애플에 순위 역전(애플 9위, 삼성전자 13위)을 허용한 이후 2020년 현재 순위 격차가 7단계(애플 12위, 삼성전자 19위)로 크게 벌어진 상황이다. 반면 삼성전자와 화웨이 격차는 2019년 46단계에서 30단계로 줄었다.
포스코도 2017년 주요 경쟁사 중 2위 자리를 바오우(중국)에 뺏긴 후 2020년 현재 3위를 유지하고는 있으나, 4위인 니폰스틸(일본)과 격차가 축소되고 있는 상황이라 3위 수성도 쉽지 않다.
한편, 전년 대비 순위가 상승한 기업은 4개사로 현대차가 10단계(94위→ 84위), 현대모비스(393위→ 385위)와 KB금융(434위→ 426위)이 각각 8단계 올랐고, CJ는 26단계(463위→ 437위) 상승했다.
자료: 한국경제연구원
한국 기업의 매출액이 글로벌 500대 기업의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9년 2.8%에서 2020년 2.4%로 0.4%포인트, 일본은 9.6%에서 9.4%로 0.2%포인트 줄었다. 반면, 미국(28.8%→ 29.5%)과 중국(24.2%→ 24.9%)은 각각 0.7%포인트씩 늘었다.
글로벌 500대 기업에서도 중국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2000년까지만 해도 글로벌 500대 기업에 속한 기업이 10개사에 불과했던 중국은 2004년 15개사로 한국을 추월했고, 2012년에는 73개사로 일본을 추월했다.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해 2020년 124개사로 사상 처음으로 미국을 제쳤다.
자료: 한국경제연구원
재계 관계자는국내 기업들의 경쟁력 약화와 관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우 2019년 반도체 부문이 약세를 기록한 시점이었다"며 "주력산업이었던 반도체 호황기를 지나 반도체 시황이 슬로우했던 영향도 있었다"고 말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최저임금과 근로시간 단축 등 정부의 친노동 정책의 영향도 있었다"며 "국내 대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점점 위축되는 만큼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지 않는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해 한국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