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온라인강의에 "꼴페미" 욕설…경고하자 "나 촉법소년"

머니투데이 류원혜 기자 2021.03.23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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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온라인 커뮤니티/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한 누리꾼이 '한남충'(한국 남성을 벌레에 비유한 말)이라는 용어가 생겨난 배경을 분석하는 논문을 썼던 윤지선 교수의 온라인 강의에 난입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윤 교수의 세종대학교 온라인 강의에 접속한 뒤 이를 방해했다는 내용의 글과 사진이 올라왔다. 학생들만 알 수 있는 강의 링크를 누가 외부로 유출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따르면 신원을 알 수 없는 외부인 A씨는 이날 오전 윤 교수의 강의 플랫폼에 찾아 들어간 뒤 약 30분간 대화창에 윤 교수를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A씨는 "꼴페미 교수 윤지선", "급식야붕이 잠입했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이 밖에도 A씨는 "느XX 할카스·할배카스", "노무현 XX" 등 일간베스트(일베) 사이트에서 주로 사용되는 혐오 용어를 반복적으로 내뱉었다. 할카스와 할배카스는 주로 공원 등지에서 박카스 판매를 핑계로 성매매하는 중노년층을 비하하는 말이다.



A씨는 또 윤 교수와 수강생 40여명이 모두 볼 수 있도록 음란 사진 등을 수업자료로 화면에 공유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이에 윤 교수는 "지금 여기서 이러신 거 다 캡처해서 법적 대응 하겠다"고 경고했지만, A씨는 "응 나 촉법소년"이라며 아랑곳하지 않고 훼방을 이어갔다.

만 10세~14세 미만인 '촉법소년'이라 형사처분을 받지 않는다는 뜻이다. 촉법소년은 형사처분을 받지 않는 대신 감호위탁, 사회봉사, 소년원 송치 등 보호처분을 받는다. 전과기록은 남지 않는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A씨의 행동을 지적했다. 이들은 "대학 강의가 인터넷 방송인 줄 아나", "선을 넘었다", "촉법소년 내세워서 저러는 걸 보니 속이 뒤집힌다", "윤 교수 논문이 맞다는 걸 몸소 보여주네" 등 비판에 나섰다. 세종대 측은 증거자료를 모아 A씨를 경찰에 고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한편 윤 교수는 2019년 철학연구회 학술잡지에 게재한 30페이지 분량의 논문 '관음충의 발생학'에서 유튜버 '보겸'이 유행시킨 용어(보이루)가 여성혐오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23일 한국학술지인용색인(KCI)에는 해당 논문이 등재된 상태다.

윤 교수는 논문에서 "한국에서 태어난 남아가 어떻게 관음충으로 집단 생장과 진화를 하는지 분석하고, 왜 관음충이 개체적 발생이 아닌 군집구성체적 발생인지에 대해 고찰할 것"이라며 논문작성의 취지를 밝혔다.

또 "한남유충과 한남충, 관음충은 한국 남성에 대한 혐오용어로서 금기시돼야 하는가"라며 "그렇다면 이제껏 가부장제 남성중심주의 사회에서 여성을 표적으로 했던 혐오용어들(김치녀, 된장녀, 꽃뱀, 맘충, 룸나무)의 고안자와 사용자는 누구였는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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