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약품 '수입상' 오명 벗을까…'신약 엔진' 장착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1.03.25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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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약품 (16,140원 ▼510 -3.06%)의 신약 도전이 본격화된다. 신약개발 전문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가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 임상을 위한 '실탄'을 차곡차곡 쌓아올린다. 이미 항암 파이프라인은 미국에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도입약(외부에서 들여온 의약품) 사업 의존도가 높은 제일약품에서 보기 힘들던 움직임이다. 신약으로 '100년 기업' 기틀을 마련한다는 각오다.



신약개발 '실탄' 쌓는 온코닉테라퓨틱스
제일약품 '수입상' 오명 벗을까…'신약 엔진' 장착


2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제일약품의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지난 1~2월 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약 275억원의 자금을 마련했다.

지난 달 24일 3자 배정 유상증자에 프리미어 글로벌 이노베이션 2호 투자조합외 4곳이 참여해 총 200억원을 납입했다. 지난 1월 29일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는 에스앤피혁신기술 1호 투자조합이 참여해 약 75억원을 납입했다.



제일약품 관계자는 "신약후보물질 개발에 필요한 자금의 긴급조달을 위해 온코닉테라퓨틱스가 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다"고 말했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제일약품이 지난해 5월 출자해 만든 신약개발 전문 자회사다. 제일약품의 지분율은 98.5%. 바이오젠, 베링거인겔하임과 한미약품, LG생명과학 등 20년간 국내외 제약바이오 업계를 두루 거친 존 김 박사를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했다.

이중표적항암제 'JPI-547'와 역류성식도염 치료제 'JP-1366'가 온코닉테라퓨틱스의 핵심 파이프라인이다. JPI-547는 암 세포 성장에 관여하는 신호전달물질과 암세포 DNA 손상 복구 효소를 동시에 억제해 암을 잡는다. JP-1366 위벽에서 위산을 분비하는 양성자펌프를 차단한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JP-1366의 임상 1상 결과를 미국 임상약리학회(ASCPT)에서 발표하기도 했다.


특히 JPI-547는 최근 췌장암을 적응증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세금 감면, 허가 신청 비용 면제, 시판 허가 승인 시 7년 간 독점권 부여 등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올해 상반기 중 미국에서 임상 2상 진행이 예상된다. 위암과 난소암, 대장암, 폐암 등으로 적응증을 넓힐 가능성도 높다.

기업공개도 기대…신약으로 100년 기업 기틀 마련
사진제공=제일약품사진제공=제일약품
유상증자 등으로 차곡차곡 쌓은 실탄을 동원해 이 같은 파이프라인의 임상을 본격 추진한다는 것이 온코닉테라퓨틱스와 제일약품의 전략이다. 사실 온코닉테라퓨틱스를 통한 신약 도전 자체가 올해 창립 62년을 맞은 제일약품 재도약의 핵심이다.

제일약품 지주사인 제일파마홀딩스의 대표 한상철 사장은 지난 23일 정기주주총회에서 "100년 기업의 기틀을 다지며 미래를 준비하고자 한다"며 신약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온코닉테라퓨틱스를 통해 신약개발 투자금 확보 및 원활한 글로벌 임상 진출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글로벌에서 통하는 혁신신약 허가 및 출시를 더욱 앞당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제일약품은 그동안 업계에서 대표적 '수입상'으로 통했다. 화이자의 리피토(고지혈증치료제)와 리리카(말초신경병성통증치료제) 등 다국적 제약사의 도입 의약품이 이 회사 사업의 상당 부분을 지탱한다. 전체 매출에서 도입약이 차지한 비중이 70%가 넘는다. 안정적이고 꾸준한 매출 확보가 가능한 사업구조지만 이익률은 신통치 않았다. 국내 대형 제약사들이 속속 신약 투자를 늘리며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 가운데 제일약품도 신성장동력 확보에 나섰고 그 첫단추가 온코닉테라퓨틱스인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역시 관건은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글로벌 임상 추진"이라며 "미국 등 글로벌 임상 가동 후 기업공개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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