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룰에 한국타이어 형제 대결도 안갯속…소액주주 민심 어디로?

머니투데이 주명호 기자 2021.03.30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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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룰에 한국타이어 형제 대결도 안갯속…소액주주 민심 어디로?


지난해부터 이어진 한국타이어 3세들의 경영권 분쟁 향방이 30일 윤곽을 드러낸다. 형 조현식 한국앤컴퍼니(한국타이어 지주사) 부회장과 동생 조현범 사장이 각기 다른 감사위원을 추천하면서 표대결을 피할 수 없게 되면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앤컴퍼니는 이날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감사위원 선임 등의 안건을 의결한다. 앞서 조현식 부회장은 주주제안을 통해 이한상 고려대 교수를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추천했다. 반면 한국앤컴퍼니는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관을 지냈던 김혜경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를 후보로 내세웠다.



단순 지분율로만 보면 42.90%를 보유한 조현범 사장이 압도적으로 유리하지만 이번 주총에서는 이같은 지분이 큰 의미가 없게 됐다. 올해부터 적용된 3%룰(주주 의결권을 최대 3%로 제한) 때문이다. 이로 인해 조현범 사장과 19.32%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조현식 부회장 모두 3%의 의결권만 행사할 수 있다.

이들 외에 의결권을 행사할 대주주는 국민연금과 10.82%의 지분을 가진 차녀 조희원씨다. 국민연금은 지난해부터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지속적으로 매각해 지난해말 기준 지분율을 5% 밑으로 떨어뜨렸다. 하지만 이전 매각 규모 및 시기 등을 감안하면 아직은 3% 이상의 지분율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민연금은 이미 조현식 부회장이 제안한 이현상 교수의 선임안에 찬성 의사를 밝힌 상태다. 조희원씨는 아직 공개적으로 지지의사를 표명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지난해 아버지 조양래 회장과의 갈등이 있었던 만큼 조현식 부회장쪽에 설 가능성이 좀 더 높다는 관측이다.

국민연금과 조희원씨 역시 3%룰로 의결권이 제한되는 만큼 결국 표대결의 향방은 22.61%인 소액주주의 선택이 가를 전망이다. 소액주주들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 국민연금의 선택을 따를 것이란 관측과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동시에 나오고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조 부회장의 최근 행보가 주주들에게 부정적으로 비춰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 2월초 조 부회장이 보낸 주주서한이 공개되면서 한국앤컴퍼니 주가가 20% 가까이 급락한 바 있다.


같은 날 열릴 계열사 한국타이어(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주총 역시 조현범 사장과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간의 표대결이 벌어질 예정이다. 조 사장측은 이미라 제네럴 일렉트릭 (GE) 한국 인사총괄을 감사위원 사외이사로 추천한 반면 조 이사장은 주주제안을 통해 이혜웅 비알비코리아 어드바이저스 대표이사를 후보로 올린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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