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또 6만달러대 눈앞…이 소식들이 반등 만들었다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2021.03.31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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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등락을 반복하던 비트코인이 어느덧 역대 고점인 6만 달러(약 6700만원) 선에 다시 근접했다. 시장에선 이번 주 연달아 이어졌던 대형 기관들의 시장 참여를 가격 반등의 주요 요인으로 본다. 기관들의 참여가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제도권으로 끌어 올리는 핵심이기 때문이다.

사진=AFP사진=AFP


암호화폐 시황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31일 오후 5시 30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전일 대비 약 0.2% 오른 5만8337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전날 뉴욕 거래 중 기록한 5만9000달러대보단 하락했지만 일주일 전보다는 5% 이상 높다.



비트코인은 지난 14일 6만1100달러로 역대 고점을 기록한 뒤 이틀 만에 5만4000달러대로 급락한 비트코인은 이후 반등하다 다시 하락해 지난 25일 5만1000달러대까지 떨어졌다. 그러다 전날 5만9000달러대에 진입하며 역대 고점과 유사한 수준까지 뛰었다.

마켓워치는 비트코인이 다시 6만 달러대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며 이번 주 비트코인의 반등을 낳은 몇 가지 기업들의 뉴스를 꼽았다.



가장 먼저 전해진 소식은 29일(현지시간) 비자가 성명을 통해 자사 결제 네트워크에 이른바 ‘스테이블코인’ 중 하나인 USD 코인을 시범적으로 포함시키겠다고 한 발표다. 스테이블코인이란 기존 법정화폐에 가치를 연동해 변동성을 낮춘 암호화폐로, 비자는 스테이블코인을 쓰는 첫 주요 결제업체다. USD 코인으로 카드값을 낼 수 있게 한 첫 결제업체란 의미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유럽 시장 중 나온 이 발표 이후 비트코인의 가격이 6%대 급등했다.

최근 3개월간 비트코인 가격/출처=코인마켓캡최근 3개월간 비트코인 가격/출처=코인마켓캡
이튿날인 30일엔 결제 플랫폼 기업 페이팔의 발표가 나왔다. 페이팔은 이날 미국 내 페이팔 사용자들이 보유한 암호화폐를 가맹점에서 결제하는 데 쓸 수 있게 한다고 밝혔다. 페이팔은 지난해부터 자사 플랫폼으로 암호화폐를 사고팔 수 있는데, 이제 가맹점에서 물건을 사는 데에도 암호화폐를 쓸 수 있게 한 것이다.

페이팔 설명에 따르면, 페이팔 디지털 월렛에 암호화폐(비트코인, 이더리움, 비트코인캐시, 라이트코인)를 보유 중이면 이를 달러로 바꿔 상품 구매 시 쓸 수 있다. 앞으로 전 세계 약 2900만 가맹점에서 이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페이팔의 이 발표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약 3% 뛰었다.


같은날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그룹도 비트코인에 호재가 되는 발표를 했다. CME는 오는 5월 마이크로 비트코인 선물계약 상품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선물은 5 비트코인을 1계약으로 설정했는데, 이를 0.1 비트코인으로 줄인다. CME 측은 마이크로 비트코인 선물이 더 많은 시장 참여자들에게 비트코인 가격 리스크 헤지를 가능하게 할 거라 했다. 기관 외 개인투자자들도 비트코인 선물 거래에 참여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상품 출시다. CME는 2017년 말 비트코인 선물을 처음 출시했으며 이 선물의 주 고객은 기관들이었다.

마켓워치는 캐나다 블록체인 스타트업 대퍼랩스의 투자 유치 소식도 거론했다. 대퍼랩스는 같은 날 3억5000만달러를 투자자들로 부터 유치했다고 밝혔다. 대퍼랩스는 대체불가능토큰(NFT) 기술 기반 미국프로농구(NBA) 애장품 판매 플랫폼 ‘NBA톱샷’의 개발사다. 마켓워치는 대퍼랩스에 대한 투자가 NFT에 대한 급증하는 관심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작년 5월 이후 급락했던 비트코인 시세가 일 년여만에 1000만원을 돌파하며 금일까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30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블록체인 카페에 설치돼 있는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보이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작년 5월 이후 급락했던 비트코인 시세가 일 년여만에 1000만원을 돌파하며 금일까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30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블록체인 카페에 설치돼 있는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보이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앞으로 비트코인 가격의 추가 상승 여부에는 주요 기관들이 얼마나 참여하는지가 핵심으로 꼽힌다. 더 많은 기관들이 참여할수록 비트코인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변동성 등이 약화될 수 있어서다. 비트코인 가격은 그간 주요 당국의 규제 소식이 나오면 급락하고, 기관투자자들의 참여 소식이 전해지면 급등하는 양상을 반복해왔다.

관련해서 가장 주목되는 것 중 하나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허용 여부다. 캐나다 토론토증권거래소에선 현재 북미 첫 비트코인 ETF인 ‘퍼포스 비트코인 ETF’에 이어 두 번째와 세 번째 상품인 ‘이볼브 비트코인 ETF’, 'CI 갤럭시 비트코인 ETF'가 각각 출시돼 거래되고 있다. 그러나 SEC는 비트코인 시장이 아직 성숙하지 않다는 이유로 지금까지 자산운용사들의 암호화폐 ETF 출시 신청을 승인하지 않아왔다.

만약 미국 금융당국이 비트코인 ETF 상품을 허용한다면 이는 비트코인의 위상을 높이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SEC가 비트코인 ETF 출시를 허용할지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그러나 비트코인 투자 규모가 커지며 SEC가 ETF 출시를 승인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시장 일각에선 나온다. 최근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중 한 곳인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가 비트코인 ETF 출시를 SEC에 신청했다. 피델리티 측은 당시 성명에서 "비트코인 접근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이 매우 광범위해졌다"며 디지털 자산과 관련한 "더 많은 다각화된 제품군들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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