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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의 펀드붐, 처음 맞이한 주식붐…예측불허 시장

머니투데이 조준영 기자 2021.04.01 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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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코로나19(COVID-19) 폭락장 이후 개인투자자들이 증시의 주도세력으로 부상하는 일명 '동학개미운동' 현상이 주가 변동성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금융당국의 분석이 나왔다.

지난 1994년, 1999년, 2005~2008년 등 과거 투자 붐은 펀드 등 간접투자를 주로 이용했지만 직접투자가 활성화되면서 주식시장 전반의 단기화가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금융감독원은 31일 이같은 내용의 '자본시장 위험분석 보고서'를 통해 "주식시장은 대내외 충격에 빠르게 반응하고 채권·외화·파생상품시장 등 타 자본시장과의 연계성이 높아 리스크 전이경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지난해 63.8조 순매수…개미, 시장주도세력 급부상
세번의 펀드붐, 처음 맞이한 주식붐…예측불허 시장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은 63조8000억원을 순매수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기관과 외국인은 같은기간 60조7000억원을 순매도 했다. 개인들이 매도세를 방어한 덕분에 코스피3000 시대가 열렸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개인들의 폭발적인 매수세는 코로나19 대응과정에서 각국 정부가 푼 대규모 유동성에 기인한다. 지난해 M2(광의통화)는 3200조원으로 지난 2019년(2914조원) 대비 9.8% 증가해 과거 5년 평균치(7%)를 상회했다.

개인들의 돈은 공모주식으로도 몰렸다. SK바이오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카카오게임즈 등 IPO(기업공개) 대어들이 줄지어 주식시장에 상장하면서 기업의 자금조달 규모가 크게 늘어났다. 지난해 IPO규모는 3조8000억원으로 지난 2019년 대비 55%나 증가했다.

지난해 일반투자자의 평균 청약경쟁률은 956대1로 지난 2019년 509대1 대비 약 2배 증가했고 여전히 공모주 투자열기는 뜨겁다. 실제 공모주식 주가는 대부분 공모가격을 상회했다.

◇명암 뚜렷한 주식시장
동학개미운동이 주가변동성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지표들은 속속 나타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코스피 종가 기준 일일 주가지수 등락률은 지난 2019년 0.59%에서 지난해 1.22%로 상승했다. 통상 코스닥 등락률이 코스피보다 크지만 올해 1~2월엔 이 수치가 역전됐다.

일중 등락폭(고가-저가)도 코스피 기준 2019년 19포인트에서 지난해 20포인트로 상승했고 올해 초엔 72포인트로 수직상승했다.

시장에서 공포지수로 통용되는 VKOSPI(변동성지수)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일평균 기준 2019년 14.7포인트에서 지난해 26.4포인트, 올해초엔 29.7포인트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3월 코로나 폭락장에 주가가 급락하며 VKOSPI가 47.44포인트로 급등했지만 최근엔 주가가 최고수준인데도 이 지수가 상승세를 보이는 것이다.

주식시장 전반의 투자단기화도 진행된다. 개인투자자의 일일 예탁금 회전율은 2019년 25% 내외에서 지난해 35% 내외로 상승했다. 이 비율은 올 1월 최대 68%까지 증가했다.

◇펀드 외면하는 개미, 주식만이 답일까
세번의 펀드붐, 처음 맞이한 주식붐…예측불허 시장
이번 투자붐의 수혜는 오롯이 증권사가 받았다. 투자자들이 고액수수료를 지급해야 하는 펀드에 가입하는 대신 증권계좌를 개설해 직접투자에 뛰어들면서다.

과거 자본시장 투자붐은 펀드 등 간접투자 위주로 진행됐다. 우선 1994년엔 금리가 20%대에서 10%대 초반으로 하락하고 1기 신도시 입주 등으로 부동산이 안정되면서 주식형 펀드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 당시 코스피는 100% 상승, 주식형 펀드로 6조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1999년에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직후 금리가 30%대에서 한 자리수로 하락하고 부동산 비관론이 확대되면서 바이코리아 펀드가 대유행했다. 이 때도 코스피는 100% 상승, 주식형 펀드로 무려 67조원이 유입됐다.

2005년부터 2008년은 적립식·해외펀드 붐이 일어나며 간접투자 황금기를 맞았다. 저금리가 지속되고 2005년 고강도 부동산 안정화 정책이 발표되면서 주식형 펀드로 97조원 규모의 자금이 쏟아졌다. 사상 최저수준의 금리가 자본시장 투자로 이끈 것이다.


하지만 최근 투자붐은 직접투자로 바뀌었다. 유례없는 폭락장으로 우량주들이 급락하자 주가회복을 예상한 투자자들의 돈이 쏟아진 것이다. 시시각각 바뀌는 초변동성장에서 개미들은 빠르게 투자판단할 수 있는 직접투자로 선로를 변경했다. 이에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주식형펀드에선 6조1000억원의 자금이 유출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확대된 개인투자자의 증시참여가 단기 현상이 아닌 자본시장 수급구조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투자환경을 개선하고 새로운 장기투자 수요를 확충할 필요가 있다"며 "시장변동성 확대 시 컨틴전시 플랜에 따른 적절한 시장안전화 조치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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