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돌 유유제약, '신약'으로 다음 100년 준비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1.04.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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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돌 유유제약, '신약'으로 다음 100년 준비


창립 80주년을 맞은 유유제약 (4,590원 ▼90 -1.92%)이 '신약'으로 다음 100년을 준비한다.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규모의 R&D(연구·개발) 투자를 하면서 새로운 신약 프로젝트를 가동시켰다. 신약과 R&D에 애착이 있는 1974년생 젊은 오너 3세 경영인도 전면에 나섰다.

3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유유제약은 지난해 R&D에 약 47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2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R&D에 쏟아붓는 매출 1조원 이상 대형 제약사들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이 회사의 규모와 그동안 R&D 투자 현황을 되짚어 보면 괄목할 만한 도약이다.

유유제약의 지난해 매출은 1000억원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 매출의 5.8% 가량을 R&D 투자에 집행한 셈인데 이는 1941년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2019년과 비교해도 지난해 R&D 투자는 두 배 이상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투자를 발판으로 올해 초 미국 UCLA와 새 신약후보물질 프로젝트를 가동했다"고 말했다. 뇌졸중 치료 신약과 다발성 경화증 치료 신약 프로젝트다.

특히 뇌졸중 치료 신약은 뇌졸중 후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신약으로 연구가 진행된다. 현재 뇌졸중 발생 후 뇌의 회복을 촉진하는 의학적 치료법은 없는 상태다. 이 프로젝트가 기대되는 이유다. 유유제약은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하고, UCLA 연구진은 비임상 시험을 진행하게 되는데 유유제약은 공동연구로 개발된 뇌졸중 신약과 다발성 경화증 신약에 대해 지적 재산권 및 상용화를 위한 독점적인 권리를 가지게 된다.

R&D 투자 확대와 신규 신약프로젝트 가동은 오너3세 경영 본격화와 맞물린다. 창업주 고(故) 유특한 회장의 손자이자 유승필 현 회장의 아들인 유원상 대표이사는 지난해 회사 사장 자리에 오르면서 최대 주주가 됐다. 유한양행 설립자인 유일한 박사가 유 사장의 큰할아버지이기도 하다.


"80년에 달하는 자랑스러운 역사를 만들어온 창업주와 임직원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유유제약의 도약과 발전을 이끌어야 한다는 책임이 무겁다"는 것이 그의 사장 취임사였고, 이후 R&D 투자확대와 신약 프로젝트가 곧바로 시작됐다. 도약과 발전의 원동력을 신약으로 점찍은 셈이다.

"신약 R&D는 제약기업의 본질"이라는 것이 그의 평소 지론. 다국적 제약사 노바티스와 뉴욕 메릴린치증권에서 경력을 쌓아 신약과 R&D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이 업계 전언이다.

지난 달 발간된 유유제약 창립 80주년 사사에도 신약에 대한 의지가 담겼다. 총 3장으로 구성된 사사는 창립된 1941년부터 20년 단위로 주요 이슈를 정리한 1장과 유승필 회장과 유원상 사장 등 회사 직원들의 심층 인터뷰로 구성된 2장에 이어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을 소개한 3장으로 마무리된다. 80년 사사의 마지막 챕터이자 회사의 미래 방향을 '신약'으로 제시한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년간 600~800억원대를 오간 매출도 이제 1000억원 돌파가 눈 앞"이라며 "실적도 꾸준히 성장시켜 신약 개발에 따른 R&D 투자 확대를 감당할 실탄을 마련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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