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구두약 먹을까봐…'말표 맥주' 법에 막히나

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2021.03.29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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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화학제품 등으로 인식될 우려가 있는 표시·광고 식품에 적용 못하도록 하는 법안 발의돼

아이들이 구두약 먹을까봐…'말표 맥주' 법에 막히나


앞으로 '말표 맥주' '천마표 시멘트 팝콘' 등 이색 제품을 만나기 어렵게 될 전망이다. 생활화학제품 등으로 인식될 우려가 있는 표시나 광고를 식품에 적용할 수 없도록 한 법안이 발의돼서다.

29일 국회에 따르면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대구 북구갑)은 최근 식품의 디자인에 섭취가 불가능한 생활화학제품 등으로 인식할 우려가 있는 표시 또는 광고를 금지하는 내용의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기존 법은 소비자 보호에 이바지하는 게 목적이지만 올바른 표시·광고를 하도록 하는 명시적 기준 범위가 한정적이라 기준을 제시해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려는 차원에서다.

최근 편의점·식품 업계에서는 이색 협업 상품들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그 중 일부는 먹을 수 없는 화학 제품을 식품에 접목해 내놓아 아이들이 기존 생활화학제품과 식품을 혼동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아이들이 구두약 먹을까봐…'말표 맥주' 법에 막히나
△편의점 CU가 구두약 제조사 말표산업과 내놓은 말표 맥주 △구두약 통에 초콜릿을 담은 '말표 초코빈' △GS25가 선보인 매직펜 '모나미 매직'의 외형을 음료병으로 구현한 '유어스 모나미 매직 스파클링' △세븐일레븐이 성신양회와 출시한 '천마표 시멘트 팝콘'과 △딱풀과 외형이 거의 같은 '딱붙캔디' 등이다.

실제 지난해 5월 한국보시자원이 발표한 어린이 안전사고 동향 분석(2019) 자료에 따르면 어린이가 이물질을 삼키거나 흡입하는 사고는 2016년 1293건에서 2019년 1915건으로 증가했다.

한국식품산업협회 관계자는 "유성 매직 음료나 구두약 통에 넣은 초콜릿 등의 경우 어린이들에 혼란이나 오해를 줄 수 있고 식품에 대해 혐오감을 심어줄 수 있어 업계와 학계 등에서 우려하고 있다"며 "생활화학제품 관련 식품 표시·광고 금지 조치는 필요한 조치"라고 말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우려를 고려해 더 주의를 기울여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며 "관련 법이 제정되면 성실히 따라서 그 가이드라인을 기반으로 제품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한 규제에 대한 우려도 있다. 또 다른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이색 협업 제품을 좋아하는 소비자들도 많았다"며 "생활화학제품과 협업해 만든 식품이라도 상품 특성상 오인 가능성이 없다면 소비자들의 선택권 등을 위해 상품 개발이 가능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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