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대체품 시장 커진다...식품업계, 미래먹거리 선점 경쟁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2021.03.24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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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원 한·미·중·일 식물성 지향 식품 라인업/사진=풀무원풀무원 한·미·중·일 식물성 지향 식품 라인업/사진=풀무원


식품업계가 고기 대체식품 개발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코로나19(COVID-19) 유행을 계기로 건강한 먹거리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영역 확대에 탄력을 받은 대체육 시장의 공략을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24일 글로벌 조사기관인 유니브다코스마켓인사이트(UMI)에 따르면 전세계 식물성 식품시장은 지난해 28조원에서 2025년 42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의 경우 채식인구는 2008년 15만명에서 2018년 150만명으로 10배 늘어났다. 현재 200만명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장이 커지면서 국내 식품기업들의 변화도 본격화됐다. 이날 풀무원은 '식물성 지향 식품 선도기업'을 선언하고 식물성단백질과 식물성 고기사업을 본격화한다고 했다. 국내 뿐 아니라 미·중·일 시장에서도 신제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식물성 식품을 기업의 미래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포부다.

대표 식품은 '두부'다. 1984년 창립 이래 다져온 두부 제조 기술을 활용해 고기의 맛과 식감을 구현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식물성 단백질 전담부서인 ‘PPM(Plant Protein Meal) 사업부'를 중심으로 2023년까지 3단계 중장기 로드맵을 수립, 신제품을 순차적으로 선보인다.
전날에는 CJ제일제당이 차세대 식품소재인 '시스테인'의 천연기법의 대량생산 기술 개발을 공식화했다. 시스테인은 항산화·해독·피부재생 등 효과가 있는 고기 향을 내는 식품소재다. 건강기능식품, 의약품 소재나 동물사료 첨가제 등으로 주로 활용됐는데 최근엔 식품 수요도 늘어나는 추세다. 대체육을 비롯한 미래 식품과 할랄, 비건용 음식에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CJ제일제당은 기존 전기분해 방식과 달리 미생물 발효공법으로 시스테인을 생산하는 기술을 확보해 '천연공법'이라는 강점을 가졌다는데 홍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천연 시스테인 '플레이버엔리치' 제품 이미지/사진=CJ제일제당천연 시스테인 '플레이버엔리치' 제품 이미지/사진=CJ제일제당
외식업계에선 대체육 경쟁이 이미 본격화된 모습이다. 대표적인 식품이 햄버거다. 버거킹의 '플랜트 와퍼', 롯데리아의 '미라클 버거', '스위트 어스' 등은 콩을 주원료로 한 패티를 넣었다. 일부 해외국가에서 시험판매 중인 맥도날스의 '맥플랜트 버거'도 시장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품목이다.

편의점을 활용한 대응도 발빠르게 진행 중이다. 롯데푸드는 최근 세븐일레븐을 통해 식물성 패티를 이용해 만든 채식햄버거 핫칠리라차플랜트버거를 공급하고 있다. 앞서 CU를 통해 콩불고기버거를 공급한 데 이어 식물성 패티 햄버거를 연이어 출시하며 시장을 공략 중이다.


동원F&B는 지난달 투썸플레이스와 식물성 대체육 샌드위치를 선보였다. 2019년부터 미국에서 수입해 독점 판매중인 대체육 브랜드 비욘드미트 제품을 넣은 샌드위치다. 콩과 버섯, 호박 등에서 추출한 단백질로 고기의 식감과 풍미를 대체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비욘드미트는 이미 10조원에 가까운 기업가치 평가를 받고 있을 정도로 대체육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시장과 그에 따른 관련 규제의 변화에 재빨리 대응하는 기업이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는 여지가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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