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반대에도…조원태 '압도적 찬성' 대한항공 사내이사 재선임

머니투데이 주명호 기자 2021.03.26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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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강서구 소재 본사에서 우기홍 사장이 제59기 대한항공 정기 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항공26일 서울 강서구 소재 본사에서 우기홍 사장이 제59기 대한항공 정기 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항공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정기 주주총회에서 대한항공 사내이사에 재선임됐다. 앞서 예고한 대로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던졌지만 압도적인 찬성률로 무난하게 안건이 통과됐다. 지주사인 한진칼도 대표이사·이사회 의장 겸임 금지 등 상정된 주총 안건이 모두 원안대로 가결됐다.

26일 대한항공은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제 59회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조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비롯한 안건을 모두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주총에서는 위임장 제출을 포함해 총 177명의 주주가 출석해 의결권 있는 주식 총수의 56.91%가 참석했다.



이날 국민연금은 이사회가 제안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과 임채민 사외이사 선임에 대해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탁위)는 "(조 회장의) 이사 선임으로 아시아나 인수계약 체결과정에서의 실사 미실시, 계약상 불리한 내용 우려 등 주주권익 침해 행위에 대한 감시 의무가 소홀해질 가능성이 있다"며 반대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이같은 국민연금의 반대에도 조 회장은 압도적인 찬성을 받아 사내이사에 재선임됐다. 이날 조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건은 82.84%, 임 사외이사 선임은 82.82%의 찬성률로 의결됐다.



이와 함께 김세진 한국펀드평가 대표, 장용성 한양대 경영대학 특임교수, 이재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의 사외이사 선임도 모두 만장일치에 가까운 찬성률로 의결됐다. 김동재 사외이사의 감사위원 선임도 높은 찬성률(85.07%)을 보이며 통과됐다.

대한항공 지주사인 한진칼도 이날 정기 주총을 통해 앞서 KDB산업은행이 제안한 안건을 모두 통과시켰다. 한진칼 지분 10.7%를 획득해 3대주주로 올라선 산은은 지난달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의 분리를 비롯해 이사회의 동일 성별 구성 금지,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위원회 및 보상위원회 설치 등을 주주제안으로 올렸다.

지난해 한진그룹 경영권을 두고 표대결을 펼쳤던 KCGI 등 3자연합은 이날 별다른 반대표를 행사하지 않았다. 지난해와 달리 산은의 지분 참여로 지분율에서 우위를 점할 수 없게 되면서 분쟁에 나설 동력을 잃었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3자연합의 한 축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지난 8일 보유 중인 한진칼 주식 5만5000주를 KCGI에 매각해 경영권 분쟁에서 손을 뗀게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날 조원태 회장은 대한항공과 한진칼 주총 자리 모두 참석하지 않았다. 다만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을 통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일련의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석태수 한진칼 사장도 "아시아나항공 통합 체제를 조기에 구축하고 저수익 자산 매각과 수익성 중심의 사업구조 개편으로 이른 시일 내 정상화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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