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센스, IPO 수요예측 연기…특례상장 더 까다로워졌다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21.03.28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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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 브리핑]

아모센스, IPO 수요예측 연기…특례상장 더 까다로워졌다


금융감독원의 정정 요구로 이번주 유일하게 청약이 예정된 기업 아모센스의 일정이 미뤄졌다. 최근 특례 기업의 상장이 급증하면서 이들 기업을 바라보는 금융당국의 눈길이 더욱 깐깐해졌다는 평가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주(3월29일~4월2일) 청약 및 수요예측 일정은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2곳을 제외하면 없다.



무선충전용 차폐시트 생산기업 아모센스의 수요예측이 지난주 예정돼 있었으나,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로 청약 일정이 연기되면서다.

무선충전 차폐시트 기업 '아모센스'…수요예측 빨라야 4월 중순
아모센스, IPO 수요예측 연기…특례상장 더 까다로워졌다


아모센스는 2008년 설립된 전장 및 IoT(사물인터넷) 솔루션 전문 기업이다. 나노신소재 기업 아모그린텍 (9,890원 ▼180 -1.79%)의 계열사이기도 하다. 사업은 소재, 모듈 및 디바이스·플랫폼 등 3가지로 나뉜다.

주력 상품은 무선충전 차폐시트로, 매출액의 33%를 넘게 차지한다. 차폐용 시트는 스마트폰 안테나 부품 사이에 발생하는 전자파를 막아 불량률을 줄이기 위해 장착해야 하는 필수 부품으로 꼽힌다.

주요 고객사는 삼성전자다. 아모센스는 2012년 무선충전 차폐시트 원천기술을 개발해 특허를 출원했다. 이후 2015년 4월 출시된 갤럭시 S6에 최초로 무선충전 기능을 탑재하기 시작해 최근 출시된 갤럭시 S20까지 무선충전 차폐시트를 공급하고 있다.


특히 무선충전 차폐시트 등 무선충전 기술은 지난해 12월 산업통산자원부의 '세계일류상품' 인증을 받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특허경영대상을 수상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외 주력 상품은 무선충전 모듈, RF(무선통신) 모듈, 라이팅 모듈, IoT(사물인터넷) 디바이스 등이다. 무선충전용 차폐시트와 이들 제품의 매출 비중은 80% 이상(지난해 3분기 기준)이다.

최근에는 코로나 진단기기용 캐비티 LTCC(저온동시소성세라믹) 수주,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UWB(초광대역) 트래커 공급 등이 확정되는 등 신규사업도 본격화에 나섰다.

매출액은 △2017년 578억원 △2018년 465억원 △2019년 620억원 △2020년(누적 3분기) 335억원 등을 기록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2017년 116억원 △2018년 4억원 △2019년 16억원으로 최근 급격히 줄었고, 지난해(누적 3분기)에는 7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수익성 악화의 요인으로는 삼성전기의 차폐시트 내재화가 꼽힌다. 아모센스가 2015년~2017년 차폐시트를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에 단독 공급하던 시기다. 당시 아모센스의 영업이익률은 10~20%(2015년 11.3%, 2017년 20.1%)에 달했다.

그러나 삼성그룹 계열사 삼성전기가 2016년부터 차폐시트 내재화를 시도하면서 단독 공급 구조가 깨졌다. 삼성전기는 2019년 4월 무선충전 사업을 켐트로닉스에 매각했다.

이후 아모센스의 매출은 관계사인 아모텍의 의존도가 커졌다. 아모텍은 세라믹 칩 및 안테나 부품 사업 등을 영위하는 종합 소재부품 기업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아모센스가 아모텍으로부터 벌어들인 매출은 지난해 매출은 228억원으로, 전체 매출(335억원)의 68%를 차지한다. 전성기였던 2015년 아모텍의 매출 비중이 38.6%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편이다.

특례상장 기업 더 '깐깐히' 보는 금감원…지난해에만 7곳 정정 요구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8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직원들이 건물을 빠져나가고 있다. 2020.12.08.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8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직원들이 건물을 빠져나가고 있다. 2020.12.08. [email protected]
아모센스는 원래 지난 25~26일 수요예측을 실시해 오는 30~31일 청약을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 18일 금융당국의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로 일정은 미뤄졌다.

금융감독원은 △증권신고서의 형식을 제대로 갖추지 아니한 경우 △증권신고서 중 중요사항에 관하여 거짓의 기재 또는 표시가 있거나 중요사항이 기재 또는 표시되지 아니한 경우 △중요사항의 기재나 표시내용이 불분명해 투자자의 합리적인 투자판단을 저해하거나 중대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경우에 해당돼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아모센스 관계자는 "2020년 온기 실적을 반영해 다시 제출할 예정"이라며 "피어그룹(비교그룹) 실적도 다시 봐야 해 다음달 초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상장 공모는 증권신고서 제출 이후 영업일 기준 15일이 지나야 효력이 발생한다. 효력이 발생한 뒤에야 기관투자자 수요예측과 청약이 진행 가능하다.

아모센스가 오는 4월 초에 정정신고서를 제출하더라도 최소 15일은 지나야 하는 만큼 수요예측은 빨라도 다음달 중순에야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공모시장이 뜨거워지면서 공모 기업을 향한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의 심사가 좀더 까다로워지는 추세다. 특히 특례상장 기업 관련 심사가 좀더 깐깐해졌다.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를 받은 아모센스도 기술특례상장에 나설 계획이었다.

이번달 특례상장한 코스닥기업의 CFO(최고재무책임자)는 "거래소와 금감원 측에서 미래 추정매출액 등을 좀더 보수적으로 추산하면 좋겠다는 제언이 있었다"며 "관련 요구를 반영해 수요예측 일정을 원래보다 조금 미루게 됐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주식 증권신고서에 대한 정정요구 비율은 16.6%로 전년(5.9%) 대비 10.7%포인트 급증했다. 코스닥 상장사에 대한 정정요구 비율(38.7%)이 높았다.

특히 IPO 증권신고서 정정요구는 2019년 0건을 기록할 정도로 드물었으나, 지난해에는 7건으로 집계됐다. 전체 신고서 접수 가운데 정정요구 비중은 6.0%를 차지했다. 효력 발생 일정을 재기산한 비중도 30.8%로 전년(7.8%) 대비 대폭 늘었다.

앞서 금감원은 2020연도 사업보고서에서 특례상장기업의 재무사항 예측치와 실적 비교 등도 집중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기술성장·이익미실현 등 특례상장기업이 지속적으로 늘면서 투자자들의 주의 환기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기술특례 기업에 대한 상장 심사 등도 이전보다 까다로워지는 추세다. 한국거래소는 올해부터 평가 항목을 재분류해 기존 기술성 부문의 4개 항목, 사업성 부문의 2개 항목에서 기술성은 3개 항목, 사업성은 3개 항목으로 조정한다.

기존 평가 사항도 기존 26개에서 35개로 늘리고, 사항별 핵심 내용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평가 기준을 명확히 하기로 했다.

스팩 청약만 '두 곳'…일반 공모주와 차이점은?
/사진=김현정디자이너/사진=김현정디자이너
이번주 청약에 나서는 공모주는 하이스팩6호(29~30일)과 유진스팩6호(30~31일)이다.

스팩은 비상장기업과 합병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페이퍼 컴퍼니'다. 공모 절차를 거쳐 상장해도 일반 공모주와 달리 주가가 크게 움직이지는 않는다. 합병대상을 찾았다는 소식이 들려야 주가 변동을 보인다.

스팩의 장점은 기업 입장에서 상장 속도가 빠르며 요건도 상대적으로 덜 까다롭다는 점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수백에서 많게는 수천대 일에 달하는 일반 공모주 청약보다 경쟁률이 낮아 일반 접근이 용이하다.

일반 공모주 투자와 달리 스팩의 공모가는 2000원으로 정해져있고, 청약증거금도 100% 내야 한다. 스팩은 3년 안에 비상장사와 합병을 완료하지 못하면 자동 상장폐지 절차를 밟는다.

이때 스팩 공모에 참여한 투자자는 원금과 이자를 더한 금액을 돌려받게 된다.

만약 합병 후 주가가 스팩 합병 기준가보다 높게 형성되면 스팩에 투자했던 기존 주주들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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