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에 깃발 꽂는 롯데호텔…시그니엘 이어 L7까지 연다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2021.03.31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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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호캉스족' 겨냥 L7해운대(가칭) 착공…롯데호텔·시그니엘과 함께 '삼각편대' 구축

롯데호텔의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 브랜드 L7. /사진=롯데호텔롯데호텔의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 브랜드 L7. /사진=롯데호텔


코로나19(COVID-19) 직격타를 맞은 롯데호텔이 호캉스(호텔+바캉스) 1번지로 부상한 부산을 활로로 삼고 인프라 확대에 나선다. 특급호텔 각축전이 벌어지는 부산 해운대에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 브랜드 L7을 개관키로 결정했다. 지난해 오픈한 시그니엘 부산과 기존 롯데호텔 부산과 함께 호캉스 삼각편대를 구축한단 계획이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호텔은 해운대구 우동에 L7호텔을 짓기로 결정하고 시행사와 임대차 계약을 체결, 지난해 8월부터 착공을 시작했다. 약 300실 규모의 객실과 각종 부대시설이 들어설 예정으로 2023년 상반기 내 개관이 목표다. 해운대 백사장에서 5분 거리의 뛰어난 입지로 건너편에는 라이벌인 호텔신라의 프리미엄 비즈니스 브랜드 신라스테이 해운대가 자리잡고 있다.

코로나19로 최악의 실적쇼크를 기록한 상황에서 진행하는 투자란 점에서 눈길을 끈다. 호텔롯데의 호텔사업을 맡고 있는 롯데호텔은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반토막나며 3550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냈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까지 총 1만실이 넘는 객실을 운영하는 만큼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하늘길이 끊긴 여파를 견디지 못한 것이다.



해운대 라이프스타일 호텔 진출은 코로나19로 바뀐 호텔시장 트렌드를 반영한 활로로 해석된다. 해외여행이 막히며 잃어버린 방한 인바운드 비즈니스 수요를 내국인 호캉스 상쇄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 부산은 올해 국내 인기 여행지로 호황을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에도 서울 지역 호텔들의 OCC(객실점유율)가 곤두박질치는 상황에서도 부산 특급호텔들은 제주와 함께 견조한 실적을 보였다.
오는 2023년 완공 예정인 L7해운대(가칭) 조감도. /사진=롯데호텔오는 2023년 완공 예정인 L7해운대(가칭) 조감도. /사진=롯데호텔
신라스테이의 맞수로 비슷한 성격의 롯데시티호텔이 아닌 L7을 확정한 것도 호캉스 수요에 집중한 사업전략에 따른 결과다. 서울 강남과 명동, 홍대에 자리잡은 L7은 모던하고 젊은 감각의 인테리어와 서비스로 호캉스 '큰 손'으로 떠오른 MZ(밀레니얼+제트)세대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기존 서면의 롯데호텔 부산과 지난해 오픈한 시그니엘 부산으로 고급 비즈니스와 럭셔리 호캉스 수요에 맞는 인프라를 구축한 만큼, L7을 통해 가성비와 재미를 추구하는 젊은 호캉스족을 공략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해운대에 개장할 L7 역시 L7 홍대처럼 루프톱 바나 옥외 수영장 등의 부대시설을 갖출 가능성이 높다.

다만 최근 들어 부산 해운대를 중심으로 주요 특급호텔 브랜드들이 대거 들어선 상황에서 후발주자로서 얼마나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부산에는 지난해 시그니엘 부산과 조선호텔앤리조트의 그랜드조선 부산이 개장했고, 다음달엔 신라스테이 서부산이 문을 연다. 웨스틴 조선 부산이나 파라다이스 부산 등 기존 호텔들의 영향력도 상당하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곧 오픈 1주년을 맞는 시그니엘 부산도 코로나 시국 속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고, 최근 많은 기업들이 관광도시 부산에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부산의 핵심 관광지인 해운대에 L7 브랜드를 입점해 젊은층의 수요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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