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오른쪽)가 29일 밤 서울 상암동 MBC에서 열린 MBC 100분 토론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재보선 D-8…키워드는 '네거티브'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역 앞에서 열린 증권가 순회 인사 및 합동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뉴스1
오 후보는 이날 영등포 유세 후 기자들과 만나 "저는 정책 위주로 토론을 하고 싶었는데 뜻대로 안돼서 아쉽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전날 박 후보가 제기한 '단독주택용지 특별분양' 의혹에 대해 "추가 보상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대선 바라보는 與, '졌잘싸' 전략?…"득표율 격차 줄여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30일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국민의힘 관계자는 "민주당으로선 지더라도 최대한 작은 차이로 져야 다음을 기약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라며 "서울에서 너무 큰 차이로 지면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 등 준비조차 어려워질 수 있다. 이번 보궐선거에서 당초 불리한 것을 알면서도 당헌당규를 바꾸는 무리수를 쓰며 후보를 낸 이유"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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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거티브 전략은 정치혐오와 불신을 부추겨 투표율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박 후보 캠프의 네거티브 전략은 아직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한 중도층이 오 후보를 지지하지 않도록 막거나, 투표를 포기하게 만들 수 있다. 아울러 소위 '샤이 진보'의 분노를 자극해 투표장으로 이끄는 효과를 노린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 후보 캠프 관계자는 "민주당은 '그놈이 그놈'이라는 프레임을 강화하려는 것"이라며 "질 때 지더라도 상처를 많이 주자는 의도가 느껴진다"고 했다.
실제 민주당 내부에선 벌써 재보궐 선거 이후를 내다보는 듯한 메시지가 나오고 있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박원순 전 서울시장 옹호 발언도 이러한 맥락으로 읽힌다.
투표율 낮추면 野 불리…진중권 "막대기 세워도 당선"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공식선거운동 시작을 하루 앞둔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사무실(위)과 여의도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사무실에서 관계자들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스1
서울 자치구 25개 중 24개를 장악한 민주당의 막강한 조직력을 총동원해 얻을 수 있는 박 후보의 표가 일정 규모 이상임을 전제할 때 국민의힘으로선 투표율을 높일수록 승산이 높다고 판단한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 후보가 박 후보를 약 15~17%포인트 차이로 앞서지만(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내부적으론 두자릿수 차이가 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는 이유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6일 "5~7%포인트 차이로 우리가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오 후보 캠프 관계자는 "서울 유권자 850만명 중 40% 투표율을 가정하면 340만명인데 민주당이 당원을 총동원하면 150만표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며 "남은 180~190표 중 군소후보 표를 감안하면 큰 차이가 나기 힘들다"고 했다.
다만 현재 민주당의 네거티브 전략이 주효한지는 의문이란 평이 많다. 여론조사 추이에서 두 후보의 격차가 커지고 있어서다. 민주당의 계속된 비방전은 역으로 중도층으로 하여금 투표를 포기하게 만들기보다 여당 심판 심리를 더욱 자극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29일 페이스북에 "네거티브 백날 해봐라, 통하나"라며 "대중의 분노를 읽어야지, 지금 '사람' 보고 찍는 것 아니다. 막대기를 세워놔도 당선될 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