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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에즈 사태에 치솟는 조선株…'길막' 길어지면 해운株 웃는다?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21.03.29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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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포인트]

삼성중공업이 인도한 LNG 연료추진 원유운반선의 모습/사진제공=삼성중공업삼성중공업이 인도한 LNG 연료추진 원유운반선의 모습/사진제공=삼성중공업




조선주가 잇따른 '수주 잭팟'과 수에즈 운하 사태로 주가가 급등했다. 반면, 운하 사태로 급등하던 해운주는 오히려 주춤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증권업계에서는 사태 장기화에 따른 운임 상승이 예상된다며 해운주 수혜도 기대해 볼 만하다는 평가다.

29일 오전 11시 54분 현재 삼성중공업 (7,060원 180 +2.6%)은 전 거래일 대비 500원(6.91%) 오른 774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8000원까지 올라 52주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현대미포조선 (83,800원 1000 -1.2%)(3.14%), 한국조선해양 (136,500원 2000 -1.4%)(3.41%) 등도 급등하며 52주 최고가를 새로 썼다. 현대중공업그룹 지주사인 현대중공업지주 (72,200원 500 -0.7%)도 1%대 강세다.

최근 조선업계의 잇따른 초대형 수주 여파로 풀이된다. 지난 26일 삼성중공업은 파나마 지역 선주로부터 1만5000TEU급(1TEU=길이 6m 컨테이너 1개) 컨테이너선 20척을 총 2조8000억원에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는 단일 선박 건조 계약으로서는 세계 조선업 역대 최대 규모로, 중형 자동차 10만대에 해당하는 규모다.

같은 날 현대중공업의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 (136,500원 2000 -1.4%)도 대만 소재 선사인 완하이라인과 6370억원 규모의 컨테이너선 5척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최근 조선업계는 유례가 없을 정도로 호황을 맞은 상황이다. 컨테이너선 교체주기가 도래한 데다, 경기 개선 기대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며 우호적인 발주 환경이 조성된 덕분이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1~2월 전세계 컨테이너선 발주는 53만2000TEU로 동기 기준 역대 최대치에 이어 3월도 사상 최대치를 경신 중"이라며 "2003~2007년 발주된 컨테이너선만 1052만TEU로 교체주기가 도래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유동성 증가에 따른 자산 인플레이션, 경기개선 기대로 원자재가 급등 등 선주나 해운사 입장에서는 발주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됐다"며 "조선사 도크가 채워져 가고 있고 아직 선가가 급등하지 않은 상황에서 선주들의 발주 경쟁은 연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HMM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HMM헬싱키·르아브르 호 르포 /사진=김훈남HMM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HMM헬싱키·르아브르 호 르포 /사진=김훈남
최근 수에즈 운하 사태로 인한 국내 조선업계의 반사 수혜도 기대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현지시간) 대만 선사 에버그린의 초대형 컨테이너 화물선 '에버기븐호'가 수에즈 운하에서 좌초하면서 길목을 완전히 막는 사고가 발생했다. 에버기븐호는 2만2000TEU급 초대형 메가 컨테이너선으로, 길이는 400m, 넓이는 60m에 달한다.

에버기븐호가 막은 수에즈 운하는 아시아에 유럽으로 직접 통하는 가장 가까운 항로로, 전체 해상물동량의 12%가 이동한다. 이번 사고로 이미 300척이 넘는 선박들이 운하 안팎에서 대기 정박 중인 상황이다.

공교롭게도 에버기븐호는 일본 조선업계 1위인 이마바리 조선소에서 건조된 선박이다. 선주는 이마바리 조선주식회사의 자회사 쇼에이기선이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에서 건조된 선박의 잦은 고장 사례는 이제 너무 익숙해져 버렸고, 일본에서 건조된 선박도 바람을 이기지 못하는 빈약한 명분을 이유로 선박 품질의 신뢰성도 사라졌다"며 "한국 조선업으로의 선박 주문량은 더욱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수에즈 운하의 좌초 사고가 장기화될 경우, 노후선박 교체에 따른 추가 발주 기대감도 증가할 수 있다"며 "해운 관련 보험료 인상과 운임 급등의 개연성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그간 해운 운임 급등 기대감에 상승했던 해운주는 이날 차익 실현 매물로 인해 약세를 보인다. HMM (44,550원 1700 -3.7%)(-2.49%), 팬오션 (6,900원 30 +0.4%)(-2.34%), 대한해운 (3,475원 30 +0.9%)(-2.67%) 등은 일제히 내림세다.

HMM이 유럽-아시아 노선의 일부 선박을 희망봉을 우회하는 노선으로 변경했다는 소식도 영향을 미쳤다.

선박이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운항할 때 희망봉을 돌게 되면 수에즈운하를 통과할 때보다 운항 기간이 약 7~10일가량 길어지고, 이에 따라 선박유도 더 들기 때문이다.

앞서 수에즈 운하 사태 직후 HMM (44,550원 1700 -3.7%) 주가는 3거래일간 20% 넘게 올랐다.

그러나 사태 장기화 시 해운 운임 급등이 기대되는 만큼 좀 더 지켜볼 만하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컨테이너 시장은 선박공급을 제한시키는 돌발변수에 취약하다"며 "수에즈 운하 사고는 말 그대로 유럽으로 가는 길목을 막아버렸다는 점에서 지금보다 더 큰 물류대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 연구원은 "최근 해운주 주가는 단기 수급부담과 모멘텀 소진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는 시기였다"며 "수에즈 운하 문제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켜본 이후 투자판단을 바꿔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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