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내곡동 거짓말"에 吳 "그게 거짓말"…2차 토론 더 뜨거웠다

머니투데이 권혜민 기자, 안채원 기자 2021.03.31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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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오세훈(왼쪽부터)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이수봉 민생당 후보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2021.03.3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오세훈(왼쪽부터)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이수봉 민생당 후보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2021.03.30. [email protected]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30일 두번째 TV토론에서 또 한번 설전을 벌였다. 박 후보가 오 후보의 내곡동 땅 특혜 보상 의혹을 두고 "거짓말을 한다"며 비판 수위를 높이자 오 후보는 "특혜를 준 것처럼 몰아가는 게 거짓말"이라며 반격에 나섰다. 두 후보는 서로를 향해 "거짓말 콤플렉스", "거짓말 프레임의 도사" 등 날이 선 발언들을 쏟아내며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기승전 '내곡동'...吳 "책임 묻겠다" vs 朴 "협박이냐"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03.3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03.30. [email protected]
이날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후보자 토론회에 참석한 박 후보는 기조연설에서부터 내곡동 의혹을 언급하며 포문을 열었다. 박 후보는 "내곡동 땅 문제는 오 후보의 공직자로서의 부적절한 태도가 문제"라며 "거짓말을 하고 논점을 흐리는 불공정한 공인 의식이 문제의 본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서울시장은 공익을 위해 정직과 공정이 요구되는 책임이 무거운 자리"라며 "거짓을 미래세대에게 물려줄 수 없다. 정직과 공정한 서울을 원한다면 박영선을 뽑아달라"고 호소했다.



박 후보는 본격 토론에 돌입한 이후에도 오 후보를 향해 "내곡동 땅 부분은 보면 볼수록 이상하다"면서 "오 후보 처가 땅과 이상득 전 의원의 사유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저가 근처에 다 붙어있다. 결국 MB패밀리와 MB황태자의 땅들이 그린벨트에서 해제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오 후보의 둘째 처남은 현금보상 뿐 아니라 협의택지도 받았는데, 이 땅은 분양 원가대로 팔아야지 그 이상으론 팔 수가 없어서 거래내역서상으로 원가로 파는 것처럼 하고 실제적으론 프리미엄을 붙여 이중계약하는 게 대체적이라고 한다"며 "누가 이것을 원가대로 팔면서 샀다가 도로 팔겠냐. 결국 이 그린벨트 해제는 당시 현직 시장이던 오 후보의 이해충돌에 딱 걸리는 문제"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오 후보는 "협의 택지에 대해 정말 오해가 크신 것 같다"며 "재산적 이득을 보지 않았다고 오늘 제가 확인했다. 큰 처남은 협의매수 하는 걸 포기했고 작은 처남은 아무리 봐도 이익이 되질 않는다고 봐서 다른 분께 그냥 넘겼다고 한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박 후보는 내곡동 땅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그러자 오 후보는 수사기관을 통해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 후보는 "(그린벨트 해제는) 노무현 정부 때 시작한 거고 법이 바뀌면서 형식적 서류가 오간 것뿐인데 뭔가 입증이 안 되고 거짓말이 판별되니 초점이 옮겨가기 시작했다"며 "(허위로 문제 제기를 한) 이 점은 선거가 끝나도 책임을 물을 것이고, (허위 발언을 한) 모든 분들이 수사기관에서 다 함께 정정당당하게 수사받게 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박 후보가 "수사 운운하는 것은 협박"이라며 반발했고 오 후보도 "현 정부가 수사기관을 장악하고 있는데 이게 어떻게 협박이냐"라고 받아치는 등 고성이 높아졌다.


朴 "거짓말 콤플렉스냐"…吳 "거짓말 프레임의 도사"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03.3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03.30. [email protected]
오 후보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오 후보는 전날(29일) 첫 TV토론에서 박 후보가 내놓은 주장에 대한 '팩트체크'를 통해 반격에 나섰다. 오 후보는 박 후보를 향해 "저를 계속 거짓말쟁이라고 프레임 씌우기에 열중하셨는데 사실 팩트체크를 해보니 누가 거짓말을 했는지 분명히 드러난다"며 "이것은 정말 정치인들이 써먹어서는 안되는 나쁜 행태다. 이런 행태를 더이상 보여주지 않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구체적으로 오 후보는 "박 후보가 목동아파트 안전진단이 1개만 남고 다 통과했다는데 3개만 완료됐고 9개가 진행 중이다", "베를린 인구가 200만명이라는데 376만명이었다", "가리봉 뉴타운 해제가 제 탓이었다는데 뉴타운 해제 후 도시재생 사업을 해서 주민 갈등을 일으킨 것은 박원순 시장과 당시 박영선 의원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박 후보 공약에 들어가는 비용이 5년 동안 4조원이라는데 본인이 매니패스토에 제출한 자료는 2021년 한해 4조483억원으로 추정했다"며 "분양원가 공개에 대해 본인이 원조가 맞냐며 제가 거짓말을 하는 것처럼 몰아붙였는데 2007년 61개 항목의 분양원가 공개가 박원순 시장 때 12개로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박 후보는 "팩트체크의 팩트가 틀리다"고 지적했다. 박 후보는 "가리봉 문제는 이명박, 오세훈 시장 시절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못하겠다고 해서 공사가 진행되지 않은 것이다. 이후 박원순 시장 때 주민의 뜻을 물어서 투표했다"며 "팩트체크 자체가 거짓말"이라고 했다.

두 후보 간 입씨름이 계속되면서 박 후보와 오 후보는 서로에게 "거짓말 콤플렉스가 생긴 것 같다", "거짓말 프레임의 도사라는 생각이 든다"라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기가 막힌다" '도쿄영선' 꺼낸 吳…朴 "이명박 사찰 증거"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박영선(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2021.03.3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박영선(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2021.03.30. [email protected]
두 후보 간 갈등은 박 후보가 내곡동 문제를 넘어 오 후보에 대한 공격 범위를 확대하면서 극에 달했다. 오 후보는 박 후보가 코이카(KOICA) 르완다 해외 봉사 파견 관련 "(오 후 보가) 남의 일자리를 뺏었다. 특혜를 받았고 인권위에서 특혜라고 판정됐다. 자문단 선발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하자 "지금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온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오 후보는 "(박 후보는) 입만 열면 내곡동으로 가고, 제가 봉사하러 간 프로그램까지 들먹이면서 모함한다"며 "제가 박 후보에 대해서 단 한 마디 부정적이거나 흑색선전에 가까운 말을 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시중에는 '도쿄 영선' 이야기가 돌고 해외 부동산 투자 이야기가 돌아다니고, 지난 청문회 때 서울대병원 황후 진료도 해명이 안 됐고 재벌 후원금도 유야무야됐다. 그래도 우리 당에서도 거의 그걸 언급하지 않는다"며 "그런데 박 후보는 질문 시간 절반 정도를 상대 후보를 공격하는 데 쓰고 반박하지 못하게 갑자기 들고 나와 문제를 제기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직자의 자세를 논했는데 1000만 수도 서울을 이끌어가려면 리더십에 그런 항목이 크게 차지한다. 이 시간 이후 또 토론회가 있을 텐데 그때 제대로 된 정책과 비전으로 승부하자"고 말했다.

이후 박 후보는 오 후보가 언급한 의혹들에 대해 박 후보는 "2019년 3월에 장관 청문회에서 터무니없는 질문이 나왔던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검찰에 고발해 고발건수가 10건이 넘었지만 검찰조사를 다 받고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고 반박했다. 이어 "도쿄 아파트 문제는 이명박정부 시절 저희 가족이 고통받고 사찰을 받았던 증거"라며 "2월25일 매매됐고 6월18일 잔금 입금된다고 명시됐다"고 매매서류를 제시했다.

박 후보는 "오 후보가 내곡동 땅 사건을 덮기 위해 뭔가 하나를 끄집어낸 것"이라며 "계속 이런식으로 공격하는 것이야말로 매우 나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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