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vs "투기"
"두 배 더 오른다" vs "반값으로 떨어진다"
사진=AFP
씨티그룹은 대형은행 중 비트코인에 대한 관점을 가장 먼저 공개한 곳 중 하나다. 이달 초 발표한 108페이지에 달하는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이 전 세계 무역에서 선호되는 통화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해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 올렸다.
그러나 의구심도 여전히 크다. 씨티그룹은 해당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이 주류로 수용될지, 투기로 붕괴할지를 가르는 분기점에 서 있다고도 썼다. 주류 자산으로 편입될 가능성이 있지만 장담할 수 없다는 의미다. 자본 효용성, 보험과 수탁 등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점에서다.
이 시각 인기 뉴스
BoA는 최근 보고서에서 암호화폐가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조명했다. 비트코인 채굴에 투입되는 연간 에너지 소비량이 네덜란드 한 국가가 쓰는 양과 맞먹는다는 게 이 은행의 추산이다. BoA는 또 비트코인이 적합한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이 아니며, 이른바 ‘고래’로 불리는 큰 손들에 의해 공급이 통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 코메르츠방크도 비트코인을 투기적인 자산으로 묘사하면서 커버할 가치가 없는 자산으로 평가했다. 프랑스 자산운용사 아문디 역시 22일 첫 암호화폐 관련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주요 규제 당국이 이 분야에 대한 규제를 도입할 경우 가격이 대폭 조정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비트코인은 가격 변동성이 매우 크고 내재가치도 없어 가치를 저장하는 데 그다지 유용한 수단이 아니다"란 22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발언 등 주요 규제당국 고위 관계자들은 공개석상에서 암호화폐에 대한 부정적 입장과 경계감을 매번 확인해왔다.
최근 1년간 비트코인 가격 추이/자료출처=코인마켓캡
익명으로 실시 된 12개월 후 비트코인 가격 전망 조사에서 20명 중 9명은 5만~7만5000달러의 가격을 예상했다. 지금과 유사하거나 조금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다른 3명은 7만5000~10만 달러를 예상했고, 10만 달러 이상으로 오를 거란 전망도 1명 있었다. 한 펀드매니저는 CNBC에 "여러 측면에서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이 바뀌고 있고, 이는 단기에서 중기적으로 비트코인을 뒷받침해줄 수 있다“며 ”개인투자자들의 관심도 여전히 강력하다“고 했다.
반면 가격이 지금보다 낮을 거란 전망을 낸 사람도 다수 있었다. 4명은 1년 후 비트코인 값을 4만~5만 달러로, 2명은 3만~4만 달러로 전망했다. 다른 1명은 2만 달러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투자에 직접 나설 것인지와 관련해서는 전반적으로는 경계심이 우세했다. 절반이 조금 넘는 12명의 응답자는 아직 전문적으로 비트코인에 투자하지 않고 있으며, 고객들에게 매입을 권유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비트코인에 투자할 경우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선호하는 비중을 묻는 질문에는 14명이 0~2%를 적정 수준으로 답했다. 5명은 2~5%, 1명만이 5~10%를 선택했다.
테슬라, 마이크로스트래티지처럼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기업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도 응답이 갈렸다. 20명 중 8명은 이런 투자가 좋은 생각인지 불확실하다고 했고, 6명은 기업이 비트코인을 자산에 넣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비트코인은 지난해 3월 랠리를 본격화해 지난해에만 3배 급등했다. 올해에도 약 2배 가까이 뛰며 이달 중 사상 처음으로 6만 달러대에 진입했다. 비트코인은 코인마켓캡 제공 가격 기준 한국시간 24일 오전 11시 5만4600달러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