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이 웃었다'…금호석화 주총서 박찬구 회장 '완승'(상보)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21.03.26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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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촌이 웃었다'…금호석화 주총서 박찬구 회장 '완승'(상보)


박찬구 금호석유화학(이하 금호석화) 회장이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박 회장의 조카인 박철완 금호석화 상무의 주주제안 중 배당안은 물론 본인의 사내이사 진입안, 사외이사 선임안, 정관 일부 변경의 안 등이 모두 부결돼 사실상 '완패'했다.



26일 열린 금호석화 주총에서는 회사 측이 제시해 주주제안과 맞붙었던 배당안,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1명 선임의 건, 사내이사 1명 선임의 건, 사외이사 3명 선임의 건, 사외이사인 감사위원회 위원 1명 선임의 건 등이 모두 가결됐다.

이날 주총은 지난해 말 기준 의결권 있는 주식 수 2487만5163주 중 위임장에 대한 대리출석을 포함해 2056명의 소유주식 1995만5885주가 참석했다. 이는 오전 개회 당시 기준으로 참석률 80.2%를 기록해 주총 진행 요건을 충족했다.



배당안에 있어 회사 측 안건에 대한 찬성률은 64.4%를 기록해 보통결의 요건을 충족 가결됐다. 반면 박 상무 측 안건의 찬성률은 35.6%를 기록해 부결됐다.

박 상무 측은 전년 대비 7배에 달하는 배당금을 제안하고도 주주들의 표심을 얻는데 실패했다. 박 상무 측은 보통주 1주당 1만1000원을, 회사 측은 보통주 1주당 4200원을 제시했다. 회사 측 배당안은 전년 대비 2.8배에 달했다.

배당안에 대해서는 자문사 간 평가들도 엇갈렸었다. ISS는 단번에 막대한 현금출혈로 인한 재무안정성 저해를 우려했던 반면 서스틴베스트는 회사의 그간의 낮은 주주환원책을 지적했었다.


또 한가지 관심사는 박 상무의 사내이사 진입이었지만 이마저도 미완에 그쳤다.

금호석화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다른 주요 안건들에 있어서는 회사 측에 찬성한 반면 사내이사 선임안에 대해선 양 측 모두에 찬성표를 던져 박 상무의 사내이사 진입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졌었다.

정작 뚜껑을 연 결과 회사가 추천한 백종훈 전무의 사내이사 선임안이 64.0%의 찬성을, 박 상무 사내이사 선임안이 52.7%의 찬성을 얻었다. 박 상무 사내이사 선임안도 보통결의 요건을 충족했지만 다득표자인 백 전무가 최종 선임됐다.

백 전무는 1988년 금호쉘화학 입사 이후 금호피앤비화학 등을 거치면서 R&D, 영업 업무를 담당하며 전문가로 그 동안의 직무경험과 영업부문의 전문 역량을 토대로 주력사업의 우위를 강화하며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다.

이밖에 사외이사 선임안에 대해서도 회사 측이 제안한 최도성, 이정미, 박순애 후보가 모두 선임된 반면 주주제안됐던 민 존 K, 조용범, 최정현 선임안은 부결됐다.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1명 선임의 건에 있어서도 회사 측이 제안한 황이석 후보가 69.3%의 찬성률을 얻어 선임됐다. 반면 주주제안된 이병남 후보안은 30.5%의 찬성률로 부결됐다.

금호석화 경영권 분쟁은 지난 1월 말 박 상무 측이 '특별관계 해소' 공시를 낸 직후 수면위로 떠올랐다. 이후 박 상무 측이 주주명부 열람 가처분 신청, 의안상정가처분신청 등을 법원에 잇따라 내며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지난 3월에는 기자회견을 열어 직접 주주제안 배경과 비전을 밝히기도 했다.

회사 측도 새로운 경영 비전을 내놓음과 동시에 이사회 대변혁 예고, 배당 확대안 등을 제시하면서 경영권 방어에 주력했다.

주총 전까지 ISS 등 국내외 주요 의결권 자문사들도 회사 측 제안과 주주제안에 대해 찬반이 엇갈렸지만 주총 직전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회사 측 손을 들어주며 사실상 대세는 기울었다는 평가들이 나왔었다. 국민연금은 회사 측의 그동안의 경영성과나 경영 안정성에 대해 더 높이 평가했던 것으로 풀이됐다.

한편 이날 박 상무는 대주주이자 주주제안자로서 직접 주총장에 참석했지만 개표 결과 사측에 유리한 결과가 나오자 본인의 사내이사 선임 결과를 지켜보지 않은 채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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