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구 회장 "주주 성원 감사" VS 박철완 상무 "끝 아닌 시작"(종합)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21.03.26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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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구 회장 "주주 성원 감사" VS 박철완 상무 "끝 아닌 시작"(종합)


경영권 분쟁에 휩싸였던 금호석유화학(금호석화) 정기 주주총회(주총)에서 박찬구 대표이사 회장이 압승을 거둔 뒤 주주들에 감사의 뜻을 밝혔다. 모든 안건 표대결에서 고배를 마신 박철완 상무 측은 "다음 주주총회에서 더 좋은 결과를 낼 것"이라고 해 여전한 불씨를 남겼다.

금호석화 "경영진 경험·능력·진정성 인정받아"…박 상무 "아쉽게 이사회 진입 좌절"
26일 주총이 끝난 뒤 회사 측이 보낸 자료에서 박 회장은 "무엇보다 주주들 성원에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저를 비롯한 우리 임직원들은 더욱 겸손한 마음으로 기업가치 제고와 ESG 강화를 통해 주주가치 향상에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현 경영진의 경험과 능력, 진정성이 주주들에게 인정받았다"며 "경영권 분쟁을 종식하고 실적 및 기업가치로 평가받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경영권 수성에 성공하면서 향후 지속가능한 실적 및 기업가치로 평가받을 수 있는 토대를 이뤘다는 평가를 내놨다.

주총에서 진 박 상무 측도 입장을 냈다.



박 상무 측은 본인의 사내이사 선임안이 불발된 것과 관련해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향후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개진해 나간다는 의지다.

박 상무는 "비록 아쉽게 이사회 진입이 좌절됐지만 오로지 기업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진정성을 갖고 제안한 저의 구체적 계획들을 공감하고 지지한 모든 주주분께 깊이 감사를 드린다"며 "이번 주주총회를 계기로 회사도 경영 및 거버넌스 측면에서의 개선 필요성을 인지하고 나아가 실천에 옮기기 위한 노력을 시작할 것으로 기대하고 또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총 결과와는 상관없이 부적절한 금호리조트 인수 추진, 과다한 자사주 장기 보유 등을 바로잡기 위한 대주주로서 책임을 다할 것"이라며 "주주제안은 경영권 분쟁이 아니며 주주로서 회사에 일정부분을 기여하고자 하는 정당한 주주권리의 행사"라고 강조했다.


박 상무는 또 "800만 주주 시대에 더 이상 기업들은 주주들 의견에 귀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며 "다음 주총에서는 더욱 좋을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총 22개 안건 상정…개회에만 2시간 넘게 걸려·일시 정회되는 등 초반 긴장감 '고조'

금호석화 주총 개표 확인작업 현장/사진=금호석유화학금호석화 주총 개표 확인작업 현장/사진=금호석유화학
26일 열린 금호석화 주총에서는 회사 측이 제시해 주주제안과 맞붙었던 배당안,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1명 선임의 건, 사내이사 1명 선임의 건, 사외이사 3명 선임의 건, 사외이사인 감사위원회 위원 1명 선임의 건 등이 모두 가결됐다.

이날 주총은 지난해 말 기준 의결권 있는 주식 수 2487만5163주 중 위임장에 대한 대리출석을 포함해 2056명의 소유주식 1995만5885주가 참석했다. 이는 오전 개회 당시 기준으로 참석률 80.2%를 기록해 주총 진행 요건을 충족했다.

배당안에 있어 회사 측 안건에 대한 찬성률은 64.4%를 기록해 보통결의 요건을 충족 가결됐다. 반면 박 상무 측 안건의 찬성률은 35.6%를 기록해 부결됐다.

박 상무 측은 전년 대비 7배에 달하는 배당금을 제안하고도 주주들의 표심을 얻는데 실패했다. 박 상무 측은 보통주 1주당 1만1000원을, 회사 측은 보통주 1주당 4200원을 제시했다. 회사 측 배당안은 전년 대비 2.8배에 달했다.

배당안에 대해서는 자문사 간 평가들도 엇갈렸었다. ISS는 단번에 막대한 현금출혈로 인한 재무안정성 저해를 우려했던 반면 서스틴베스트는 회사의 그간의 낮은 주주환원책을 지적했었다.

또 한가지 관심사는 박 상무의 사내이사 진입이었지만 이마저도 미완에 그쳤다.

금호석화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다른 주요 안건들에 있어서는 회사 측에 찬성한 반면 사내이사 선임안에 대해선 양 측 모두에 찬성표를 던져 박 상무의 사내이사 진입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졌었다.

정작 뚜껑을 연 결과 회사가 추천한 백종훈 전무의 사내이사 선임안이 64.0%의 찬성을, 박 상무 사내이사 선임안이 52.7%의 찬성을 얻었다. 박 상무 사내이사 선임안도 보통결의 요건을 충족했지만 다득표자인 백 전무가 최종 선임됐다.

백 전무는 1988년 금호쉘화학 입사 이후 금호피앤비화학 등을 거치면서 R&D, 영업 업무를 담당하며 전문가로 그 동안의 직무경험과 영업부문의 전문 역량을 토대로 주력사업의 우위를 강화하며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다.

이밖에 사외이사 선임안에 대해서도 회사 측이 제안한 최도성, 이정미, 박순애 후보가 모두 선임된 반면 주주제안됐던 민 존 K, 조용범, 최정현 선임안은 부결됐다.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1명 선임의 건에 있어서도 회사 측이 제안한 황이석 후보가 69.3%의 찬성률을 얻어 선임됐다. 반면 주주제안된 이병남 후보안은 30.5%의 찬성률로 부결됐다.

한편 이날 세간의 관심을 불러모았던 이날 주총은 오전부터 긴장감이 팽배했다. 9시 시작이 예정됐지만 검사인 입회 하에 유효한 의결권을 확인하느라 11시40분이 넘어서야 개회됐다. 개회 이후에도 검표에 이의가 제기돼 잠시 정회되기도 했다. 각 안건마다 주주 확인 및 현장에서 찬반 비율 확인이 모두 이뤄졌다. 주총은 2시가 지나서야 종결됐다. 시작 후 5시간이 지나서다. 박 상무는 대주주 및 주주제안자로서 주총장에 참석했지만 사내이사 선임안 결과가 나오기 전 주총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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