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분할 기대감에 6% 급등…소액주주에 기회일까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2021.03.26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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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박정호 SKT 대표이사가 25일 서울 중구 을지로 SKT타워에서 열린 SK텔레콤 제37기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SK텔레콤의 올해 주총 의안은 제37기 재무제표 승인,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유영상 MNO사업대표 사내이사 선임 등이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정관을 바꿔 '분기배당'도 도입하기로 했다. 2021.3.25/뉴스1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박정호 SKT 대표이사가 25일 서울 중구 을지로 SKT타워에서 열린 SK텔레콤 제37기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SK텔레콤의 올해 주총 의안은 제37기 재무제표 승인,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유영상 MNO사업대표 사내이사 선임 등이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정관을 바꿔 '분기배당'도 도입하기로 했다. 2021.3.25/뉴스1


SK텔레콤이 지배구조 재편을 올해 안에 마무리하겠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분할로 중간 지주회사가 설립되면서 자회사들의 가치가 재평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다만 SK그룹은 SK 지주사가 존재해 기업 가치 급등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26일 오전 11시14분 현재 SK텔레콤 (50,700원 ▲400 +0.80%)은 전날보다 6.31% 오른 26만95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주로 JP모간, 모건스탠리 등 외국계 증권사를 통해 매수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 SK (156,800원 ▼200 -0.13%)도 5.86% 오른 27만1000원을 기록 중이다. SK하이닉스는 보합권에서 등락하고 있다.

SK텔레콤 주가는 장기간 박스권에 갇혀있었다. 최근 10년간 최고가는 2014년 9월1 장중에 기록한 30만3000원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최고경영자(CEO) 전날 주주총회에서 자회사의 가치가 주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데 대한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SK텔레콤 시가총액이 25조원이고 (자회사인) SK하이닉스가 100조인데 주가 상승 연결이 안되고 있다"며 "제가 얼마나 답답하겠나"고 밝혔다. 박 CEO는 "이 부분에 대해선 개편해야 한다고 오래 전부터 고민했고, 올해 그것이 실행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상반기까지도 아니고 조만간 구체화되는대로 밝히겠다"고 말했다. 지배구조 개편 발표 시점을 4~5월쯤으로 사실상 못 박은 셈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중간 지주회사인 SK텔레콤홀딩스(가칭) 사업회사인 SK텔레콤으로 인적분할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 ADT캡스, 11번가, WAVVE, 티맵모빌리티, 원스토어 등의 가치가 제대로 반영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현행법상 지주사(SK)의 손자회사(SK하이닉스)는 인수합병(M&A) 시 100% 지분을 매수해야 한다. 중간 지주회사가 추후 SK와 합병해 SK하이닉스가 지주사의 자회사가 되면 이러한 제약에서 벗어날 수 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분할 이후 SK텔레콤의 합산가치는 27조3000억원으로 현재 시가총액(21조6000억원)보다 높아질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33만원에서 34만원으로 상향조정했다. 그는 SK텔레콤의 통신사업(무선사업·SK브로드밴드·자사주)을 13조7000억원, SK텔레콤홀딩스를 13조6000억원으로 예상했다.

그는 "회사별로 상황은 조금씩 다르지만 지난 몇 년간 인적분할을 진행한 대림산업, 현대산업개발, 현대중공업의 사례를 보면 분할 이후 재상장 첫날 합산가치는 이전 대비 상승했다"며 SK텔레콤도 '분할의 마법'을 누릴 것으로 기대했다.

반면 중간 지주회사는 가치 평가를 제대로 받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게다가 중간지주회사는 추후 SK와 합병될 가능성이 높다. 대주주(최태원 회장)의 지분 확대를 위해서는 중간 지주회사의 가치가 낮아야 한다.

김흥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업분할을 한 대다수 기업들은 대주주가 현물출자를 통한 주식 교환을 실시한 이후 사실상 모든 절차가 종료됐지만, SK텔레콤은 지주사와 중간지주회사의 합병이 한번 더 남아있다"며 "인적분할이 소액주주들에게 기회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SK와 중간지주회사간의 시가총액 격차 확대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그래야 최 회장의 SK 지분율 희석이 크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현재 최 회장은 SK 지분 18.44%(특수관계인 포함 29.55%)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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