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해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기술사업전략본부장/사진=KIST
제해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기술사업전략본부장은 최근 서울 성북구 KIST 본원에서 머니투데이와 만나 “K클럽이 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 패밀리기업 단체 중에선 처음으로 사단법인화됐다”고 밝혔다.
제해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기술사업전략본부장/사진=KIST
대부분의 출연연은 설립 목적에 맞는 기업들로만 패밀리기업을 구성, 운영하는 반면 KIST는 전 산업 분야를 아우른다. 국내 유일한 종합연구기관으로 차세대 반도체, 센서, 에너지 등 다학제적 연구역량을 보유하고 있어서다. 이를 테면 5G(5세대 이동통신)의 필수 소재인 고강도 아라미드 섬유는 KIST가 국내 최초로 개발해 물질 특허를 획득한 결과다. 통신·전자·소재 분야 연구력이 결합해 이룬 성과다.
제 본부장은 이번 사단법인화로 K클럽의 무게감이 달라졌다고 했다. 그는 “뜻 맞는 기업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정부의 대형사업을 수주할 수도 있다"며 "K클럽 사무국이 만들어지면 KIST는 회원사 간 협업·공동 R&BD를 보다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패밀리기업은 늙은 회사도 회춘하게 만드는 효능이 있다고 제 본부장은 강조했다. K클럽 회원사 중엔 업력 30년 가량의 중기·벤처들도 있다. 이중엔 사업아이템이 시대에 뒤떨어져 새 아이템 발굴에 목맨다. 제 본부장은 “이런 회사들이 연구소와 융·복합 연구를 통해 독창적 영역을 개척해 나가게 되면, 새 아이템을 얻어 살아남게 되고, 그러면 일자리도 그대로 유지된다"며 "나라 경제 회복에 이만한 치료제가 없다"고 했다.
KIST는 AI(인공지능) 기반 원격 수술로봇 개발 연구, 다분야 빅데이터 생성·활용기술, 차세대 양자 컴퓨팅 기술, 극한환경 미래소재 등 원천기술 확보에 대한 연구를 폭넓게 가져가며, 이런 원천기술들이 회원사의 신수종 사업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협력·공동연구를 수행해나갈 예정이다.
KIST K클럽의 궁극적인 방향은 ‘글로벌 히든챔피언’이다. 패밀리기업은 기업이 보유한 기술을 국책연구소가 보증해줘 해외 진출이 비교적 수월한 편이란 설명이다. KIST는 이를 위해 최근까지 이란과 베트남, 중국의 국책연구소와 MOU(업무협약)을 체결해왔다.
제 본부장은 “중국은 말할 것도 없고 요즈음엔 베트남 진출에 관심이 많은 기업이 많아서 한·베트남 과학기술연구원(V-KIST)을 중심으로 물꼬를 트고 있고, 중동시장 개척을 위해 지난 2018년엔 이란나노위원회와도 손을 잡았다"며 "그들이 우리 K클럽 이야기를 흥미롭게 듣더니 최근 우리랑 비슷한 ‘I클럽’을 만들었다고 알려오기도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