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137만원 간다"…월가가 주목한 전기차주들[서학keep]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2021.03.27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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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서학개미'들을 위해 해외증시 상장 기업, 특정 업종에 대한 킵(keep·저장)할 만한 정보를 드립니다.

/사진=게티이미지/사진=게티이미지


테슬라에 쏠렸던 전기차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올해 들어 기존 완성체 업체로 확대되고 있다. 전기차가 앞으로 내연기관차를 대체하며 시장 규모가 빠르게 커지리란 건 지배적인 전망이다. 2040년 전세계 판매 차량 중 절반(골드만삭스 47% 전망)을 차지할 거란 예측도 나온다. 하지만 미래의 전기차 시장이 어떤 모습으로 표준화될지 예단하기는 어렵고, 자동차 기업과 IT 기업의 ‘합종연횡’이 계속 일어나며 지각변동이 여러 차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현 시점에서 월가 주요 투자은행(IB)들이 주목한 전기차 관련 기업들을 추려봤다. 물론 자동차 업체만 있지는 않다.



자동차 산업에 들어오는 IT 공룡들
"LG화학 137만원 간다"…월가가 주목한 전기차주들[서학keep]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이번 달 보고서에서 주시할 가치가 있는 전기차 관련 기업 중 IT 기업인 엔비디아, 퀄컴, 인텔, 화웨이, 독일 인피니온, 스위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를 꼽았다. BofA는 해당 보고서에서 컨설팅사 롤랜드버거의 볼프강 베른하트 시니어 파트너의 설명을 빌려 미래의 자동차가 "소프트웨어가 설치되고 클라우드가 연결된 바퀴가 달린 데이터 센터가 될 것“이라 했다. 전기차 시장이 완성차 업체들의 독무대가 아니라 반도체·소프트웨어 부문의 비중이 커질 거란 얘기다.

호르스트 슈나이더 BofA 유럽 자동차 리서치 대표는 자동차가 현재 한 대당 80~100개의 분리된 마이크로 컴퓨터들을 탑재한 형태에서 5~6개의 중앙 컴퓨터들로 대체되는 모습이 될 거라 예상했다. 중앙집중식 컴퓨터 구조(computer architecture)를 탑재한 자동차가 만들어질 거란 설명이다. 슈나이더는 "이는 근본적으로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자동차 산업에 진입하게 된다는 의미"라 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기업들이 전기차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며, 이들이 자동차 소프트웨어도 함께 개발해 수직적인 통합체계를 만들어 가려 할 거라 전망했다. 이런 점에서 자율주행차 반도체에 집중해 온 엔비디아는 하드웨어만 공급하는 기업이 아닌 소프트웨어·하드웨어를 통합해 공급하려는 기업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슈나이더는 이 밖에 화웨이, 퀄컴, 인텔을 자율주행차에 집중할 반도체 업체로 예상했다. 인피니온,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는 자동차의 전기화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AFP사진=AFP
BofA, 다임러·스텔란티스 주목
자동차 기업 중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 모기업인 다임러에 주목했다. 투자의견으로 '매수'를 내놓으며 이 회사가 ‘독특하다’고 평가했다. 차량의 전체적인 구조를 스스로 제작하는 방향을 추진하는 동시에 엔비디아 등 강력한 협력사로부터 핵심 부품도 받는 전략을 쓸 것으로 보여서다.

다임러는 이미 지난해 엔비디아와의 자율주행차 협력 계획을 발표해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달 초에는 다임러의 트럭 사업부문 분사 계획을 밝혔는데, 이는 향후 전기차 및 소프트웨어 개발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됐다. 다임러는 2030년 전기차 판매 비중을 50%로 끌어올리고, 벤츠의 경우 2040년부터 내연기관차를 팔지 않기로 했다. 이달에만 전기차 효과로 주가가 30% 폭등한 경쟁사 폭스바겐에 비해 주가 상승세도 덜 가파르다. 다임러의 주가는 독일 증시에서 연초 대비 15%, 이번 달 10% 뛰었다.


BofA는 다임러와 함께 완성차 업체 중 스텔란티스(피아트크라이슬러와 푸조시트로엥의 합병사)도 거론했다. 최근 스텔란티스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라는 꼬리표를 없애기 위해 IT 기술 경쟁력 강화에 나서겠다고 한 입장을 주목하면서다.

중국 BYD. 사진=AFP중국 BYD. 사진=AFP
배터리 공급부족 임박, 골드만 "BYD·CATL…"
전기차 배터리의 경우 수년 내 공급부족이 닥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18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2030년 유럽 전기차 판매를 1120만대로, 같은 시점 미국 시장 판매를 640만대로 예상했다. 기존 전망에서 각각 2배, 33% 상향조정한 수치다. 유럽 당국의 환경 규제가 더 까다로워지고,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전기차 지원이 전기차 구매를 더 촉진시킬 것으로 봐서다.

전기차 시장이 예상보다 빨리 커지면 자연히 전기차 핵심 배터리 수요도 늘어난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158 기가와트시(GWh)였던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2030년 4629GWh로 늘어날 거라 예측했다.

골드만삭스는 전기차 배터리 수요 급증의 수혜를 볼 기업으로 중국 기업 비야디(BYD)와 CATL을 꼽았다. 이 두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생산용량을 확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BYD는 전기차를 직접 만들 뿐아니라, 전기 승용차 및 버스용 배터리도 만든다. 골드만삭스는 BYD에 대해 '매수' 의견과 목표주가 292홍콩달러를 제시했다. 26일 종가 대비 약 70% 높은 수준이다. CATL에는 투자의견 '중립'을 제시했지만 주가가 약 40% 더 높은 428위안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LG화학 전기차용 배터리셀(파우치용) /출처=LG화학LG화학 전기차용 배터리셀(파우치용) /출처=LG화학
UBS는 LG화학·CATL 주목
UBS 역시 이달 초 보고서에서 전세계 배터리 시장에 공급부족이 임박했으며, 수요 대비 부족한 공급량이 예상보다 클 수 있다고 봤다. 이 때문에 UBS는 현재의 배터리셀 제조업체들이 현저한 비용 이점이 있다고 했다.

UBS가 긍정적으로 거론한 배터리 기업은 LG화학, CATL과 중국 배터리 소재업체 윈난에너지신소재다. UBS는 LG화학의 목표 주가를 137만원으로, CATL의 주가를 475위안으로 제시했다. 윈난에너지신소재의 목표주가는 176위안(26일 종가 114위안)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UBS는 배터리 음극 제조업체인 벨기에 기업 유미코어에 대해선 부정적 전망을 내놨다. UBS는 이 회사가 "제품 및 기술 대체로 인한 위협에 직면하고 있고, 금속 가격 변동도 리스크"라며 이번주 40유로대를 기록한 이 기업의 주가 전망치로 33유로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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