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울고 중국에 쫓기고…적색불 K뷰티 “뭉쳐야 산다”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21.03.24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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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PI “폐쇄형에서 개방형 혁신 전환 시급”

코로나에 울고 중국에 쫓기고…적색불 K뷰티 “뭉쳐야 산다”


‘K-뷰티 열풍’으로 전례 없는 황금기를 누려온 국내 화장품 업계가 코로나19(COVID-19) 확산, 고기능성 중국 화장품의 턱밑 추격으로 위기에 처한 가운데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등 기존 브랜드 기업이 폐쇄적 혁신에서 벗어나 외부 기술 역량, 인적 자원 등을 연계하는 ‘개방형 혁신’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성공적인 개방형 혁신 전략 중 하나로 화장품 관련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육성 및 M&A(인수·합병)가 꼽혔다.



24일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이 펴낸 ‘K-뷰티 산업의 혁신 원천 분석과 지속 가능성 진단’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 수출은 최근 5년 간 매년 평균 26.0%의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다 지난해 본격화된 코로나19 여파로 면세 채널 및 오프라인 판매가 급감하면서 전반적으로 수출이 부진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수출의 46.8% 차지하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고기능성 화장품 개발에 역점을 둔 중국 로컬브랜드의 증가는 적잖은 위협요소가 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연구진은 K-뷰티 산업의 혁신 원천이 내부혁신 위주로, 산업 주체 간 지식 연계가 폐쇄적이라는 점을 지속성장을 가로막는 한계로 지목했다. 연구진이 브랜드기업(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코리아나화장품), OEM·ODM(한국콜마, 코스맥스, 코스메카코리아), 중소기업(바이오스펙트럼, 코씨드바이오팜, 바이오에프디엔씨), 대학(경희대, 강원대, 연세대), 연구기관(생명공학연구원, 원자력연구원, 한의학연구원) 등에서 미백, 주름개선, 자외선 차단 등 화장품 유효 특허를 출원·등록한 과학자들 간 네트워크를 분석한 결과, 혁신을 매개할 ‘근접·매개 중심성’ 점수가 모두 낮게 나타났다. 예컨대 브랜드기업의 경우 근접 중심성, 매개 중심성이 각각 0.0021, 0.0489로 외부와의 연계를 고려하지 않는 고유벡터 중심성(0.9495) 보다 낮게 나왔다.



보고서는 “화장품 산업은 소비자 니즈와 트렌드를 추격하기 위한 관련 기술 발전이 빠르고, 분야 간 융합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면서 “혁신역량을 높이기 위해서는 혁신 주체 간 지식 연계 강화가 필수적”이라고 분석했다.

또 화장품 관련 중소·스타트업 R&D(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원천기술을 보유하거나 미래기술을 탐색할 수 있도록 정부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 R&D 중 화장품 분야에 투자되는 예산 비율은 2009년에서 2019년까지 약 1~2% 내외에 그쳤다.

아울러 새로운 기술·서비스를 보유한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M&A 하는 것이 혁신 네트워크 확장을 위한 효과적 대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7년 유니레버가 국내 화장품업체 카버코리아를 3조원에, 2019년 에스티로더가 닥터자르트를 2조원에 인수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밖에 민간 주도로 설립돼 화장품 산업 경쟁력을 확충한 프랑스의 대표적 화장품 혁신단지인 ‘코스메틱 밸리’처럼 효율적인 ‘K-뷰티 클러스터’ 구축하고, 중화권을 대상으로 했던 한방원료 이외에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할 수 있는 차세대 원료 개발 등이 방안으로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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