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걸 LF 회장, 14년 만에 대표이사직 물러난다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21.03.26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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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걸 LF 회장, 14년 만에 대표이사직 물러난다


구본걸 LF 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다. 지난 2006년 11월 대표이사에 오른지 14년 4개월만이다.

26일 LF에 따르면 구 회장은 이날 열린 정기 주주총회 직후 열린 이사회에서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기로 했다. 단 이사회 의장직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신임 대표이사로는 김상균 대표이사가 이사회에서 신규 선임되며 이번 주총에서 재선임된 오규식 대표이사와 함께 각자 대표체제로 회사를 운영하게 됐다.



LF는 구본걸 회장이 2007년 11월 LG상사 패션사업부를 LG그룹에서 계열 분리해 설립한 회사다. 구 회장은 지난 2000년대 LG패션 당시 7000억원 수준이던 매출을 1조원대로 올려 놓으며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고 14년간 대표이사직을 역임했다.

그는 회사가 패션사업만으로는 성과를 내기 어렵다고 판단, 2014년 사명을 LG패션에서 LF로 변경했다. 사명을 변경한 뒤에는 '사업 다각화'의 일환으로 인수합병(M&A)에 나섰다. 2015년 패션 온라인몰 하프클럽, 보리보리를 보유한 트라이씨클을 인수했고, 화장품 사업을 시작했다. 그밖에 식자재 유통회사 모노링크도 인수했으며 2019년에는 국내 3위 부동산 신탁사인 코람코자산신탁을 인수했다.



LF 관계자는 "구 회장은 26일부로 LF의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 이사회 의장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며 LF가 전사차원에서 향후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필요한 패션 외 신사업들을 발굴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 회장은 이날 대표이사직 사임 직전 열린 '제 15기 정기 주주총회'에 의장 자격으로 참석해 향후 사업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를 끝으로 국내 영업을 종료한 아웃도어 브랜드 '라푸마'를 언급했다. 구 대표는 라푸마 철수를 두고 "뼈아프게 생각한다. 역량이 부족했던 것 같다"며 "우리가 잘 할 수 있을 것을 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M&A에 대한 주주의 질문에 "흑자 기업을 얼마든지 인수할 수 있다"며 "라이프스타일 기업 LF는 라이프스타일과 관련한 소규모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그밖에 △메가 브랜드 직중 육성 전략 △유통 채널별 효율성 극대화 △사업 포트폴리오의 지속적인 점검 및 사업 다각화 등 세가지 중점 추진 사항을 제시했다.

이날 주총에서 상정된 네 가지 안건은 모두 원안대로 가결됐다. '연결재무제표 및 재무제표 승인의 건'이 원안대로 통과됐으며 구 회장과 오규식 LF 대표이사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도 처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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