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권 Z세대가 키운 C-뷰티, 뉴욕증시 입성까지 '초고속 성장' 중국 화장품 시장은 전 세계 화장품 시장의 13%를 차지해 미국(18%)에 이어 세계 2위다. 하지만 1인당 화장품 지출 금액은 연 50달러 수준으로 미국(282달러/연) 대비 낮아 잠재력이 매우 크다. 중국 스킨케어 시장 점유율은 로레알 그룹이 15.2%, 에스티로더 그룹이 10.8%로 외국계가 장악하고 있지만 최근 3년간 중국 로컬 브랜드의 점유율 추격이 매섭다. 스킨케어에서 바이췌링, 쯔란탕, 칸스, 바이차오지 등이, 색조화장품에서 퍼펙트다이어리가 티몰 등 온라인 채널을 타고 고속 성장 중이다.
31일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중국 화장품 시장 점유율 상위 20개 브랜드 가운데 K-뷰티는 한 곳도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레알을 비롯한 프랑스 화장품 브랜드가 9개로 1위였고 중국 현지 브랜드가 5개 이름을 올렸다. 최근 5년간 점유율 추이에서는 C-뷰티 브랜드 퍼펙트 다이어리와 One Leaf의 점유율 약진이 두드러졌다. 中 바이췌링은 중국 기초화장품 시장에서 로레알파리에 이어 점유율 2위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성장했고, 퍼펙트 다이어리는 색조 점유율 6위에 올랐다. K-뷰티 브랜드는 10위권 밖이었다.
◇"K-뷰티 수출 호조? 수입 증가율 둔화세 뚜렷" 코트라에 따르면 중국 스킨케어 화장품 국가별 수입규모는 2018년 기준 한국이 1위(25억4100만 달러)로 수입 증가율이 72.1%에 달했다. 하지만 2019년 일본이 29억6400만 달러(수입증가율 36%)로 한국을 누르고 수입국 1위로 등극했고 2020년에는 일본과 프랑스가 각각 41억800만 달러, 33억400만 달러로 1,2위를 차지하면서 한국은 3위로 밀려났다. 특히 수입증가율 면에서 2020년 일본과 프랑스 화장품은 각각 38.6%, 48.8%를 기록했는데 한국 화장품은 7.6%에 그쳤다. 중국 화장품 시장이 커지며 K-뷰티 수입규모는 늘고 있지만, 증가율이 크게 둔화된 것이다.
중국 럭셔리 화장품 시장을 로레알, 에스티로더, 시세이도가 장악한 가운데 중저가 시장에서 C-뷰티의 약진이 두드러지며 이렇다 할 차별화된 전략을 내놓지 못한 K-뷰티의 입지는 사실상 좁아지고 있다. 애국심으로 무장한 Z세대가 지지하는 C뷰티의 성장에 전략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 K-뷰티 점유율은 더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프랑스, 한국, 일본에서 모두 자국 화장품 브랜드가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어 중국 소비자들의 C-뷰티 선호도가 높아지는 것은 정해진 수순이나 다름없어서다.
중국 대륙의 화장품 격전에서 글로벌 뷰티기업은 공격적인 기업인수합병(M&A)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K-뷰티가 잘나가던 시절, 로레알은 스타일난다(3CE)를 인수했고 4위 에스티로더는 닥터자르트를 화끈하게 인수했다. 신규 브랜드를 키우는데 주력하기 보다는 M&A로 단숨에 특정 카테고리를 장악할 수 있어서였다. 향후 중국 현지에서 큰 C-뷰티 브랜드가 글로벌 기업의 M&A의 타깃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에서 LG생활건강이 미국 뉴 에이본과 에이본 광저우 공장, 독일 피지오겔 북미·아시아 사업권을 인수하며 M&A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K-뷰티 대표기업 아모레퍼시픽은 M&A에 매우 소극적인 모습이다. 3CE와 닥터자르트, AHC의 수천억~조단위 매각도 국내 화장품업계에서는 "터무니없는 금액"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