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우아한형제들, 쿠팡
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은 30일 실적 공시를 통해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94.4% 증가한 1조995억원(연결기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배민은 2010년 서비스를 내놓은 이후 1조원 매출을 처음 달성했다.
트렌드 이끄는 강남 3구의 승자 된 쿠팡이츠, 로켓배송 전략 한번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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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쿠팡이츠의 전국 시장점유율은 10% 수준에 그친다. 하지만 다음 달 제주·강원에 서비스를 개시하는 등 단건 배달을 전국으로 확대해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과거 강남 3구를 중심으로 '로켓배송'의 입소문을 냈던 쿠팡의 전략이 다시 한번 통하는 것 아니냐는 평가다.
단건 배달 한번만 시켜보면…소비자 경험의 파괴력 절감한 배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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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츠 소비자 사이에서는 '음식이 식지 않았다' '생각보다 빨리 왔다' 등 긍정적 후기가 나온다. 결국 한번 단건 배달을 경험한 소비자라면 다시 비슷한 금액으로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묶음 배달로 돌아가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배달 앱 부동의 1위였던 배민까지 기존 서비스 모델의 변화를 적극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점주와 소비자가 모두 단건 배달을 원하는 방향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가운데 묶음 배달을 고수하기 쉽지 않다는 고민이다.
여기에 창업자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이사회 의장의 부재는 위기감을 고조시킨다. 김 의장은 지난주 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해 싱가포르로 떠났다. 국내 시장 안정화를 발판으로 해외에 진출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오히려 쿠팡이츠의 도전이 거세진 상황이다.
배민 관계자는 "미국이나 이런 곳에서도 이미 단건 배달이 대세가 됐고, 실제 소비자 반응도 좋다"며 "쿠팡이츠가 무섭게 단건 배달로 치고 올라오는 상황이니까 사업모델에 근본적인 변화를 주어야 하나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턱없이 부족한 라이더 숫자, 결국은 비용 싸움으로 이어질 듯
서울 시내에서 배달 오토바이가 달리고 있다. / 사진=뉴시스
단건 배달은 묶음 배송보다 많은 라이더가 필요하고, 이들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밖에 없다. 실제 쿠팡이츠는 지난해 라이더들에게 피크타임 주문 1건당 2만원에 달하는 배달비를 내걸기도 했다. 이달 초 집단 파업 당시에도 1만원 프로모션으로 라이더의 발길을 돌려 세웠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츠는 과거 물류에서 쿠팡이 썼던 전략을 배달시장에서 그대로 쓰고 있다"며 "사업모델을 바꾸는 것은 막대한 자금이 수반돼야 하기 때문에 자금력이 좋은 쿠팡과의 경쟁을 타 업체들이 견뎌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라이더들은 배달 업계에 확산하는 단건 배달에 반발하는 분위기다. 플랫폼 업체가 배달 시간은 강제하면서도 배달비를 줄여 수익이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라이더유니온 조사에 따르면 라이더 10명 중 8명은 단건 배달로 수입이 감소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