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히 쉬십시오" 신춘호 회장 마지막 출근날… 영결식 후 밀양서 잠들다

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2021.03.30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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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 농심 대표 "창조정신 받들어 식품한류 이룰 것"… 신동원 농심 부회장 "정신적 유지 '농심' 이어갈 것"

농심 창업주 고 신춘호 회장의 영결식이 엄수된 30일 오전 고인의 영정을 앞세운 운구행렬이 서울 동작구 농심 본사를 떠나 장지로 향하고 있다. 고인은 롯데그룹 창업주인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둘째 동생으로, 지난 1965년 농심을 창업해 신라면과 짜파게티 등 국민적 사랑을 받는 제품을 개발했다. /사진= 뉴스1   농심 창업주 고 신춘호 회장의 영결식이 엄수된 30일 오전 고인의 영정을 앞세운 운구행렬이 서울 동작구 농심 본사를 떠나 장지로 향하고 있다. 고인은 롯데그룹 창업주인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둘째 동생으로, 지난 1965년 농심을 창업해 신라면과 짜파게티 등 국민적 사랑을 받는 제품을 개발했다. /사진= 뉴스1


"지도해주시고 꾸중하시던 회장님이 이제 안 계신다는 것이 너무도 허허롭습니다. 회장님 모습을 오래도록 그리워 할 것입니다. 부디 편안히 쉬십시오. 그리고 농심이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지켜봐 주십시오."(박준 농심 (373,500원 ▼6,500 -1.71%) 대표이사 부회장)

30일 오전 6시50분 고(故)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이 마지막으로 서울 동작구 대방동 농심 본사를 찾았다.



이날 진행된 고인의 영결식에는 장남 신동원 농심그룹 부회장, 사위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등 유가족들과 임직원 등이 참석했다.

고인에 대한 묵념과 조계사 정묵·상북 스님의 추모 염불로 시작된 영결식에서 임직원들은 추모사로 애도를 표했다.



장례위원장을 맡은 박준 농심 부회장은 추모사를 통해 "평소 저희들은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을 때 회장님께서는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택하셨다"며 "신라면, 안성탕면, 짜파게티, 둥지냉면 같은 획기적 제품들은 사람들이 가지 않은 길을 택해 결국 역사를 바꾼 사례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신 창조정신, 멈추지 않는 열정이 오늘의 농심을 만들었다"며 "회장님께 배운 창조정신과 이웃을 이롭게 하는 농심철학, 한 발 더 발전하려는 도전 정신을 잊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유지를 받들어 더 좋은 식품을 만들고 한국의 맛과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식품 한류의 맨 앞줄에서 지치지 않고 달려가겠다"고도 강조했다.
농심 창업주 고 신춘호 회장의 영결식이 엄수된 30일 오전 고인의 영정을 앞세운 운구행렬이 서울 동작구 농심 본사를 떠나 장지로 향하고 있다. 고인은 롯데그룹 창업주인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둘째 동생으로, 지난 1965년 농심을 창업해 신라면과 짜파게티 등 국민적 사랑을 받는 제품을 개발했다. 2021.3.30/사진=뉴스1   농심 창업주 고 신춘호 회장의 영결식이 엄수된 30일 오전 고인의 영정을 앞세운 운구행렬이 서울 동작구 농심 본사를 떠나 장지로 향하고 있다. 고인은 롯데그룹 창업주인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둘째 동생으로, 지난 1965년 농심을 창업해 신라면과 짜파게티 등 국민적 사랑을 받는 제품을 개발했다. 2021.3.30/사진=뉴스1
농심 사외이사로 창업 때부터 지켜봐왔던 김진억 화우 고문변호사는 "오늘날의 성공에 사모님이 큰 힘이 됐다 생각하고, 아드님들은 능력 있는 사람들이라 회장님이 영면하시더라도 농심이 큰 회사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회장님을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한참을 울먹인 이상윤 전 농심 대표이사 부회장은 "회장님께서는 '한우물 정신'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충실한 결실을 만들어 내셨다"며 "가르쳐주셨던 경영철학과 말씀을 되새겨 난관과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지혜를 만들어낼 것이다. 편안히 지내시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동생인 신선호 일본 산사스 회장은 "형님 좋은 세상에 가서 편안히 사세요"라는 자필 편지로 애도했다.
농심 창업주 고 신춘호 회장의 영결식이 엄수된 30일 오전 고인의 영정을 앞세운 운구행렬이 서울 동작구 농심 본사를 떠나 장지로 향하고 있다. 고인은 롯데그룹 창업주인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둘째 동생으로, 지난 1965년 농심을 창업해 신라면과 짜파게티 등 국민적 사랑을 받는 제품을 개발했다. 2021.3.30/사진= 뉴스1   농심 창업주 고 신춘호 회장의 영결식이 엄수된 30일 오전 고인의 영정을 앞세운 운구행렬이 서울 동작구 농심 본사를 떠나 장지로 향하고 있다. 고인은 롯데그룹 창업주인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둘째 동생으로, 지난 1965년 농심을 창업해 신라면과 짜파게티 등 국민적 사랑을 받는 제품을 개발했다. 2021.3.30/사진= 뉴스1
유족 대표인 신동원 부회장은 인사말에서 "아버님의 가슴 속 가장 깊은 곳에 '농심'이 담겨있을 것으로 짐작한다"며 "흙은 뿌린대로, 가꾸는대로 수확을 하고 농부는 자신이 노력한 것 이상의 결실을 욕심내어 바라지 않는데 이것이 아버님의 철학이며 후손들이 잊지 않고 새기는 정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들은 아버님의 소박하면서도 위대한 정신적 유산을 고스란히 받들어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신동원 부회장과 동생 신준호 푸르밀 회장 등 유가족들과 지인, 임직원들의 헌화를 받은 신춘호 회장은 마지막으로 회사를 나온 뒤 선영인 경남 밀양 장지에서 영면하게 된다.

1930년 울주군 상동면에서 태어난 신춘호 회장은 1965년 9월 농심을 창업한 뒤 한국 라면의 세계화라는 업적을 이루고 만 91세의 나이로 잠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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