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하는 금리, 수익낼 수 있는 자산은 우량 A급 회사채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21.03.23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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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2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일보다 4.07포인트 떨어진 3,035.46을 나타내고 있다. 코스피는 외인과 기관 순매도에 하락 마감했다. 2021.3.22/뉴스1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2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일보다 4.07포인트 떨어진 3,035.46을 나타내고 있다. 코스피는 외인과 기관 순매도에 하락 마감했다. 2021.3.22/뉴스1


이달 들어 장기·단기 지표금리의 동반 급등으로 그간 강세 일변도였던 회사채 시장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들이 나온다.

금리상승은 채권가격을 떨어뜨리는 직접적 요인이자 가장 큰 악재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회사채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양호한 펀더멘털(기초체력)을 가진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22일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이달 15일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2.152%, 3년물 금리는 1.238%로 마감했다. 10년물 금리가 2.1%를 넘어선 것은 2018년 12월 이후 2년 3개월여만이다. 단기금리 지표인 3년물 금리 역시 1년만에 1.2% 상단에 마감했다.



금리상승의 양태가 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간 10년물 금리의 상승은 물가상승 등 기대감에 따른 것으로 봤지만 3년물 금리의 인상은 향후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3년물 금리의 인상은 같은 만기의 회사채 등 크레딧물의 가격에도 직접 영향을 준다. 크레딧물은 지표금리인 국고채 3년물 등의 금리에 개별회사의 재무안정성 등 지표를 더해 산출한 스프레드를 얹어 거래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코로나19(COVID-19) 위기가 본격화된 이후 크레딧물의 스프레드 흐름은 급등락을 거듭했다. 지난해 3월 하순은 회사채 수요예측이 단 한 건도 없었을 정도로 자금경색 우려가 컸지만 지난해 2~4월 단행된 큰 폭의 기준금리 인하(1.25%에서 2차례에 걸쳐 0.5%로 하향)에 이어 4월부터 본격화된 당국발 금융지원 패키지로 우려가 완화됐다.

이후 AA급 이상 신용등급의 우량 회사채를 중심으로 스프레드가 코로나 이전보다 낮아질 정도로 떨어졌고 그 흐름은 A급 회사까지 이어졌다. 역사상 최저금리 상황 하에서 기관투자자 등의 자금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약속하는 크레딧물에 쏠렸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자금조달도 그만큼 원활했던 게 사실이다.

이같은 흐름의 변화가 나타난 것이 바로 이달 중순이었다. 올해 초부터 미국 국채 10년물과 연동돼 가파르게 상승하던 국내 국고채 10년물이 2.1%를 상향돌파했고 한동안 잠잠했던 국고채 3년물 등 단기 지표금리마저 뛰어오르면서 최근 1년간 회사채 등 크레딧 시장이 동요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수석 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3월2주 이후 국고채 3년 금리가 급등한 이후 크레딧 스프레드 확대(약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최근 크레딧 스프레드 확대는 크레딧 리스크 요인보다는 그간 스프레드 축소가 지속되며 나타난 피로감과 최근 국고채 금리 급등에 따른 금리 변동성 확대로 인해 촉발된 것"이라고 했다.

또 "유동성이 떨어지는 크레딧 채권의 특성상 금리 변동성 확대에 취약한 점이 나타난 것"이라며 "3월 들어 크레딧 스프레드 약세는 대부분 시장 참여자들이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그 속도가 국고채 금리 변동성 확대로 예상보다 빨랐고 확대폭도 컸다"고 했다.
(세종=뉴스1) 장수영 기자 = 김영훈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이 19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브리핑실에서 '최근 경제동향'을 설명하고 있다.   기재부에 따르면 1월 산업활동동향 주요지표는 전월대비 소매판매와 설비투자가 증가했으나 광공업 생산, 서비스업 생산, 건설투자는 감소했다.   2월 고용은 전월보다 취업자 감소폭이 크게 축소됐으며 물가 상승폭은 확대됐다.  2월 중 국내 금융시장은 주요국 장기금리 상승세 등 영향으로 주가가 높은 변동성을 보였어며 환율은 글로벌 달러 강세 영향으로 상승, 국고채 금리는 글로벌 금리 상승 및 국고채 수급부담 우려 등으로 중장기물 중심으로 상승했다. 2021.3.19/뉴스1  (세종=뉴스1) 장수영 기자 = 김영훈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이 19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브리핑실에서 '최근 경제동향'을 설명하고 있다. 기재부에 따르면 1월 산업활동동향 주요지표는 전월대비 소매판매와 설비투자가 증가했으나 광공업 생산, 서비스업 생산, 건설투자는 감소했다. 2월 고용은 전월보다 취업자 감소폭이 크게 축소됐으며 물가 상승폭은 확대됐다. 2월 중 국내 금융시장은 주요국 장기금리 상승세 등 영향으로 주가가 높은 변동성을 보였어며 환율은 글로벌 달러 강세 영향으로 상승, 국고채 금리는 글로벌 금리 상승 및 국고채 수급부담 우려 등으로 중장기물 중심으로 상승했다. 2021.3.19/뉴스1
그러나 이같은 불안정성이 크레딧물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지 않고 있다는 점은 다행이라는 평가다. 상대적인 투자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광열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상승과 인플레이션은 채권 투자자 입장에서 이보다 더 큰 악재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자산배분 관점에서 채권투자가 필요하다면 현재 금리상승에 가장 방어적이면서 수익을 낼 수 있는 자산은 A등급 크레딧물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 연구원은 "A등급은 국내 크레딧 등급 중 하위 등급에 속하지만 주요 그룹 계열사들이 많고 중견기업들이 많이 포진돼 있다"며 "A등급에 '안정적' 전망을 부여받고 있는 비금융기업 중 현재 펀더멘털이 좋은 기업이거나 펀더멘털이 개선되고 있는 기업, 향후 IPO(기업공개)나 M&A(인수합병)를 통해 개선될 여지가 있는 기업 등 3가지 측면에서 선별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HDC현대산업개발, TSK코퍼레이션, 광동제약, 현대비엔지스틸, KCC건설 등을 현재 자기등급 평균 대비 펀더멘털이 좋은 기업으로 △동원F&B, 세아제강, 크라운제과, 한솔제지, 노루페인트 등을 최근 수년째 펀더멘털이 개선되고 있는 기업으로 △SK케미칼, SK매직, 티에스케이코퍼레이션 등이 IPO 등 이벤트로 펀더멘털을 개선될 모멘텀을 가진 기업으로 평가했다.

김 위원 역시 "3월 이후 크레딧 스프레드 확대는 등급별로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3년물 기준 AA- 등급 스프레드는 3월2주 확대된 데 이어 3주째도 확대되고 있는데 A+등급은 3주째도 확대가 이뤄지고 있으나 확대폭은 크게 줄었다"고 했다. 상대적으로 AA등급 대비 A등급의 강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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