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마진콜 불안 속...다우 '사상최고' 경신 [뉴욕마감]

머니투데이 뉴욕=임동욱 특파원 2021.03.30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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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형 헤지펀드의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 불이행 소식에 뉴욕증시가 불안감을 보였다. 그러나 경제 재개에 대한 강한 기대감에 힘입어 다우지수는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불안 속 다우지수 사상최고 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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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98.49포인트(0.30%) 오른 3만3171.37로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장 초반 160포인트 가까이 떨어지는 약세를 보였지만, 점차 낙폭을 줄이며 플러스(+)로 돌아섰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지수는 3.45포인트(0.09%) 내린 3971.09로 장을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79.08포인트(0.60%) 내린 1만3059.65로 거래를 마감했다.

장기 국채금리는 다시 오름세다. 이날 1.685%로 출발한 미국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1.7%를 다시 상향 돌파해 장중 1.721%를 찍었다.

이날 시장을 긴장하게 한 것은 지난주 금요일(26일) 발생한 대규모 블록딜 사태였다. 블록딜은 보통 시장이 열리기 전이나 거래 종료 후 이뤄지는게 일반적인데, 이번 블록딜은 장중 진행돼 주가에 충격이 컸다.


대형 헤지펀드 마진콜 불이행, 은행에도 불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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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월스트리트저널(WJS)에 따르면, 지난 26일 크레디트 스위스,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도이치방크는 패밀리오피스 아르케고스 캐피탈의 포지션 청산차원에서 비아콤CBS와 디스커버리 등에 대한 대규모 블록딜을 진행했다. 블록딜은 대량의 주식을 다른 대형 투자자들에게 넘기는 거래다. 이번 거래는 아르케고스 캐피탈이 마진콜을 불이행하면서 진행됐다.

이날 블록딜 규모는 300억 달러에 육박했고, 이 과정에서 비아콤CBS 주가는 사상 최대폭인 27% 폭락했다. 디스커버리 주가도 2008년 9월 이후 가장 큰 폭(27%)으로 추락했다. 또 중국 인터넷 ADR들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날도 비아콤CBS와 디스커버리 주가는 각각 6.7%, 1.6% 떨어졌다.

아르케고스 캐피탈은 전 타이거 아시아 매니지먼트 펀드매니저 출신 빌 황이 설립한 패밀리오피스로, 높은 레버리지 전략을 활용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스왑 거래를 통해 특정 기업에 크고 집중적인 포지션을 설정하는 전략을 썼다는 설명이다.

이번 포지션 청산으로 황 씨와 그의 가족을 위해 약 100억 달러 규모로 추정되는 자산을 관리했던 아르케고스 캐피탈은 큰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아르케고스 캐피탈 측은 이번 사태에 대해 현재까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XOUT캐피탈의 데이비드 바세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는 "이런 사례(마진콜)를 겪는 또다른 곳이 있다"며 "위험도가 높은 투자전략과 레버리지를 결합한 펀드들은 방심할 경우 보유 지분가치가 출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시장보다 그 주식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지 않는다면 단일 종목에 대한 리스크를 감당하지 말아야 한다"며 "이는 당신이 통제할 수 없는 무언가가 투자를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거래에 연관된 은행들은 불똥이 떨어졌다.

이날 크레디트스위스와 노무라는 지난주 마진콜을 불이행한 미국 대형 헤지펀드와의 포지션을 청산하고, 1분기 실적에 '중대한' 타격을 경고했다. 두 회사 모두 해당 펀드의 이름을 거론하진 않았지만, 현지 언론들은 아르케고스 캐피탈을 지목했다.

크레디트 스위스는 "현재로서는 이번 청산으로 인한 정확한 손실 규모를 추산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하지만 1분기 실적에 매우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일본 최대 투자은행인 노무라는 거래 파트너와의 거래로 인해 미국 자회사 중 한곳에서 중대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노무라는 잠재 손실 규모를 약 20억 달러로 추정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크레디트스위스 ADR(CS)와 노무라홀딩스 ADR(NMR)은 각각 11.50%, 14.07% 급락했다. 모간스탠리와 JP모간 주가도 각각 2.6%, 1.6% 하락했다.

경기순환주 등은 강세..."마진콜 사태, 지속적 영향 없을 것" 전망
이같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경기순환주와 경재 재개 수혜주들은 강세를 보였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이 737맥스 100대를 주문했다는 소식에 이날 보잉 주가는 2.3% 올랐다.

시장은 아르케고스 캐피탈 사태가 일단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베스포크 인베스트먼트그룹은 이날 메모를 통해 "증시가 아르케고스 사태로 타격을 입었지만, 이 상황이 시장 전반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제유가 상승세
대규모 마진콜 불안 속...다우 '사상최고' 경신 [뉴욕마감]
국제유가는 상승했다. 수에즈 운하는 다시 길이 열렸지만 완전히 정상화될 때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 5월 인도분은 0.59달러(1%) 오른 배럴당 61.56달러를 기록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오후 11시 현재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5월분 북해산 브렌트유는 배럴당 0.63달러(0.98%) 오른 65.20달러에 거래 중이다.

금 가격은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1.60달러(0.09%) 내린 1710.6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화는 강세다.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날보다 0.16% 오른 92.91로 장을 마쳤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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