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단일화 효과'… 앞장 선 안·금 vs 안 보이는 조·김

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2021.03.3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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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오른쪽)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오른쪽)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여권 단일후보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야권 단일후보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맞대결 구도로 치러진다. 여야 모두 단일화를 이뤄냈으나 분위기는 확연히 다르다. 야권은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오 후보 지지로 쏠리는 단일화 효과를 누리고 있다. 반면 여권은 단일화에 따른 상승효과를 전혀 가져오지 못하고 있다.

'野단일화' 이후 吳-朴 격차 더 벌어져… 효과 못본 與단일화
4.7재보궐선거 공식선거운동 둘째 날인 지난 26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왼쪽)가 서울 서대문구 신촌 현대백화점앞에서 유세를 갖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같은날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오른쪽)가 서울 용산구 용문시장 네거리에서 유세를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뉴스1.4.7재보궐선거 공식선거운동 둘째 날인 지난 26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왼쪽)가 서울 서대문구 신촌 현대백화점앞에서 유세를 갖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같은날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오른쪽)가 서울 용산구 용문시장 네거리에서 유세를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뉴스1.


31일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YTN·TBS 의뢰로 지난 29~30일 실시한 서울시장 선거 관련 조사에 따르면, 오 후보와 박 후보 지지도는 각각 55.8%, 32%로 집계됐다. 두 후보 간 격차가 23.8%p에 달한다.

지지 후보를 유지하겠다는 응답은 86.5%, 바뀔 가능성이 있다는 응답은 12.3%였다. 이번 조사는 서울 성인 1039명을 대상으로 실시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p다. 응답률은 14.9%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야권의 최종 단일화 성사 이후 여야 후보 간 격차가 벌어지는 추세가 이어진 것이다. 오 후보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지지층을 상당부분 흡수한 결과로도 풀이된다. 박 후보와 민주당은 오 후보 처가의 서울 내곡동 땅 의혹을 키우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좀처럼 지지도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여권에선 단일화 효과가 발현되지 않고 있다. 박 후보는 조정훈 시대전환 후보, 김진애 전 열린민주당 의원과 순차적 단일화에 성공했다. 하지만 워낙 체급차가 커 단일화 경선 당시에도 여론의 주목을 끌지 못했다. 여권의 단일화 과정이 '정치 이벤트'로 인식되지 않으면서 컨밴션 효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31일 오후 서울 마포구 경의선숲길공원에서 열린 순회인사 및 유세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뉴스1.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31일 오후 서울 마포구 경의선숲길공원에서 열린 순회인사 및 유세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뉴스1.
안철수·금태섭 유세 '최전선' 뛴다 vs '안 보이는' 조정훈·김진애
단일화 경쟁자들의 행보도 상반된다. 안 대표와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은 오 후보 캠프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적극적인 지원 유세를 펼치고 있다. 오 후보와 공동 유세는 물론 단독 유세 일정도 소화하고 있다.


서울뿐 아니라 부산 지원에도 나섰다. 금 전 의원은 이날 오후 부산을 찾아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안 대표는 오는 1일 부산을 방문해 유세 일정을 소화한다.

박 후보의 유세 현장에서 조 의원과 김 전 의원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박 후보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조 의원은 25일 열린 출정식에 참석해 승리 의지를 다졌다. 하지만 이후 현장 유세 활동엔 나서지 않고 있다. 조 의원실 관계자는 "캠프 내부에서 정책 논의를 진행하는 등 선대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며 "당초 잡혔던 공동 유세 일정이 민주당 사정으로 밀리면서 아직 함께 나서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우상호 의원, 조정훈 시대전환 공동선대위원장이 지난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선거 사무소에서 열린 '합니다! 박영선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우상호 의원, 조정훈 시대전환 공동선대위원장이 지난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선거 사무소에서 열린 '합니다! 박영선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 전 의원은 출정식에도 불참했다. 의원직 사퇴 이후 페이스북 메시지를 통해서만 박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 단일화 패배 직후 적극 지원을 약속한 것에 비해선 소극적 행보라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중도층 공략을 위해 '친문'(친문재인) 성향이 강한 열린민주당과 거리를 두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중도층 공략이 중요한 상황에서 친문 성향을 드러내는 건 박 후보에게 악영향만 끼칠 것"이라며 "'집토끼'(전통 지지층)에 기대선 이미 크게 벌어진 격차를 좁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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