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투자 전문가 쓸어가는 SK, 뭘 노리나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21.03.26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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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최태원 신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4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1.3.24/뉴스1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최태원 신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4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1.3.24/뉴스1


SK (178,600원 ▼4,000 -2.19%)그룹의 바이오 투자 시계가 빨라진다. 그룹 바이오 투자 전담 조직에 업계에서 실력을 인정받는 전문가가 속속 합류하고 있다. SK그룹은 바이오를 그린, 첨단소재, 디지털과 함께 4대 핵심 사업으로 꼽고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바이오 분야에선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신약 개발을 위한 파이프라인 및 플랫폼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바이오 투자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조직 이름을 바꾼 바이오투자센터에 인력을 충원하고 있다.



SK 바이오투자센터는 이동훈 센터장이 이끌고 있다. 이 센터장은 삼정KPMG를 거쳐 동아에스티에서 글로벌 사업 총괄 부사장을 역임한 투자 전문가다. 2019년 12월 SK에 합류했다.

SK그룹 바이오투자센터에 최근 김기일 전 엔에스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임원급 인사로 합류했다. 엔에스인베스트먼트는 강정석 동아쏘시오홀딩스 회장이 2015년 사재를 출연해 설립한 투자사다. 김 전 대표는 바이오 관련 투자와 M&A(인수합병) 분야에서 오랜 경력을 쌓은 전문가로 알려졌다.

바이오 분야 투자 전문가로 유명한 조아련 전 미래에셋벤처투자 이사도 SK 바이오투자센터에 최근 합류했다. 조 전 이사는 연세대 의과대학에서 연구조교수로 일하다 미래에셋벤처투자에 입사해 바이오 투자를 담당했다.


SK 바이오투자센터에 관련 분야 경험과 노하우를 갖춘 전문가가 잇따라 합류하며 신약 파이프라인 및 플랫폼 투자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SK는 2019년 AI(인공지능) 신약 개발 회사 스탠다임, 항체 신약 개발 기업 하버바이오메드, 2020년 항체 신약 개발 기업 허밍버드바이오사이언스 등에 투자했다. 2020년 12월엔 미국 표적 단백질 분해 치료제 개발 기업 로이반트에 22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SK바이오팜 (91,700원 ▼800 -0.86%)은 2020년 10월 미국 헬스케어 전문 투자 회사 라이프사이벤처파트너스(LifeSci Venture Partners)에 약 43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라이프사이벤처파트너스와 협업을 통해 외부에서 신약 발굴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전략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SK그룹이 바이오를 비롯한 미래 신성장동력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며 궁극적으로 기업형 벤처캐피탈(CVC)로 나아가려고 움직임이 포착된다"며 "최근 바이오 투자 전담 조직에 전문가들이 속속 합류하며 인력이 확충됐다"고 말했다.

이어 "SK그룹은 특히 국내외에서 신약 파이프라인이나 플랫폼 경쟁력을 갖춘 바이오 기업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그동안 국내 바이오 업계는 유한양행 등 일부 기업과 벤처캐피탈 위주로 투자가 이뤄졌는데, SK가 SI(전략적투자자)로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며 시장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는 "SK의 적극적인 바이오 기업 투자는 해당 기업의 가치 상승과 파이프라인 경쟁력 강화뿐 아니라 시장 유동성 확대를 통한 투자 선순환 구조 구축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SK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바이오를 중점 투자 분야로 보고 꾸준히 투자 대상을 물색하고 있다"며 "신약 개발 플랫폼 투자 등 차별화된 접근으로 관련 산업 성장에 기여하고 투자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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