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호 농심그룹 회장
특히 신라면은 신 회장을 상징하는 상품이다. 자신의 성을 딴 네이밍 뿐 아니라 농심이 수십년간 라면업계 1위를 수성하는데 절대적인 기여를 했다. 지금은 100여개가 넘는 국가에서 팔리고 있다.
상품을 소비자에게 어떻게 보여주는 지를 결정하는 상품포장 기술도 남달랐다. '너구리 한마리 몰고 가세요'나 '사나이 울리는 신라면'같은 광고 카피가 대표적인 그의 아이디어다.
농심의 히트상품 대부분이 이런 고유의 포장문구를 갖고 있다. '내입의 안성맞춤', '일요일은 내가 짜파게티 요리사', '손이가요 손이가 새우깡에 손이가요' 등 중독성있는 광고로 소비자의 의식을 사로잡았다. 신 회장이 이런 부분까지 살뜰히 챙기다보니 농심의 광고제작을 주력으로 하는 농심기획 대표 자리는 내부에서는 가장 힘든 자리로 인식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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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사업가지만 친형인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과는 앙금을 풀지 못한 채 사별했다. 두 사람은 함께 롯데를 일구다 신 회장의 라면사업 도전에 형이 반대하면서 이를 계기로 갈라섰다. 형이 롯데 사명을 쓰지 못하게 막자 지금의 농심을 새로운 사명으로 채택했다.
지난해 1월 신 명예회장이 작고하면서 신 회장의 조문 여부가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고령이었지만 건강에 이상이 없어 극적 화해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었다. 하지만 신 회장은 끝내 빈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장남 신동원 부회장과 차남 신동윤 율촌화학 부회장이 대신 빈소를 지켰다.
1930년생인 신 회장은 현재 노환으로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있다. 그동안 신 회장은 5년간 정기적으로 투석을 받고 통원치료를 받으면서도 회사에 출근해 굵직한 결정에 관여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