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구마사' 역사 왜곡 논란, 광고주들 '화들짝'… 줄줄이 '손절'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2021.03.24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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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사진=SBS '조선구마사' 홈페이지SBS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사진=SBS '조선구마사' 홈페이지


SBS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가 동북공정 빌미 제공과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드라마 제작지원과 광고 계약을 체결한 기업들이 줄줄이 '손절'을 선언하고 나섰다.

'조선구마사'의 제작지원을 했던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호관원'은 지난 23일 '조선구마사'의 역사왜곡 논란 이후 즉각 광고 중지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호관원 측은 "상기 이슈에 대해 전혀 파악하지 못했고, 제작지원 계약을 체결했을 때에도 시놉시스와 대본을 제공받지 못했다"며 "기사를 접하고 즉각 광고 중지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조선구마사' 제작 과정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고, 간접광고와 일반광고를 청약하지도 않았다"며 "앞으로 제작지원에 참여하더라도 더욱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지마, 뉴온, LG생활건강, 에이스침대의 '조선구마사' 관련 공지/사진=각 브랜드 공식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 캡처코지마, 뉴온, LG생활건강, 에이스침대의 '조선구마사' 관련 공지/사진=각 브랜드 공식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 캡처
호관원 외 다른 기업들도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광고 철회 등 조치를 취하고 나섰다.

LG생활건강은 지난 23일 라이브 방송 공지를 통해 광고 편성을 취소했다고 밝혔으며, 에이스침대 역시 24일 공식 인스타그램 댓글을 통해 "문제가 된 프로그램의 이슈사항을 인지했고 조속히 광고 중단 조치할 예정임을 알려드린다. 단순 광고 편성으로 해당 내용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안마의자 브랜드 코지마는 홈페이지를 통해 제작 지원 및 광고 철회 소식을 알렸다.


코지마 측은 "'조선구마사'에 대한 모든 제작 지원 및 광고를 철회했다. 관련 이슈를 인지한 후 즉시 광고 철회를 요청했으나 방송사 측의 사정으로 부득이 22일 광고가 송출되게 됐다. 해당 드라마의 내용과 코지마는 어떤 관계가 없으며 신중한 자세로 제작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다이어트 제품을 판매하는 '뉴온' 역시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드라마 내용을 사전에 알지 못해 걱정을 끼쳐드린 점 죄송하다"며 "방송사 편성 관계자와 확인 후 가능한 한 빨리 조치하겠다"고 했다.



CJ제일제당 역시 24일 논란에 대한 소비자 의견을 반영해 광고를 중단한다. 관계자는 "상황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며, 3회부터는 광고가 나가지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2일 첫 방송된 '조선구마사'는 중국풍 인테리어와 술상에 중국 음식인 월병과 피단, 만두 등이 오르는 등 동북공정 빌미를 제공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또한 실제 백성들을 아낀 것으로 잘 알려진 태종이 무고한 백성들을 잔혹하게 학살하는 장면도 등장해 역사를 왜곡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지난 23일 '조선구마사' 제작진은 "극중 한양과 멀리 떨어진 변방에 있는 인물들의 위치를 설명하기 위한 설정이었을 뿐, 어떤 특별한 의도가 전혀 없었다"며 "예민한 시기에 오해가 될 수 있는 장면으로 시청의 불편함을 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했으나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조선구마사' 제작지원·광고 기업들의 목록과 함께 항의 메시지 전달과 불매 운동에 나서자고 제안하는 글이 등장했고, 청와대 국민 청원 홈페이지에는 '역사왜곡 동북공정 드라마 '조선구마사'의 즉각 방영 중지를 요청합니다'라는 국민 청원이 올라왔다.

누리꾼들이 드라마 속 역사 왜곡에 거세게 항의하자 기업들의 제작지원 및 광고를 철회하는 등 줄줄이 '손절' 선언을 하고 나서 '조선구마사'는 치명타를 입게 됐다.



이렇게 된 데에는 그간 역사 왜곡으로 꾸준히 지적받아온 박계옥 작가에 대한 반감도 한몫했다.

'조선구마사'를 집필한 박계옥 작가는 전작인 tvN 드라마 '철인왕후'에서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자 국보인 조선왕조실록을 '한낱 지라시'라고 일컫거나 '언제까지 종묘제례악을 추게 할 거야' 등의 대사로 조선 역사를 희화화해 논란이 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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