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가 키운 바이오 자회사, 잇달아 상장 나선다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2021.03.24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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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젠셀·콘테라파마 등 상장 시동

제약사가 키운 바이오 자회사, 잇달아 상장 나선다


국내 제약사들의 바이오 관계사·자회사들이 잇따라 주식시장 상장에 시동을 걸고 있다. 제약사들은 바이오 관계사·자회사의 상장을 통해 바이오 의약품 R&D(연구·개발) 자금을 확보하고,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이에 더해 제약사들은 바이오 관계사·자회사의 상장으로 자산 증가 효과도 얻을 것으로 보인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보령제약 (11,050원 ▼160 -1.43%)의 관계사 바이젠셀과 보령바이오파마가 상장을 준비 중이다. 바이젠셀은 최근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평가에 통과했다. 보령바이오파마는 상장 주관사를 선정 중이다.



면역세포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바이젠셀은 2013년 설립된 바이오 벤처기업이다. 보령제약이 2016년부터 재무적 투자를 단행했고,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지난해 말 기준 보령제약의 바이젠셀 보유 지분은 29.5%다.

보령바이오파마는 백신, 제대혈, 유전체 진단 등의 사업을 펼치는 기업이다. 국내 최초로 경구용 장티푸스 백신을 개발하기도 했다. 김정균 보령홀딩스 대표가 보령파트너스를 통해 보령바이오파마를 운영하고 있다. 보령파트너스는 보령바이오파마의 지분 78.6%를 소유하고 있다.



부광약품 (5,990원 ▼100 -1.64%)의 덴마크 소재 자회사인 콘테라파마는 지난달 상장 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의 실사를 완료했다. 실사는 코로나19(COVID-19) 상황으로 인해 온라인으로 이뤄졌다. 오는 5월에 추가실사가 이뤄진다.

콘테라파마는 2014년 인수한 덴마크 소재 중추신경계(CNS) 전문 제약사로, 부광약품이 지분 94.38%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유럽에서 파킨슨병 관련 이상운동증(LID) 치료제 'JM-010'의 임상시함 2상을 진행 중이다. 부광약품의 목표대로 콘테라파마가 내년 초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면, 콘테라파마는 유럽 소재 바이오 업체 중 처음으로 코스닥 상장사가 된다.

유한양행 (69,300원 ▼800 -1.14%)이 2016년 미국 바이오벤처 소렌토와 만든 합작회사인 이뮨온시아도 상장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부터 한국투자증권과 관련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한국콜마 (49,400원 ▼1,100 -2.18%)가 2018년 인수한 HK이노엔(옛 CJ헬스케어)도 상장에 나설 계획이다. 제약사는 아니지만 차바이오텍 (16,510원 ▼390 -2.31%)의 계열사인 차백신연구소도 최근 코스닥 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를 통과했다.

제약사들이 바이오 관계사·자회사 상장에 나서는 것은 R&D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또 제약사들은 상장에 따른 지분투자 수익도 얻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자회사를 만들면 분야를 전문화할 수 있고, 투자 받기도 수월하다"며 "이제는 제약사들이 대규모로 임상 자금을 마련하고,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기 위해 바이오 자회사의 상장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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