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년 구현모 "2025년까지 디지코 매출 50%로 올린다"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2021.03.29 13:08
글자크기

KT 정기주총서 "디지코 관련 사업 본격 확장"
디지털 물류·바이오 헬스 2가지 신사업 추가

구현모 KT 대표. /사진=KT구현모 KT 대표. /사진=KT


"2025년까지 디지털 플랫폼 매출을 50%까지 높여 회사의 성장을 이끌고 주주에게도 이익을 더 돌려드리겠습니다."

취임 1년을 맞은 구현모 KT (33,300원 ▼350 -1.04%) 대표가 29일 서울 우면동 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구 대표는 "다행스럽게도 금융, 유통 등 산업 전반에 걸쳐 디지털전환(DX) 수요가 많다"며 "30% 후반대였던 지난해 디지털 플랫폼 사업 비중을 2025년까지 50% 높이고, 이익도 만들어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강점을 기반으로 미디어·콘텐츠, 로봇, 바이오·헬스케어 등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디지털 물류·바이오 헬스케어 신사업 추가
취임 1년 구현모 "2025년까지 디지코 매출 50%로 올린다"
KT는 이날 주총에서 정관 일부을 바꿔 2개의 목적사업을 추가하고 탈통신 행보에 박차를 가했다. 디지털 물류사업을 위한 ‘화물운송업 및 화물운송주선업’과 빅데이터·클라우드 기반의 바이오 정보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의료기기의 제작 및 판매업’을 새로 한다.



관련 사업을 담당할 조직 정비도 완료했다.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디지털물류는 AI·DX융합사업부문의 KT랩스가, 바이오는 CEO 직속 미래가치추진실에서 담당한다.

구 대표는 "디지코라는 이야기를 하게 된 배경은 정체된 상황과 기존 통신 시장을 넘어 미래 성장을 위해 통신에 기반한 디지털 플랫폼 사업자로 거듭나기 위함”이라며 “디지털 플랫폼은 수요와 공급 양쪽을 이어 수익을 내는 개념으로, 대표적으로는 미디어 사업과 IDC·클라우드가 있다. IPTV 플랫폼은 올해 2조원 규모의 매출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미디어 콘텐츠 사업과 B2B 등 디지코 박차
최근 KT는 콘텐츠 전문기업 '스튜디오 지니'를 설립해 미디어 콘텐츠 역량을 모아 경쟁력을 강화에 나섰다. 구 대표는 "최근 들어 콘텐츠가 미디어 사업에 끼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고, 오리지널 콘텐츠 보유 여부가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KT가 다른 어떤 국내 사업자보다 콘텐츠 사업을 통해 수익을 잘 낼 수 있겠다는 판단으로 스튜디오 지니를 설립했다. 원천 IP 확보, 제작, 유통 등 가치사슬 기반의 경쟁력 보유하겠다"고 강조했다.


KT는 디지털 전환을 하려는 기업들을 공략해 미래성장 기반을 만들기 위해 지난해 10월 새로운 B2B 브랜드 ‘KT 엔터프라이즈(Enterprise)’를 출범했다. 그동안 네트워크 인프라 우위를 기반으로 모바일, 인터넷, IPTV 등 B2C 시장 중심의 사업을 진행해왔다면, 앞으로는 AI, 빅데이터, 클라우드의 ‘ABC’ 역량을 앞세워 B2B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겠다는 것이다.

변화를 위한 움직임이 만들어 낸 성과도 고무적이다. 유무선 통신 매출 비중이 2016년 66%에서 2020년 50%로 낮아진 반면, IT·미래사업 등 성장 영역의 매출 비중이 50%까지 높아졌다. 서비스 종류도 기존의 메시징, 전용회선 등 45종에서 빅데이터, 지역화폐, 보안, 에너지 등 94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고 사업 수주 규모도 연평균 37% 성장했다.

구 대표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지난해 영업이익과 순이익 성장을 달성했으며, 특히 별도기준 서비스 매출이 9년 만에 15조 벽을 돌파했다"며 "별도영업이익과 당기순익은 17%와 55% 이상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올해는 본격적인 디지코 관련 사업 확장과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으로 기업가치를 한층 더 끌어올리는 데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제39기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5개 안건이 상정됐으며, 모두 원안대로 의결됐다. 배당금은 전년 대비 주당 250원 늘어난 1350원으로 확정됐다. 배당금은 내달 27일부터 지급한다.

올해도 이어진 소란..."똑같은 주주, 누구는 현장에 누구는 중계로"
무작위로 배정된 몇몇 주주들이 생중계로 지켜본 주주총회 모습. 무작위로 배정된 몇몇 주주들이 생중계로 지켜본 주주총회 모습.
이날 주총에선 매년 반복되는 소란도 이어졌다. 코로나19로 주총에 참석한 주주들을 랜덤으로 현장과 생중계실로 나눠 배정해 잡음이 일었다. 생중계실에 배치된 일부 주주들은 "소리도 잘 들리지 않고 발언기회도 잘 주지 않는데 이러려고 아침부터 온 줄 아느냐"며 항의했다.
KT새노조 조합원이라고 소개한 한 주주는 KT의 콘텐츠 전략에 대해 질문했다. 그는 "SK텔레콤의 웨이브는 카카오와 지분 맞교환까지 하고 협력하고 있고, CJ ENM은 JTBC와 협력하고 있다. 그런데 KT의 콘텐츠 전략에는 유력한 동맹이라 할 만한 회사들이 안보인다"며 "KT의 계열사들은 수직으로 분리돼있고, 소통 문화가 부재한 우리 내부 문화가 외부 기업과 사업하는 과정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이런 문화로 인해 외부에서 유력한 동맹을 만들지 못하면 아무리 노력한다 해도 그에 맞는 성과를 내기가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구 대표는 "이런 것은 다른 회사 이야기라 뭐라 하기 어렵다"며 "기본적으로 다른 기업들과 제휴해서 할 것은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올바른 파트너를 잡는 게 중요하다. 나름대로 판단해서 잘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5G 통신품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한 주주는 최근 오픈시그널의 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통신 대표 사업자인 KT가 어떻게 통신 품질이 꼴찌인가"라며 "순이익의 50%씩 고배당할 것이 아니라 최대한 통신 품질 높이기 위해 연구 개발 투자를 해서 품질 좋은 통신을 고객에 제공하는 것이 먼저 아니냐"고 했다.

구 대표는 "배당을 한다고 해서 투자비용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모든 비용을 떨어낸 순이익의 50%를 배당하겠다는 것"이라며 "오픈시그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조차도 자료를 참조 안 한다는 공식 답변이 있었다. (통신품질에 대해선) 올해 상반기 평가를 보시면 알 것"이라고 답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