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한공 "아시아나, 2년 후 통합…독과점 우려·구조조정 없다"

머니투데이 주명호 기자 2021.04.01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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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한공 "아시아나, 2년 후 통합…독과점 우려·구조조정 없다"


대한항공이 2년 간의 준비기간을 거친 후 아시아나항공을 완전 통합한다는 방안을 공식 발표했다. 준비기간 동안은 대한항공의 자회사로서 아시아나 브랜드를 유지하면서 운영한다. 통합 후 발생할 시너지 효과는 연간 최대 4000억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31일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담은 아시아나항공 PMI(인수·통합계획) 관련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PMI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3개의 LCC를 어떻게 통합할 것인지와 지원부문 회사들에 대한 효율적 운영방향을 검토한 결과를 담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17일 KDI산업은행에 PMI 계획을 제출해 현재 보완작업을 진행 중이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여부를 결정할 법원 판단이 임박한 가운데 30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계류장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이동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여부를 결정할 법원 판단이 임박한 가운데 30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계류장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이동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통합 완료 작업 2년 소요…LCC·지상조업 등 계열사도 통합 추진"
우선 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에 대해서는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한 후 통합 준비 완료까지 약 2년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우 사장은 "통합을 위해서는 안전운항체계 준비, IT 시스템 통합, 조직 및 회계제도 통합, 상용고객 우대제도 통합, 글로벌 얼라이언스 이슈 해결 등 수십가지의 프로젝트가 맞물려 진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공개된 PMI 내용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오는 2022년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 뒤 2024년 통합항공사로 추진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우 사장은 "실제 통합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기업결합심사 과정에서 경쟁당국의 의견,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행위 제한 해소, 각 회사들의 지분문제 이슈 해소 등 다양한 측면에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현 시점에서 구체적인 계획을 확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통합 후에는 다양한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효과적인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이 가능해질 뿐더러 신규 취항지 증가, 스케줄 시간 다양화로 고객 편익도 향상될 것이란 관측이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COVID-19) 영향을 완전히 회복한다는 가정 하에 통합 시너지 효과를 연간 3000~4000억원 수준으로 예상했다. 다만 통합시까지 적지 않은 비용이 소요되는 만큼 통합 후 2년 이후에나 본격적인 플러스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LCC(저비용항공사)를 비롯한 자회사의 통합 방안도 함께 추진 중이다. 우선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을 통합해 하나의 항공사로 만드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이렇게 합친 LCC는 통합 대한항공에 산하에 두거나 한진칼 산하에 두는 두 가지 방안을 고려 중이다. 우 사장은 "한국만이 아니라 아시아 지역에서 톱레벨의 LCC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하겠다"며 "다만 지금 시점에 통합 LCC의 본사 위치를 말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고 말했다.

지상조업사와 IT계열사 역시 규모의 경제를 고려해 하나로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다만 항공 예약·발권 시스템을 담당하는 자회사(토파스, 아시아나세이버)의 경우 별도의 해외 합작 파트너사로 인해 독립적으로 유지, 발전시키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분사 가능성이 제기되온 MRO(항공정비)사업의 경우 내부조직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을 확고히 밝혔다. 우 사장은 "품질과 안전 확보에 주력하고 긴급성을 요구하는 정비작업도 적시에 수행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며 "고효율, 고부가가치 사업분야의 정비능력을 더 개발하고 시설을 확충해 해외로 유출되는 물량을 국내 자체정비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양사 마일리지, 합리적인 전환율로 합칠 것…독과점 우려·구조조정 없다"
양사가 다르게 운영해온 마일리지 역시 통합 작업에 나선다. 중복노선 운영, 기재 효율화 등도 방안을 마련해 추진할 방침이다. 마일리지의 경우 향후 아시아나 항공의 마일리지 현황을 면밀히 분석해 대한항공 마일리지와 비교한 합리적인 전환율을 결정하고 우수고객 통합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우 사장은 "현재로는 법률적 제약 등으로 아시아나의 마일리지 적립 규모나 사용실적, 제휴사 거래규모, 거래 단가 등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고 했다.

중복노선 문제는 통합 후 운항 시간대를 재구성해 항공기 소요대수를 현재보다 약 10% 절감한다는 방침이다. 절감된 기재는 신규 목적지 취향, 스케줄 다양화 등에 활용한다. 이와 함께 20년 이상된 항공기들을 순차적으로 송출하고 신형기 도입을 통해 기재 효율화 및 단순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기업결합신고와 관련한 독과점 우려는 문제될 게 없다고 자신했다. 완전경쟁시장인 글로벌 항공시장의 특성상 통합으로 인한 경쟁제한 효과는 매우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우 사장은 "슬롯의 경우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인천 점유율은 약 40%로 미만으로 타 글로벌 항공사들의 허브공항 점유율에 비해 낮은 편"이라며 "독과점 우려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지속된 구조조정 우려에 대해서는 지난해에 이어 재차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우 사장은 "실사를 통해 확인된 중복 간접인력은 약 1200명 수준으로 양사에서 매년 발생하는 정년사직과 자연감소 인원을 고려하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통합 후 코로나가 진정될 경우 2019년 수준의 공급량은 유지될 것이므로 직접 인력은 지금과 같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향후 유동성 확보 계획과 관련해서는 오는 4월 차입금 상환을 위한 회사채 발행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향후 자회사 편입시 1조5000억원의 증자대금이 유입돼 유동성 문제가 없을 것이란 판단이다. 우 사장은 "시장상황을 면밀히 지켜보면서 유동성 관리계획을 점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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