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진 몸값에 코로나19 타격까지…JR투자운용, 美 물류센터 인수 무산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21.04.01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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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애리조나 피닉스에 위치한 아마존 배송센터.  /피닉스(미국) =뉴스1(news1.kr) /사진=로이터미국 애리조나 피닉스에 위치한 아마존 배송센터. /피닉스(미국) =뉴스1(news1.kr) /사진=로이터


JR투자운용이 미국 오하이오 소재 물류센터 인수에 실패하면서 글로벌 물류센터 2호 리츠를 설정하려던 계획이 무산됐다. 코로나19(COVID-19)를 계기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물류센터 투자 열기가 뜨거워진 탓으로 풀이된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JR투자운용은 최근 미국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시 소재 물류센터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상실했다는 통보를 받았다.



약속한 일정대로라면 3월 중순까지 해외 실사를 가야했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일주일 가량 일정이 늦춰지자 매각 상대방이 JR투자운용과 계약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온 것이다. 새로운 우선협상대상자는 현지 투자회사인 것으로 전해졌다.

JR투자운용 관계자는 "약속한 기한을 넘겨도 통상 일주일 정도면 기존 원매자를 기다려주는게 업계 분위기인데 워낙 물류센터 인기가 뜨거워 계약을 해지한 것 같다"며 "현지 회사가 바로 현금으로 사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해당 물류센터는 아마존이 10년 이상 장기 임차한데다 최근 유통가 화제인 라스트 마일(Last mile, 고객에게 배송되기 직전 단계) 거점으로 활용하기 좋은 위치여서 알짜 매물로 통했다. 물류센터 인근에 주의회, 주의사당, 오하이오 주립대 등이 분포해있고 거주 인원만 10만명 가량으로 알려져 있다.

JR투자운용은 리츠를 활용해 해당 물류센터를 6000만달러(약 680억원)에 인수하려던 계획이었다. 인수 우협 지위를 놓치면서 국토교통부에 신청해놓은 리츠 인가도 철회할 계획이다. JR투자운용은 지난 2015년 일본 도쿄 물류센터를 매입해 첫번째 해외 물류센터 리츠를 내놓은 바 있다. 이번 미국 물류센터 인수 무산으로 2번째 글로벌 물류센터 리츠는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업계에서는 국내외를 불문하고 물류센터 인기가 높아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인수 경쟁이 치열해진 데다, 몸값도 치솟으면서 리츠 수익률이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JR투자운용이 켄달스퀘어자산운용에 매각하기로 한 김포 고촌 TJ물류센터의 경우 부동산 매입가가 높아지면서 매입가 대비 임대소득 비율(캡레이트)이 3% 후반대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 종합부동산서비스회사인 JLL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물류 부동산에 70억 달러 이상의 자본이 조달됐다. 코로나19로 인해 전체 부동산 투자 거래량이 전년 동기 대비 32% 하락한 가운데서도 물류 부동산 거래량은 6% 줄어드는데 그쳤고, 최근엔 거래량이 대폭 늘어나는 분위기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국내외 가리지 않고 물류센터 몸값이 뛰고 있다"며 "리츠 배당수익률이 5%는 돼야 하는데 알짜 물류센터는 몸값이 비싸 고객에게 5% 이자를 줄수 없어 리츠에 담기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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