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하면 떠오르는 기업은 삼성이다. 그럼 중국하면 떠오르는 기업은 어딜까. 그리고 중국에서는 어떤 기업들이 뜨고 있을까. 중국 후룬연구원이 여기에 대한 단서를 제시했다. 중국판 포브스인 후룬연구원은 지난 23일 중국 100대 소비재 민영기업을 발표했다. 중국 본토에 본사를 둔 민영기업을 대상으로 상장기업은 3월 9일 주가, 비상장 기업은 동일업종 사례를 참고해 시가총액으로 순위를 매겼다.
화웨이에 대한 얘기는 뒤에서 다시 하고 일단 10위권 안에 진입한 중국 기업들을 살펴보자. 이들이 중국 제조업을 대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중국이 전자강국으로 발돋움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지역별로는 중국 제조업의 메카로 자리매김한 광둥성에 36개사가 몰려 있다.
중국 '넘버원'은 화웨이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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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화웨이 실적은 중국의 상장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압도적이다. 사업보고서가 발표된 2019년 실적을 살펴보자.
2019년 화웨이 매출액은 8588억 위안(약 146조원)에 달한다. 중국 본토 A주 상장기업 중 화웨이보다 매출액이 많은 기업은 시노펙, 페트로차이나 등 정유업체와 건설업체인 중국건축, 이렇게 3개사밖에 없으며 모두 이들은 국유기업이다. 화웨이는 중국 민영기업 중 매출액 1위다.
같은 해 화웨이의 당기순이익은 627억 위안(약 10조6600억원)으로 역시 은행을 제외하면 시노펙, 페트로차이나, 중국건축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게다가 1~3위는 정유, 토목 등 독점 업종이라는 이점이 있다. 민영기업 중에서는 화웨이가 당기순이익 1위다.
마지막은 연구개발비다. 2019년 화웨이의 연구개발비 지출은 1317억 위안(약 22조4000억원)으로 중국 상장기업 중 연구개발비 지출 1~10위 기업의 연구개발비를 모두 더한 금액에 육박한다. 압도적인 연구개발 투자다. 화웨이의 경쟁력이 공짜로 생긴 게 아님을 알려준다.
화웨이는 국내뿐 아니라 세계시장에서도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아이플리틱스에 따르면 세계 5G 표준특허 중 15.4%를 보유한 1위 기업이다. 화웨이는 지난 16일 삼성전자, 애플 등과 특허 로열티와 크로스 라이선싱 협상에 나설 것이라며 스마트폰 1대당 최대 2.5달러의 특허 로열티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다른 강자들…메이디, BYD, 샤오미, 니오
니오 ET7 /사진=AFP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투자한 BYD는 4위를 차지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EV세일즈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BYD는 전기차 17만9211대를 판매해 테슬라(49만9535대), 폭스바겐(22만대)에 이어 글로벌 3위 자리에 올랐다. 특히 지난해 7월 출시한 ‘한’ 모델이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테슬라의 ‘모델 3’를 맹추격하고 있다.
6위는 프리미엄 SUV가 주력 모델인 니오다. 중국 신생전기차업체 3인방(니오, 샤오펑, 리샹) 중 가장 돋보이는 업체다. 니오는 지난해 4만3728대의 전기차를 판매하는 데 그쳤지만 시가총액은 약 71조원에 달했다. 다만 판매대수와 매출액이 각각 113%와 108% 증가하는 등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진입했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대륙의 실수’ 샤오미는 5위를 기록했다. 특히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인한 반사이익을 누리며 지난해 샤오미는 삼성전자와 애플에 이어 세계 3위 스마트폰 업체로 부상했다. 지난해 샤오미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1억4천640만대로 전년 대비 17.5% 늘었다. 글로벌 5대 스마트폰 업체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아직 우리는 중국하면 짝퉁이나 싸구려 제품을 떠올리기 쉽지만 중국은 이미 제조강국, 전자강국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