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지는 지방백화점, 대구백화점도 문닫았다…웃을 수 없는 롯데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2021.03.30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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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지방에 위치한 백화점 연쇄적으로 문 닫아…한국도 따라갈까

대구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1인 매장에 근무하는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25일 오전 출입이 폐쇄된 대구백화점 입구에서 시민들이 영업재개를 기다리고 있다. 2020.08.25대구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1인 매장에 근무하는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25일 오전 출입이 폐쇄된 대구백화점 입구에서 시민들이 영업재개를 기다리고 있다. 2020.08.25


지방백화점의 위기가 현실화하고 있다. 지방 인구가 감소하고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지방에 자리한 백화점들의 몰락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52년동안 대구 지역 향토백화점으로서 굳건히 자리를 지킨 대구백화점이 폐점을 결정하면서, 일본과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도 연쇄적으로 지방백화점들이 문을 닫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구백화점은 “대구시 중구 동성에 자리잡은 대구백화점 본점을 오는 6월말까지 정상영업하고 7월1일부터 무기한 휴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대구백화점은 이전까지 메이저 백화점의 잇단 공세에도 ‘대백’이란 애칭으로 불리며 전국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향토백화점이었던 만큼 충격이 컸다.



대구백화점은 2002년 본점·프라자점 합계 최고 연간 매출인 2900억원을 기록했지만 현대백화점이 2011년에, 신세계백화점이 2016년에 잇따라 대구에 진출하면서 들어서면서 지난해 175억원 영업손실을 나타내는 등 실적이 급감했다. 또 이베이코리아에 입점하는 등 나름대로 온라인 쇼핑으로의 전환에 힘썼으나 한계가 뚜렷했다.

대구백화점 폐점은 시작일 뿐, 연쇄적으로 지방에 위치한 백화점이 폐점을 겪게될 것이란 예상이 적지 않다. 온라인 쇼핑 트렌드, 명품 위주의 고급화로 인한 지방 중소형 점포의 소외, 교외형 아울렛으로의 고객 유출 등 때문에 메이저백화점들의 중소형 지방 점포들 역시 연쇄 폐점 위기에서 벗어나있지 않다는 분석이다.



실제 앞서 일본에서는 연달아 지방에 위치한 백화점 점포들이 폐점됐다. 일본의 대표적인 백화점 업체인 미쓰코시이세탄은 2018년 수익성이 떨어지는 지바, 다마, 마쓰도 등 지방 점포 운영을 포기했다. 전반적으로 오프라인 유통 상황이 여의치 않아지고, 지역 경제가 침체하는 데다가 저출산 및 고령화로 인구가 감소하면서 매출이 잘 나오는 도쿄 도심지역에 위치한 고급형 점포 3개(이세탄신주쿠본점, 미쓰코시니혼바시점, 미쓰코시긴자점)에만 회사 역량을 모으기로 한 것이다. 실제 이들 3개 점포는 당시 전체 미쓰코시이세탄 점포 23개 중 매출 비중이 절반에 달했고, 매년 매출이 증가했다.

우리나라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롯데 -13.6% △신세계 0.3% △현대 -5.7% 등 지난해 우리나라 백화점의 매출액은 전반적으로 전년비 역신장하거나 주춤했다. 특히 △롯데 마산점 -20.9% △롯데 상인점 -21.0% △롯데 포항점 -15.7% △롯데 동래점 -21.4% △롯데 울산점 -19.6% △롯데 대구점 -23.9% △갤러리아 진주점 -14.8% △AK원주점 -21.7% 등 지방 중소형 점포 위주로 매출 역신장 폭이 컸다. 하지만 도심지역에 위치한 고급형 점포들의 경우 매출이 크게 늘었다. △신세계 강남점 5.5% △신세계 센텀시티점 7.5% △현대 판교점 9.4% △현대 본점 3.5% △갤러리아 명품관 8.5% 등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브랜드 유치, 마케팅, 매장 구성 및 상품 기획 등의 역량을 도심내 주요 점포에 집중하게 되는 측면이 있다”며 “이 같은 경향성은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쓰러지는 지방백화점, 대구백화점도 문닫았다…웃을 수 없는 롯데
이 같은 흐름 속에서 롯데백화점이 백화점 3사 중 입게 될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백화점은 경쟁사들에 비해 지방 중소형 점포 비중이 높다. 롯데백화점은 과거 주요 거점에 위치한 백화점들을 인수해 점포를 늘려 점유율을 높이는 전략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반면 신세계와 현대는 점포 수를 늘리는 데 상대적으로 덜 적극적이었다. 이들은 수도권 위주 출점을 지속하면서도 지방에 점포를 낼 땐 매우 큰 점포로 출점해 ‘지역 1번점’ ‘광역상권 구축’ ‘기존 점포 리뉴얼’ 등에 집중했다.


롯데백화점은 그동안 축적된 백화점 영업 전략이 있는 만큼 그냥 무너지지 않겠다는 태도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대전점엔 성심당을 오픈하는 등 각 지역 점포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게 지역밀착형 점포로 가꾸고 있고, 울산점에 1050평 규모의 ‘한샘디자인파크’를 오픈하고, 올해 안에 대다수 점포(25개)에 삼성 혹은 LG 플래그십 매장을 만드는 등 체험형 점포로 변화시켜 고객들이 백화점을 찾아야할 이유를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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