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후 전기차용 수요 5배...SK가 '동박' '동박' 하는 이유

머니투데이 장덕진 기자 2021.03.30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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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C 이완재 사장과 SK넥실리스 경영진이 22일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시 KKIP공단에서 열린 부지 임대 MOU에 참석한 무히딘 야신 말레이시아 총리의 연설을 듣고 있다.SKC 이완재 사장과 SK넥실리스 경영진이 22일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시 KKIP공단에서 열린 부지 임대 MOU에 참석한 무히딘 야신 말레이시아 총리의 연설을 듣고 있다.


투자전문회사로 거듭나겠다고 발표한 SK(주)의 청사진에 '동박'이 등장했다. 첨단소재·바이오·그린·디지털 핵심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가운데 세계 1위 동박을 필두로 배터리 소재 분야 강자가 된다는 구상이다.

지난 29일 정기 주주총회 직후 열린 온라인 투자 간담회에서 장동현 SK(주) 대표이사는 "전기차 배터리 핵심 부품인 동박까지 사업을 확대해 성장을 이어왔다"며 "생산량 기준 글로벌 1위 경쟁력을 보유한 동박 분야에서 압도적인 시장 입지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박은 전기차 배터리에 없어선 안될 소재다. 동박은 구리를 고도의 공정으로 얇게 가공한 막으로 2차 전지 음극재에 사용된다. 얇게 만들수록 음극 활물질을 많이 담을 수 있어 고용량·경량화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다.

전기차 시장 팽창..동박 시장 커진다
5년 후 전기차용 수요 5배...SK가 '동박' '동박' 하는 이유
SK(주)가 동박을 주목하는 배경은 수요 증가 때문이다. 동박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다. 동박 수요처인 전기차 시장이 팽창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기차 시장은 2030년까지 연평균 19% 성장해 시장 규모가 2019년 610만대에서 2030년 3700만대까지 확대된다.



이에 따라 동박 수요 역시 급증한다. SNE리서치는 자동차 배터리용 동박 수요가 지난해 13만5000톤에서 2025년 70만톤 이상으로 증가한다고 전망했다. 증가하는 수요와 비교해 공급은 적은 점도 동박 시장 진출을 촉진하는 요인이다.

SKC관계자는 "동박 시장은 공급이 타이트한 분야"라며 "고객사가 원하는 얇으면서 넓고 길이가 긴 고품질 동박의 경우 저품질 동박 보다 공급이 타이트하다"고 설명했다.

SKC는 SK(주)의 동박 구상에서 핵심플레이어다. SKC는 지난해 동박 생산업체 KCFT를 인수하고 SK넥실리스로 사명을 변경해 동박 분야에 진출했다. 지난해 SK넥실리스는 3711억원 매출액영업이익 529억원을 기록했다.


동박 생상능력, 2025년 글로벌 1위 달성
SKC는 동박 생산능력 확대에도 박차를 가한다. SKC는 지난 22일 동박의 해외 첫 생산거점을 확보한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사바주 공단에 7000억원 규모를 투자 연 5만톤 규모의 생산 시설을 건설한다. 유럽, 미국 지역에 후속 투자도 검토해 2023년까지 현재 3만4000톤 수준인 생산능력을 10만2000톤으로 확대하고 2025년에는 세계 최대 생산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SKC는 국내외 증설을 통해 글로벌 1위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고 신규 모빌리티 소재 비즈니스에 진출하기 위한 탐색도 지속할 방침이다. SKC는 30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그린 모빌리티 소재·부품 전문회사'로 기업 정체성을 탈바꿈한다고 밝혔다.

이날 주총에서 이완재 SKC 대표이사는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더 큰 꿈을 향해 도전해 기업가치를 획기적으로 제고할 것"이라며 "SKC의 아이덴티티를 바꾸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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