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헤지펀드 '마진콜 불이행' 충격, 월가 긴장감 고조

머니투데이 뉴욕=임동욱 특파원 2021.03.30 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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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 - In this Monday, Sept. 21, 2020, file photo, a Wall Street street sign is framed by a giant American flag hanging on the New York Stock Exchange in New York. Stocks are falling in early trading on Wall Street Monday, Oct. 26, 2020, and deepening last week’s losses. (AP Photo/Mary Altaffer, File)FILE - In this Monday, Sept. 21, 2020, file photo, a Wall Street street sign is framed by a giant American flag hanging on the New York Stock Exchange in New York. Stocks are falling in early trading on Wall Street Monday, Oct. 26, 2020, and deepening last week’s losses. (AP Photo/Mary Altaffer, File)


대형 헤지펀드의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 디폴트(불이행) 소식에 월스트리트가 긴장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JS)에 따르면, 지난 26일 크레디트 스위스,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도이치방크는 패밀리오피스 아르케고스 캐피탈의 포지션 청산차원에서 비아콤CBS와 디스커버리 등에 대한 대규모 블록딜을 진행했다. 블록딜은 대량의 주식을 다른 대형 투자자들에게 넘기는 거래다.

이날 블록딜 규모는 300억 달러에 육박했고, 이 과정에서 비아콤CBS 주가는 사상 최대폭인 27% 폭락했다.
디스커버리 주가도 2008년 9월 이후 가장 큰 폭(27%)으로 추락했다. 또 중국 인터넷 ADR들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아르케고스 캐피탈은 전 타이거 아시아 매니지먼트 펀드매니저 출신 빌 황이 설립한 패밀리오피스로, 높은 레버리지 전략을 활용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스왑 거래를 통해 특정 기업에 크고 집중적인 포지션을 설정하는 전략을 썼다는 전언이다.

이번 포지션 청산으로 황 씨와 그의 가족을 위해 약 100억 달러 규모로 추정되는 자산을 관리했던 아르케고스 캐피탈은 큰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아르케고스 캐피탈 측은 이번 사태에 대해 현재까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XOUT캐피탈의 데이비드 바세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는 "이런 사례(마진콜)를 겪는 또다른 곳이 있다"며 "위험도가 높은 투자전략과 레버리지를 결합한 펀드들은 방심할 경우 보유 지분가치가 출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시장보다 그 주식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지 않는다면 단일 종목에 대한 리스크를 감당하지 말아야 한다"며 "이는 당신이 통제할 수 없는 무언가가 투자를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거래에 연관된 은행들은 불똥이 떨어졌다.

이날 크레디트스위스와 노무라는 지난주 마진콜을 불이행한 미국 대형 헤지펀드와의 포지션을 청산하고, 1분기 실적에 '중대한' 타격을 경고했다. 두 회사 모두 해당 펀드의 이름을 거론하진 않았지만, 현지 언론들은 아르케고스 캐피탈을 지목했다.

크레디트 스위스는 "현재로서는 이번 청산으로 인한 정확한 손실 규모를 추산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하지만 1분기 실적에 매우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일본 최대 투자은행인 노무라는 거래 파트너와의 거래로 인해 미국 자회사 중 한곳에서 중대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노무라는 잠재 손실 규모를 약 20억 달러로 추정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크레디트스위스 ADR(CS)와 노무라홀딩스 ADR(NMR)은 각각 11.50%, 14.07%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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