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춘 500대 기업'서 SK하이닉스-LG화학 탈락…삼성전자 19위

머니투데이 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2021.04.0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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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김창현 기자 chmt@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김창현 기자 chmt@


삼성전자의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 순위가 4단계 떨어졌다. 또 SK하이닉스와 LG화학은 500대 기업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1일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 이하 ‘한경연’)이 ‘2020 포춘 글로벌 500(Fortune Global 500)’을 바탕으로 한국·미국·일본·중국의 글로벌 기업 수·매출액·매출비중 지표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특히 500위 이내에 든 국내 기업수가 줄어든 것은 물론 500위 내에 포함된 14개 기업 중 10개의 순위도 떨어져 한국 기업의 경쟁력이 크게 후퇴한 것으로 조사됐다.

포춘글로벌 500대 기업은 미국 경제매거진 포춘이 매년 전세계 기업의 매출액을 기준으로 글로벌 500대 기업을 선정(해당연도 3월까지 완료된 회계연도 기준, 2020년 Global 500의 포함된 한국 기업의 실적은 2019년)하는 것이다.



2020년 포춘 글로벌 500에 포함된 기업 수의 경우 중국이 5개사 늘어난 124개이며, 일본은 1개 늘어 53개 기업이 포함됐다. 미국은 전년과 같은 121개 기업인 반면, 한국은 2019년 16개사에서 SK하이닉스 (173,300원 ▼9,000 -4.94%), LG화학 (370,500원 ▼8,000 -2.11%)이 빠지면서 14개사로 줄었다.

자료: 한국경제연구원자료: 한국경제연구원
한국 기업들의 포춘 글로벌 500 순위 하락세도 두드러졌다. 500대 기업에 포함된 14개사 중 10개사(삼성전자, SK (155,500원 ▼1,300 -0.83%), POSCO (386,500원 ▼3,500 -0.90%), LG전자 (91,200원 ▼1,400 -1.51%), 한국전력 (20,150원 ▼250 -1.23%), 기아차 (110,400원 ▼1,800 -1.60%), 한화 (26,100원 ▼150 -0.57%), GS칼텍스, 삼성생명 (77,300원 ▼700 -0.90%), 삼성물산 (138,200원 ▼2,100 -1.50%))의 순위가 떨어졌고, 4개사(현대차 (235,000원 ▲4,000 +1.73%), 현대모비스 (234,500원 ▼500 -0.21%), KB금융 (63,700원 ▼300 -0.47%), CJ (116,100원 ▼3,900 -3.25%))만이 순위가 소폭 상승했다.

구체적으로, 삼성전자는 4단계(2019년 15위→ 2020년 19위), SK(주)는 24단계(73위→ 97위), 포스코는 23단계(171위→ 194위), LG전자 22단계(185위→ 207위), 한국전력은 34단계(193위→ 227위) 하락했다. SK하이닉스(2019년 335위)와 LG화학(2019년 490위)은 2019년 글로벌 500대 기업에 포함됐으나, 2020년에는 제외됐다.


삼성전자의 경우 2016년 경쟁사인 애플에 순위 역전(애플 9위, 삼성전자 13위)을 허용한 이후 2020년 현재 순위 격차가 7단계(애플 12위, 삼성전자 19위)로 크게 벌어진 상황이다. 반면 삼성전자와 화웨이 격차는 2019년 46단계에서 30단계로 줄었다.

포스코도 2017년 주요 경쟁사 중 2위 자리를 바오우(중국)에 뺏긴 후 2020년 현재 3위를 유지하고는 있으나, 4위인 니폰스틸(일본)과 격차가 축소되고 있는 상황이라 3위 수성도 쉽지 않다.

한편, 전년 대비 순위가 상승한 기업은 4개사로 현대차가 10단계(94위→ 84위), 현대모비스(393위→ 385위)와 KB금융(434위→ 426위)이 각각 8단계 올랐고, CJ는 26단계(463위→ 437위) 상승했다.

자료: 한국경제연구원자료: 한국경제연구원
2020년 포춘 글로벌 500의 국가별 매출액 합계 측면에서, 미국은 9조 8063억달러로 직전해보다 4.3% 늘었고, 중국은 8조 2949억 달러로 4.8% 증가했다. 반면 일본은 3조 1291억달러로 0.2% 줄었고, 한국은 9094억달러로 12.0% 감소했다.

한국 기업의 매출액이 글로벌 500대 기업의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9년 2.8%에서 2020년 2.4%로 0.4%포인트, 일본은 9.6%에서 9.4%로 0.2%포인트 줄었다. 반면, 미국(28.8%→ 29.5%)과 중국(24.2%→ 24.9%)은 각각 0.7%포인트씩 늘었다.

글로벌 500대 기업에서도 중국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2000년까지만 해도 글로벌 500대 기업에 속한 기업이 10개사에 불과했던 중국은 2004년 15개사로 한국을 추월했고, 2012년에는 73개사로 일본을 추월했다.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해 2020년 124개사로 사상 처음으로 미국을 제쳤다.

자료: 한국경제연구원자료: 한국경제연구원
미국은 2000년 179개사, 2005년 176개사, 2010년 139개사 등 감소 추세를 보였고, 결국 2020년 121개사에 그치면서 중국에 1위를 내줬다. 일본은 2000년 107개로 미국 다음으로 많은 기업이 글로벌 500대 기업에 포함되었으나, 2005년 81개, 2010년 71개 등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2012년 68개로 중국에 추월을 허용했다.

재계 관계자는국내 기업들의 경쟁력 약화와 관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우 2019년 반도체 부문이 약세를 기록한 시점이었다"며 "주력산업이었던 반도체 호황기를 지나 반도체 시황이 슬로우했던 영향도 있었다"고 말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최저임금과 근로시간 단축 등 정부의 친노동 정책의 영향도 있었다"며 "국내 대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점점 위축되는 만큼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지 않는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해 한국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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