쎌마테라퓨틱스 상폐 위기…GC녹십자 러시아 백신 생산에 불똥?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2021.03.30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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쎌마테라퓨틱스, 감사의견 거절

GC녹십자 연구현장/사진=GC녹십자GC녹십자 연구현장/사진=GC녹십자


GC녹십자 (123,500원 ▼1,700 -1.36%)쎌마테라퓨틱스 (70원 ▲7 +11.11%) 감사의견 거절과 상장폐지 위기로 인한 불똥이 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쎌마테라퓨틱스가 GC녹십자와 함께 러시아 코로나19(COVID-19) 백신 '코비박'의 위탁생산(CMO)을 유치 중이라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CMO 사업 추진의 당사자 중 하나인 쎌마테라퓨틱스의 악재가 또 다른 당사자인 GC녹십자에 옮겨붙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일각에서는 쎌마테라퓨틱스가 이 사업의 핵심 당사자가 아니어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30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본부는 공시를 통해 쎌마테라퓨틱스 2020사업연도 감사인의 감사보고서상 감사의견이 '의견거절'을 받았다며 상장폐지 절차가 진행된다고 밝혔다.

쎌마테라퓨틱스의 감사인인 예일회계법인은 "회사가 재무상태표에 계상한 러시아 소재 NBT CJSC에 대한 투자금 207억원과 손상차손 36억원의 회계처리 적정성 판단을 위한 감사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며 "테슬라(옛 맥스웰) 지분증권에 대한 실재성도 확보하지 못했다"며 감사의견을 거절했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업계에서는 GC녹십자가 코비박 CMO를 맡는데 문제가 생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 시작했다.

앞서 쎌마테라퓨틱스는 GC녹십자 등 국내 기업들과 손을 잡고 코비박의 국내 생산을 유치 중인 것으로 알려졌었다. 쎌마테라퓨틱스는 러시아 백신을 생산하기 위한 특수목적법인(SPC)인 모스크바 파트너스 코퍼레이션(MPC)을 세우고, 지난 2월 코비박을 개발한 추마코프연방 과학연구소와 MOU를 체결했다고 발표했었다. 코비박은 러시아의 세 번째 코로나19 백신으로 지난달 러시아에서 조건부 승인을 받은 상태다.

또 MPC 주도 하에 쎌마테라퓨틱스, GC녹십자, 휴먼엔 (3,640원 ▲40 +1.11%)의 공동초청으로 추마코프연방 과학연구소 인력이 최근 GC녹십자의 오창공장, 화순공장을 차례로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전해진 상황을 종합하면, 백신개발(추마코프연구소)과 백신생산(GC녹십자)의 연결고리로 쎌마테라퓨틱스(브로커)가 얽혀있는 구조로 보인다. 따라서 쎌마테라퓨틱스의 감사의견 거절과 상폐 탓에 이 연결고리가 끊어지면 GC녹십자의 CMO에도 연쇄적으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 이번 논란의 핵심인 셈이다.

다만 GC녹십자 측은 현재까지 코비박 CMO 협상 여부에 대해 공식적으로 발언한 적이 없다. 이번 쎌마테라퓨틱스 감사의견 거절과 코비박 CMO 여부에 대해서도 GC녹십자 관계자는 "당사가 확인해 줄 사안이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일각에서는 쎌마테라퓨틱스가 빠져도 GC녹십자의 CMO 가능성이 본질적으로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말도 나온다. 백신 위탁생산 계약의 핵심이 백신 개발 기술과 고품질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쎌마테라퓨틱스가 백신 CMO 사업 추진 과정에서 핵심 당사자가 아니라는 뜻이다.

이와 관련, GC녹십자는 쎌마테라퓨틱스를 거치지 않고 추마코프연방 과학연구소와 직접 코비박 CMO 계약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 전언이다. 추마코프연방 과학연구소 인력이 GC녹십자 공장을 방문한 것도 추마코프연방 과학연구소 측이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코로나19 백신의 경우 백신 생산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에 CMO에 대한 수요가 높은 편"이라며 "국내 백신 업체들이 다수의 코로나19 백신 개발 업체들과 CMO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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