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구리' 꿈...2025년까지 동박 생산 5배 늘린다

머니투데이 장덕진 기자 2021.03.31 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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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의 '구리' 꿈...2025년까지 동박 생산 5배 늘린다


"생산량 기준 글로벌 1위 경쟁력을 보유한 동박 분야에서 압도적인 시장 입지를 구축하겠다"

투자전문회사로 거듭나겠다고 발표한 SK(주)가 동박 청사진을 언급했다. 첨단소재·바이오·그린·디지털 핵심 사업으로 주력 분야를 구축하면서 배터리 소재 분야에선 동박을 중심으로 사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구상이다.

지난 29일 정기 주주총회 직후 열린 온라인 투자 간담회에서 장동현 SK(주) 대표이사는 "전기차 배터리 핵심 부품인 동박까지 사업을 확대해 성장을 이어왔다"며 "배터리 소재 분야에서 게임 체인저로서 입지를 다질 것"이라고 밝혔다.



SK가 동박에 주목하는 이유는 동박이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이기 때문이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며 핵심 소재인 동박 수요까지 따라 증가한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자동차 배터리용 동박 수요는 지난해 13만5000톤에서 2025년 70만톤 이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동박은 배터리 필수 소재...만들면 팔린다
동박은 전기차 배터리의 필수 소재다. 구리를 얇게 가공한 막인 동박은 2차 전지 음극재에 사용된다. 얇을 수록 음극 활물질을 많이 담을 수 있고 양극재 투입을 늘릴 수 있어 고용량·경량화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다.



증가하는 동박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하다는 점도 동박 시장을 매력적으로 만드는 요인이다. 동박 시장엔 만드는 대로 나간다는 말이 통용된다. SKC관계자는 "동박 시장은 공급이 타이트한 분야"라며 "고객사가 원하는 얇으면서 넓고 길이가 긴 고품질 동박의 경우 저품질 동박 보다 공급이 타이트하다"고 설명했다.

SK(주)의 동박 드림은 SKC와 SK넥실리스가 현실로 만든다. SKC는 지난해 동박 생산업체 KCFT를 인수하고 SK넥실리스로 사명을 변경해 동박 분야에 진출했다. 지난해 SK넥실리스는 3711억원 매출액영업이익 529억원을 기록했다.

SKC와 SK넥실리스, 연간 17만톤 이상 세계 1위 생산량 목표
SKC는 동박 생산능력을 세계 최대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지난 22일 밝힌 동박 해외 첫 생산거점을 통해 연간 5만톤 규모의 생산시설을 확보한다. SKC는 이날 말레이시아 사바주 공단에 7000억원 규모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유럽, 미국 지역에 후속 투자도 검토한다. 2025년에는 세계 최대 생산력인 연간 17만톤 이상 생산을 목표로 삼았다.


SKC는 국내외 동박 생산시설을 증설해 글로벌 1위 시장 지배력을 확보한다. 신규 모빌리티 소재 비즈니스에 진출하기 위한 탐색도 지속할 방침이다. SKC는 30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그린 모빌리티 소재·부품 전문회사'로 기업 정체성을 탈바꿈한다고 밝혔다.

이날 주총에서 이완재 SKC 대표이사는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더 큰 꿈을 향해 도전해 기업가치를 획기적으로 제고할 것"이라며 "SKC의 정체성을 바꾸고 획기적인 기업가치 제고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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