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가물 논란' 즉석밥, 향과 맛 비교하며 직접 먹어보니…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2021.03.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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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석밥 영양성분 비교즉석밥 영양성분 비교


하림이 최근 즉석밥 제품을 출시하면서 첨가물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하림이 지난 4일 '하림 순밥(순수한 밥)'을 출시했는데 '쌀과 물로만 지은 밥'이라는 수식어를 강조한 것이 발단이 됐다. 기존 즉석밥 제품에 첨가물을 포함됐다는 점이 우회적으로 부각된 것이다.

실제 첨가물 포함 여부가 맛과 향에 차이를 주고 있을까. 시장점유율 1·2위인 CJ제일제당의 '햇반', 오뚜기의 '오뚜기밥'과 비교 시식을 해봤다. 제품은 동일한 210g 형 제품이다.



우선 외형에서 차이가 있었다. 햇반과 오뚜기밥은 원형의 밥그릇 형태다. 반면 순밥은 옛날 도시락 모양의 직사각형 형태다. 앞선 두 제품의 덮개 비닐(필름)이 팽팽하고 오목한 형태의 압착된 반면 순밥은 필름과 밥알간 공간이 있어 느슨하게 보였다. 특히 순밥의 필름 일부가 투명한 재질이어서 포장을 뜯지 않고도 밥알갱이를 눈으로 관찰할 수 있었다.

완제품이 만들어지기까지 시간도 차이가 있었다. 전자레인지 700W 기준으로 1개당 햇반과 순밥은 2분, 오뚜기밥은 2분30초가 필요했다. 끓는 물 기준으로는 두 제품이 10분, 오뚜기밥이 15분 소요됐다.



개봉해보니 필름이 압착된 햇반과 오뚜기밥에 비해 순밥의 밥 알갱이가 살아있었다. 원형 용기가 익숙하지만 직사각형의 순밥 용기는 높이가 있어 나름 카레나 짜장같은 소스를 부어 먹기에 보다 수월해보였다.

'첨가물 논란' 즉석밥, 향과 맛 비교하며 직접 먹어보니…
'첨가물 논란' 즉석밥, 향과 맛 비교하며 직접 먹어보니…
향을 맡아봤다. 햇반은 연하게 밥 기운이 올라왔지만 향은 거의 나지 않았다. 햇반은 쌀겨에서 추출한 식품원료인 미강추출물을 넣는다. 첨가물이라기보다 식품에 가깝다. 밥의 맛과 향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다.

오뚜기밥에서도 밥 기운이 났지만 코를 바짝 대자 시큼한 향이 났다. 마치 밀가루로 만든 풀같은 향이다. 오뚜기는 이 제품에 산도조절제를 넣는다. 산도조절제는 밥의 풍미를 더하기 위한 식품첨가물로 밥맛을 유지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건강에 영향을 주지 않으며 즉석식품에 많이 쓰인다.


순밥에선 밥솥에서 막 지은 고소한 향이 났다. 어떤 첨가물도 포함시키지 않았다는게 하림의 설명이다. 밥 맛은 햇반과 오뚜기밥이 '진 밥'에 가깝다면 순밥은 '꼬들밥'에 가까웠다. 개인적으로는 꼬들밥을 좋아해 순밥에 한표.

짓는 밥과 비슷하게 제품을 만드는 비결에 대해 하림 측은 다른 즉석밥 제조공정에 없는 '뜸들이기' 과정이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갓 도정된 쌀을 가져다 곳바로 밥을 짓고 곳바로 냉각하지 않는 것이 맛을 가두는 비결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반도체 공장 수준의 클린룸에서 실링(필름을 덮는 작업)을 거치기 때문에 불순물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타 제품에 비해 유통기한이 1달 긴 10개월으로 잡은 것도 무균시설의 자신감이라고 강조했다. 하림은 지난해 450억원을 들여 익산시 함열읍에 이같은 시설을 갖춘 즉석밥 공장을 완공시켰다.

하림 측 관계자는 "밥을 꾹꾹 눌러담으면 수분이 사라지고 밥 맛이 없어진다는 점에 착안해 이런 공정을 완성시켰다"며 "순밥은 자연그대로 가장 신선한 식재료'를 쓰는 하림 철학에 맞게 완성된 제품으로, 종합식품기업으로 성장하려는 첫번째 단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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