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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C-뷰티 굴기" 중화권서 추락하는 K-뷰티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21.03.31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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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심으로 무장한 'C-뷰티' 초고속 성장...중국서 K-화장품 수입 증가율 둔화

"무서운 C-뷰티 굴기" 중화권서 추락하는 K-뷰티




#중국 C-뷰티 '다크호스' 브랜드 퍼펙트 다이어리(PERFECT DIARY)의 모회사 이셴홀딩스는 지난해 11월19일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했다. 설립 5년 만에 단숨에 유니콘 기업에 등극한 퍼펙트 다이어리는 애국심과 자부심으로 무장한 Z세대를 겨냥한 디지털 애국 마케팅으로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세계 최대 화장품 격전지 중국에서 자국 브랜드 'C-뷰티'가 무섭게 성장하면서 K-뷰티의 입지가 줄어들고 있다. 로레알, 에스티로더, 시세이도, 후 등 외국계 브랜드가 점유하던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바이췌링, 퍼펙트 다이어리를 비롯한 차이나 유니콘 기업이 등장해 점유율을 집어삼기며 시장 판도가 급변하고 있다.

◇중화권 Z세대가 키운 C-뷰티, 뉴욕증시 입성까지 '초고속 성장'
중국 화장품 시장은 전 세계 화장품 시장의 13%를 차지해 미국(18%)에 이어 세계 2위다. 하지만 1인당 화장품 지출 금액은 연 50달러 수준으로 미국(282달러/연) 대비 낮아 잠재력이 매우 크다. 중국 스킨케어 시장 점유율은 로레알 그룹이 15.2%, 에스티로더 그룹이 10.8%로 외국계가 장악하고 있지만 최근 3년간 중국 로컬 브랜드의 점유율 추격이 매섭다. 스킨케어에서 바이췌링, 쯔란탕, 칸스, 바이차오지 등이, 색조화장품에서 퍼펙트다이어리가 티몰 등 온라인 채널을 타고 고속 성장 중이다.



퍼펙트 다이어리는 론칭 2년만에 중국 1위 로컬 색조 브랜드로 성장했다. 중국 최대 쇼핑축제 광군제에서도 글로벌 브랜드를 모조리 제치고 2년 연속 색조 매출 1위에 올랐다. 여세를 몰아 지난해 영국 화장품 브랜드 이브롬까지 인수했다. 스킨케어와 클렌징의 강자 이브롬은 한국 백화점에도 입점된 럭셔리 브랜드다. 뉴욕증시 상장으로 투자여력까지 확보한 퍼펙트 다이어리는 세계1위 화장품 ODM(제조, 개발, 생산)업체인 한국의 코스맥스와 손잡고 광저우에 생산공장까지 설립한다. K-뷰티 기술력을 바탕으로 C-뷰티의 공격적 확장에 나선 것이다.

31일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중국 화장품 시장 점유율 상위 20개 브랜드 가운데 K-뷰티는 한 곳도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레알을 비롯한 프랑스 화장품 브랜드가 9개로 1위였고 중국 현지 브랜드가 5개 이름을 올렸다. 최근 5년간 점유율 추이에서는 C-뷰티 브랜드 퍼펙트 다이어리와 One Leaf의 점유율 약진이 두드러졌다. 中 바이췌링은 중국 기초화장품 시장에서 로레알파리에 이어 점유율 2위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성장했고, 퍼펙트 다이어리는 색조 점유율 6위에 올랐다. K-뷰티 브랜드는 10위권 밖이었다.

"무서운 C-뷰티 굴기" 중화권서 추락하는 K-뷰티
최설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국 현지에서 뚜렷한 국산 브랜드 선호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며 "뷰티 플랫폼의 등장, 라이브 커머스와 인플루언서의 영향력 확대로 모바일 마케팅에 뛰어난 차이나 현지 브랜드에 대한 인식이 개선됐다"고 분석했다.

◇"K-뷰티 수출 호조? 수입 증가율 둔화세 뚜렷"
코트라에 따르면 중국 스킨케어 화장품 국가별 수입규모는 2018년 기준 한국이 1위(25억4100만 달러)로 수입 증가율이 72.1%에 달했다. 하지만 2019년 일본이 29억6400만 달러(수입증가율 36%)로 한국을 누르고 수입국 1위로 등극했고 2020년에는 일본과 프랑스가 각각 41억800만 달러, 33억400만 달러로 1,2위를 차지하면서 한국은 3위로 밀려났다. 특히 수입증가율 면에서 2020년 일본과 프랑스 화장품은 각각 38.6%, 48.8%를 기록했는데 한국 화장품은 7.6%에 그쳤다. 중국 화장품 시장이 커지며 K-뷰티 수입규모는 늘고 있지만, 증가율이 크게 둔화된 것이다.

중국 럭셔리 화장품 시장을 로레알, 에스티로더, 시세이도가 장악한 가운데 중저가 시장에서 C-뷰티의 약진이 두드러지며 이렇다 할 차별화된 전략을 내놓지 못한 K-뷰티의 입지는 사실상 좁아지고 있다. 애국심으로 무장한 Z세대가 지지하는 C뷰티의 성장에 전략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 K-뷰티 점유율은 더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프랑스, 한국, 일본에서 모두 자국 화장품 브랜드가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어 중국 소비자들의 C-뷰티 선호도가 높아지는 것은 정해진 수순이나 다름없어서다.

중국 대륙의 화장품 격전에서 글로벌 뷰티기업은 공격적인 기업인수합병(M&A)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K-뷰티가 잘나가던 시절, 로레알은 스타일난다(3CE)를 인수했고 4위 에스티로더는 닥터자르트를 화끈하게 인수했다. 신규 브랜드를 키우는데 주력하기 보다는 M&A로 단숨에 특정 카테고리를 장악할 수 있어서였다. 향후 중국 현지에서 큰 C-뷰티 브랜드가 글로벌 기업의 M&A의 타깃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에서 LG생활건강이 미국 뉴 에이본과 에이본 광저우 공장, 독일 피지오겔 북미·아시아 사업권을 인수하며 M&A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K-뷰티 대표기업 아모레퍼시픽은 M&A에 매우 소극적인 모습이다. 3CE와 닥터자르트, AHC의 수천억~조단위 매각도 국내 화장품업계에서는 "터무니없는 금액"이라고 평가했다.

"무서운 C-뷰티 굴기" 중화권서 추락하는 K-뷰티
김하늘 중국 항저우무역관 사무관은 "과거 가성비를 추구했던 중국 소비자들이 이제 제품 구매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단순히 K-뷰티라는 이름만으로 중국 시장을 공략하는 데는 한계에 달했다"며 "글로벌 브랜드와 토종 브랜드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한국 제품만의 차별성을 강조한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 됐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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