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택시부터 드론택배까지…1.2조 쏜 한화의 빅픽처

머니투데이 최민경 기자 2021.03.3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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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시스템 UAM 사업 로드맵/사진제공=한화시스템한화시스템 UAM 사업 로드맵/사진제공=한화시스템


한화시스템 (16,810원 ▲40 +0.24%)이 UAM(도심항공모빌리티) 기체부터 항공물류, 교통관리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생태계를 구축한다. UAM 서비스 사업을 위해 소형 운항 서비스 업체, 드론업체에 투자하거나 인수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를 통해 글로벌 1위 UAM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다.

한화시스템은 지난 29일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하면서 기업설명회를 통해 이 같은 청사진을 제시했다. 한화시스템은 1조2000억원 중 4500억원을 UAM 사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이 중 핵심 기술 보유업체 지분 인수에 2500억원, 기체·인프라·서비스 개발에 2000억원이 투입된다.



먼저 한화시스템은 UAM 기체 개발이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한화시스템은 글로벌 UAM 개발 선도업체인 오버에어와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기체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이번 발표에선 UAM 관련 서비스 산업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도 나왔다.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로드맵에 따르면, 2035년에는 2510억달러가 넘는 UAM 시장이 형성된다. 이 중 서비스 사업은 75%, 인프라 사업은 16%, 기체 사업은 8% 비중을 차지할 전망이다.



한화시스템은 향후 가장 큰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서비스 사업을 선점하기 위해 올해부터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다. 서비스 사업은 교통관제를 포함한 운항 서비스와 항공물류 서비스 등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운항 서비스는 전 세계 어디서든 동일한 시스템으로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운항사들의 네트워크를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다. 한화시스템은 이를 위해 현재 헬기나 고정익 항공기를 운영하는 소형 운항 서비스 업체에 선제적으로 투자한다. 운항 서비스 네트워크를 조기에 선점해 기체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화시스템은 한국공항공사, SKT, 한국교통연구원 등과 함께 위성통신기술을 기반으로 한 UAM 항행안전 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표준 UATM은 기존 ATM(관제체계)과 연계해 도심 환경에 부합하는 통신, 항법, 보안 시스템을 적용한다. UATM은 LEO(저궤도)위성통신 기술이 핵심인데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영국의 위성 안테나 기업 페이저솔루션과 미국의 휴대형 안테나 기업 카이메타 지분 투자를 통해 기술을 확보했다.


한화시스템은 2023년 독자 LEO위성 발사 후 시범 서비스를 개시하고 UAM이 상용화되는 2025년 정식 서비스를 개시한다. 이를 위해 2023년까지 5000억원을 투자해 자체 위성체계와 초박형 차세대 위성안테나를 개발한다. LEO위성 관제 및 운영을 위한 기술도 개발한다. 한화시스템은 현재 이미 해외의 관련 선도업체들과 협력체계를 논의 중이다.

항공물류 서비스 사업을 위해선 배송용 드론 업체에 투자해 기체를 확보할 계획이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딜로이트에 따르면 항공물류 서비스 시장은 2035년까지 연평균 36% 성장해 2035년엔 전체 항공물류 시장이 211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한화시스템은 배송용 드론을 확보하면 기존 물류 및 전자상거래(E-Commerce) 회사들을 대상으로 라스트 마일(Last Mile) 서비스부터 진입한다. 또 오버에어의 UAM 기체를 물류용으로 개조해 미들 마일(Middle Mile) 서비스까지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미들 마일은 물류거점에서 배송창고까지 물류 단계고, 라스트 마일은 배송창고에서 고객까지의 물류 단계를 의미한다.

한편, 한화시스템은 유상증자로 마련한 1조2000억원 자금 중 2500억원은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플랫폼 사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UAM 사업과 위성통신사업, 디지털 플랫폼 사업을 합쳐 2030년까지 매출 23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유상증자엔 최대주주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5700억원을 투자하고 2대 주주인 에이치솔루션이 157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에이치솔루션은 한화그룹 3세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김동원 한화생명 전무, 김동선 한화에너지 상무가 각각 지분 50%, 25%, 25%를 보유한 회사로 ㈜한화와 함께 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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