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빵해, 개XX야!"…'샤우팅 맛집' 대구 식당, 그새 간판 철거

머니투데이 김소영 기자 2021.03.23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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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간판 철거 중인 대구 모 식당. /사진=보배드림23일 간판 철거 중인 대구 모 식당. /사진=보배드림


대구의 한 도로 한가운데 주차해 통행을 방해한 차량에 경적을 울렸단 이유로 도로를 막은 차주와 아들이 고성을 지르며 욕설을 한 사실이 알려져 국민적 공분을 샀다.

도로를 막고, 오히려 욕설을 한 차주와 아들이 운영하는 식당에 대한 불매 운동까지 이어지자 하루새 식당이 간판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XX식당 장사 접네요? 간판 철거 중'이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간판 철거하고 카카오 맵에서 가게 삭제함. 바로 새로 간판 바꾸고 아무 일 없던 것처럼 장사할 거란 합리적 의심 중"이란 글과 함께 해당 식당이 간판을 철거하고 있는 사진을 함께 올렸다.

다른 누리꾼은 "해당 식당 사장님한테 물어보니 이사 가거나 업종 변경이 아니고 폐업한다고 했다"는 글을 올렸다.



이에 누리꾼들은 "와 살다 살다 이렇게 빠른 사람 처음 보네", "이미 신상 다 털렸는데 앞으로 어떻게 먹고 살려나", "폐업보다 블랙박스 차주 찾아서 용서 구하고 사죄글 올리는 게 순서 아니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대구의 한 식당 주인인 렉스턴 차주와 아들이 A씨에게 시비를 거는 모습. /사진=보배드림 캡처대구의 한 식당 주인인 렉스턴 차주와 아들이 A씨에게 시비를 거는 모습. /사진=보배드림 캡처
앞서 지난 22일 보배드림에는 '당신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 봐주세요. 억울해서요'란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글쓴이 A씨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3시15분쯤 대구 달성군 대실역 인근에서 렉스턴 차량이 도로 한가운데 주차한 뒤 짐을 내리고 싣기를 반복했다.


A씨는 "렉스턴 차량에 막혀 맞은편 차, 뒤차 등 아무도 통과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며 "뒤차가 짧게 경적을 눌렀지만 렉스턴 차주는 그걸 듣고도 당당하게 차를 방치하고 식당으로 들어가길래 나도 1.5초가량 경적을 눌렀더니 욕설이 날아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식당 주인으로 보이는 렉스턴 차주와 아들이 다짜고짜 고성을 지르고 욕설하는 블랙박스 영상을 함께 올렸다. 식당에서 나온 차주의 아들은 "그냥 지나가면 되지 않느냐", "빵(경적)을 왜 그렇게 하느냐", “짐 싣는데 XX" 등 심한 욕설을 했다.

이어 차주도 아들과 합세해 A씨가 타고 있던 운전석 쪽으로 다가왔고 A씨는 차에서 내려 실랑이를 이어갔다. 이들은 "개XX야", "X발" 등의 욕설을 내뱉으며 A씨를 배로 밀치기도 했다.

A씨는 "주변에 많은 사람이 있었지만 상황을 처음부터 지켜보던 주변 상인들도 그냥 쳐다만 보더라"며 "저 골목에 있던 식당들 종종 가던 곳인데 다시는 안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식당에 붙어 있는 항의성 포스트잇. "여기가 샤우팅 맛집?"이란 문구가 눈에 띈다. /사진=보배드림해당 식당에 붙어 있는 항의성 포스트잇. "여기가 샤우팅 맛집?"이란 문구가 눈에 띈다. /사진=보배드림
이후 이 글과 영상은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로 퍼지며 공분을 일으켰다. 보배드림 회원들은 차주가 운영하는 해당 식당에 찾아가 항의성 포스트잇을 붙이고 바닥에 엿을 놓는 등 잇따라 '인증글'을 올렸다.

식당명을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해당 식당은 한때 배달업체 검색 차트에서 1위에 올랐으며 차주와 아들의 신상이 온라인상에 퍼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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