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조원 시장 잡아라'…세포치료제로 항암·면역 시장 '노크'

머니투데이 박계현 기자 2021.03.23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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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삼성바이오로직스·대웅제약도 3세대 신약개발 '출사표'

'13조원 시장 잡아라'…세포치료제로 항암·면역 시장 '노크'


3세대 바이오의약품으로 꼽히는 세포치료제와 유전자 치료제가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차세대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치료법이 없는 희귀·유전 질환이나 퇴행성·난치성 질환 분야에서 수요를 높이며 2025년 세계 시장규모는 13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아직 국내 생산규모는 1000억원 안팎에 불과하다. 이는 그만큼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23일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와 시장조사기관 BIS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세포 및 유전자치료제 시장은 2018년 기준 10억7000만달러(1조2100억원) 규모에서 2025년에는 119억6000만달러(약 13조5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같은 기간 연평균성장률 추정치는 41.2%다.

반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 세포치료제 생산 규모는 2019년 기준 780억원으로 아직 '걸음마' 단계다. 같은 해 세계 시장 규모 추정치의 3~4% 수준에 불과하다.



세포치료는 살아있는 세포를 배양해 질환을 치료·예방하는 기술로, 향후 암을 비롯해 여러 난치질환의 치료법이 될 것으로 보고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세계 시장에서 블록버스터급 제품군으로 꼽히는 노바티스의 킴리아, 길리어드의 예스카르타 모두 세포·유전자치료제로 수조원의 매출 실적을 올리고 있다.

국내에서 개발·승인된 세포치료제는 △GC녹십자셀 이뮨셀엘씨주(간암 항암제) △메디포스트 카티스템(무릎 골관절염 치료제) △테고사이언스 칼로덤(사람유래피부각질세포) △코아스템 뉴로나타-알주 △파미셀 하티셀그렘-에이엠아이 △바이오솔루션 케라힐-알로(바솔동종피부유래각질세포) 등 총 16개다.

이중 GC녹십자셀 (38,550원 ▼450 -1.15%)의 항악성종양제인 '이뮨셀엘씨주'는 국내 세포치료제 중 매출 1위를 기록하는 품목으로 2019년 기준 357억원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이뮨셀엘씨주는 환자의 혈액에서 면역세포를 추출해 특수한 배양 과정을 통해 항암능력을 극대화하고, 이를 환자에게 다시 주사하는 환자 맞춤형 항암제다.


GC녹십자셀은 2007년 간암에 대한 항암제로 품목허가를 획득한데 이어 췌장암 신규 적응증 추가를 위해 3상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서울대병원 외 14개 임상기관에서 408명의 췌장암 환자를 모집했으며 현재 유효성과 안전성을 검증하고 있다.

메디포스트 (6,700원 ▲60 +0.90%)의 무릎 골관절염 치료제 '카티스템'은 2012년 품목 허가를 받았으며 지난해 11월까지 누적 판매량이 1만8000건을 넘어섰다. 카티스템은 동종 제대혈 유래 중간엽줄기세포를 주성분으로 개발된 무릎 연골결손 치료제다. 줄기세포 치료제 중에선 유일하게 연 매출 100억원을 돌파했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선 세포 및 유전자 치료제가 시장 진입장벽이 높은 분야로 꼽힌다. 환자 개인 맞춤형 약물이기 때문에 약제비 부담이 높고, 세포 및 유전자치료제에 대한 확실한 안전성 데이터가 없어 각국 허가기관의 승인을 받기도 까다롭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존 치료법으로 효과를 보지 못한 난치병 환자들의 수요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신약개발기업으로선 포기할 수 없는 분야이기도 하다.

'13조원 시장 잡아라'…세포치료제로 항암·면역 시장 '노크'
세포·유전자치료제가 차세대 먹거리…설비투자·기술이전 '활발'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이나 대형제약사를 중심으로 세포 및 유전자치료제 관련 신약개발 뿐 아니라 CDMO(약물 개발과 위탁 개발·생산)에도 대규모 투자가 병행되고 있다. 전체 제품의 약 50% 이상이 아웃소싱(CDMO 등)을 통해 생산되기 때문이다. LG화학, 삼성바이오로직스, 대웅제약 등도 세포·유전자 치료제 시장에 뛰어들 본격적인 채비를 하고 있다.

LG화학 (378,500원 ▲3,000 +0.80%)은 지난해 12월 메디포스트와 유전자 세포치료제의 원료세포로 적용될 수 있는 고효능 세포배양 플랫폼 기술 'MLSC'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LG화학은 이 계약을 바탕으로 자사 유전자 기술을 접목한 혁신형 유전자 세포치료제 파이프라인을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790,000원 ▲14,000 +1.80%) 역시 사업다각화를 위해 세포치료제 분야 진출을 공언했다.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지난 19일 주주총회를 통해 "현재 항체 의약품 중심의 CDMO 사업 영역을 세포·유전자 치료제, 백신 등 신약 부문으로까지 넓혀서 미래 비전을 위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고 언급했다.

대웅제약 (109,200원 ▲1,100 +1.02%)은 지난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첨단바이오의약품 제조업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첨생법)'에 따르면 대통령령이 정하는 시설을 갖추고 식약처장의 허가를 받은 기업만 세포치료제·유전자치료제 등을 취급할 수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이번 허가를 기반으로 세포치료제를 포함한 첨단바이오의약품 제조와 개발부터 품질시험·인허가 지원·보관 및 배송·판매까지 아우르는 '올인원(All-in-one) 패키지'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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