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원 농심 부회장
31일 농심은 신 회장 추모 분위기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으로 정상업무에 복귀했다. 2000년부터 부회장으로 승진한 신 부회장이 경영을 주도해왔지만 주요 사안은 창업주의 의견이 상당히 반영됐던 점을 고려하면 본격적인 2세경영은 지금부터라는 평가다.
글로벌 경쟁력 강화도 주요 과제다. 신 회장은 생전에 임직원에게 체계적인 전략을 갖고 세계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것을 주문해왔다. 신 부회장은 창업주의 정신을 계승 발전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어 글로벌 사업 확장에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기생충 효과' 이후에도 판매실적을 유지할 지가 관전 포인트다. 지난해 영화 기생충에 등장한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가 해외 영화관람객에 화제가 되면서 지난해 농심의 미국 매출은 2500억원을 기록, 전년대비 26.5% 증가했다.
농심 라면을 즐기는 미국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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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그룹은 농심, 농심홀딩스, 율촌화학 등 상장사 3곳과 태경농산 등 비상장사 17곳을 보유하고 있는데 상장사 3곳의 자산규모만 4조7000억원대다. 포장을 주력으로 하는 율촌화학과 스프를 제조하는 태경농산 등 농심과 연관돼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 중엔 내부거래 비중이 매출의 절반을 넘는 곳이 많다. 태경농산의 경우 지난해 매출 3500억원 중 2000억원이 내부거래였다.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포함되면 내부거래 금액이 200억원 이하나 연매출의 12% 밑으로 떨어트려야 한다. 아니면 오너일가 등의 지분을 상장사 30%, 비상장사 20% 이하로 낮춰야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런 배경으로 신동원 부회장 주도로 계열분리가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관건은 율촌화학 (33,650원 ▼250 -0.74%)이다. 현재 율촌화학의 최대주주는 농심홀딩스 (65,800원 0.00%)로 32%를 보유 중이다. 차남인 신동윤 부회장은 14%에 그친다. 신 회장 지분 13.5%가 차남에 상속된다 하더라도 농심홀딩스 지분을 넘어설 수 없다. 농심홀딩스 최대주주는 43%를 보유한 신 회장이다.
계열분리를 위한 지분정리 과정에서 3세 지분 확대 가능성도 있다. 신동원 부회장의 장남 신상렬씨가 2년 전부터 농심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3대에 걸친 상속과 증여, 지분교환 등이 복합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상렬씨의 현재 농심홀딩스 지분은 1.4%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