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후반 촬영 넘어간 '조선구마사'…역사왜곡 논란 어떻게 대처할까(종합)

뉴스1 제공 2021.03.24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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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조선구마사' © 뉴스1SBS '조선구마사' © 뉴스1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조선구마사'가 방송 초반부터 거센 역사왜곡 논란에 휘말린 가운데, 현재 막바지 촬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뉴스1 확인 결과 SBS 새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극본 박계옥/연출 신경수)는 13회~14회 분량을 촬영 중이다. 드라마는 총 16회로, 현재 촬영중인 회차는 막바지 분량에 해당한다.

'조선구마사'는 지난 22일 첫방송 이후 역사왜곡 논란에 휘말린 상황이다. 시청자들은 시청자 게시판, 국민청원 게시판에 항의글을 게재하는 것을 넘어 협찬, 제작업체에도 강한 압박을 가하고 있다. 제작진도 이같은 상황에 내부적으로 대책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막바지 단계를 촬영 중인 상황에서 '조선구마사'가 이 상황에 어떤 대안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조선구마사'는 인간의 욕망을 이용해 조선을 집어삼키려는 악령과 백성을 지키기 위해 이에 맞서는 인간들의 혈투를 그린다. 북방의 순찰을 돌던 이방원(태종, 감우성 분)이 인간 위에 군림하려는 기이한 존재와 맞닥뜨린다는 상상력 위에 엑소시즘을 가미했다.

'조선구마사'는 방송 전 홍보와 본방송 자막을 통해 실존인물이 등장하지만 허구적 상상력으로 그린 드라마이며, 독창적 세계관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조선구마사'가 실제 역사와 인물들을 왜곡했다고 지적했다. 태종이 죽은 아버지 이성계의 환영을 보고 극심한 두려움을 느끼고 광기 어린 눈빛으로 백성들을 학살하는 장면이 가장 큰 지적을 받았다. 더불어 충녕(장동윤 분)이 요한 신부를 조선으로 데려오는 장면에서 명나라와 국경이 맞닿은 의주 지역에서 이들이 대접하는 음식이 중국식이어서 더 논란을 키웠다. 이 점은 특히 최근 한국 전통문화 왜곡에 예민해진 분위기와 최근 한국드라마에 중국 기업 PPL 이 빈번하다는 지적과 맞물려 시청자들의 항의를 받았다.


일부 시청자들은 '조선구마사'의 작가 박계옥 작가의 전작이 tvN 드라마 '철인왕후'(2020) 역시 역사왜곡 논란이 있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철인왕후'는 '조선왕조실록은 지라시' 대사, '조선구마사'와 마찬가지로 실존인물들을 허구적으로 그렸다는 점에서 지적을 받은 바 있다.

1회 방송이 끝난 이후 시청자들은 SBS '조선구마사' 시청자 게시판에 다수의 항의글을 게재했다. 논란이 커지자 '조선구마사' 측은 "셋째 왕자인 충녕대군이 세자인 양녕대군(박성훈 분) 대신 중국 국경까지 먼 거리를 이동해 서역의 구마 사제를 데려와야 했던 상황을 강조하기 위해 '의주 근방'(명나라 국경) 이라는 해당 장소를 설정했고, 자막 처리했다"하고 밝혔다.

이어 "명나라를 통해서 막 조선으로 건너 온 서역의 구마사제 일행을 쉬게 하는 장소였고, 명나라 국경에 가까운 지역이다 보니 '중국인의 왕래가 잦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력을 가미하여 소품을 준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작진은 "이는 극중 한양과 멀리 떨어진 변방에 있는 인물들의 위치를 설명하기 위한 설정이었을 뿐, 어떤 특별한 의도가 전혀 없었다"며 "다만 예민한 시기에 오해가 될 수 있는 장면으로 시청의 불편함을 드려 죄송하고 향후 방송 제작에 유의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제작진이 '의도 없이' 연출한 점이라고 강조했지만 시청자들은 더욱 강력하고 적극적인 방법으로 '조선구마사'에 대한 '불매' 의사를 밝히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역사왜곡 동북공정 드라마 '조선구마사'의 즉각 방영중지를 요청한다'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왔으며, 온라인에서 빠르게 확산되며 24일 오전 8시 기준 6만4000여명이 동의했다.

일부 시청자들은 '조선구마사'에 협찬, 제작지원, 광고를 제공하는 기업에 대한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브랜드 코지마, 에이스침대, LG생활건강 등이 '조선구마사'에 편성된 광고를 철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시청자들이 단순한 시청 거부를 넘어 '불매'를 선언하고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전개한 사례다. 특히 최근 중국발 PPL, 대중문화 속 역사왜곡 문제를 더욱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문화, 사회적 분위기에서 '조선구마사'가 과연 어떤 사례로 남을지 시청자와 방송가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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