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지난해 3월 12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울 광진구 강변테크노마트 단말기 유통점을 방문, 점주를 격려하고 있다. /사진=뉴스1.
과방위, 단통법 개정·폐지안 심사한다… '분리공시제' 도입 논의
박성중 소위원장이 지난해 11월 25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스1.
더불어민주당 조승래·김승원·전혜숙(2건) 의원이 발의한 단통합 개정안은 분리공시제 도입을 위한 법적 근거를 신설하는 내용이다. 김승원·전혜숙 안은 해지 위약금 상한제 도입도 규정한다. 분리공시제 도입은 방송통신위원회의 올해 중점 과제이기도 하다.
여당 의원들은 분리공시제 도입으로 가계통신비 인하와 위약금 절감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한다. 분리공시제를 통해 제조사 장려금이 밝혀지면, 해당 금액만큼 출고가를 내리라는 압박이 가능하다는 논리다. 이동통신사들의 보조금 인상 경쟁을 촉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도 본다.
해지 위약금 절감 효과도 기대한다. 분리공시제를 통해 제조사 장려금을 제외한 이동통신사 지원금만 기준으로 위약금을 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도한 위약금 규모와 불투명한 산정기준 문제를 분리공시제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정보통신방송소위는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한 단통법 폐지안도 상정할 예정이다. 김 의원은 단통법 시행으로 지원금 축소 등 오히려 이용자 후생이 저하되는 문제가 발생했다는 판단 아래 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단통법을 폐지하고 이용자 후생 증진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조항들만 전기통신사업법에 반영한다. 전기통신사업법으로 이관하는 조항에 분리공시제는 포함되지 않았다.
6년 넘게 이어진 분리공시제 논란… 당장 과방위 결론 나올 가능성 낮아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모바일 커뮤니케이션)사업부 중 연구개발부문을 남겨두고 생산부문을 분할해 매각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전자기기 매장에 전시된 LG전자 스마트폰 '윙'의 모습. /사진=뉴스1.
이후 지속적으로 분리공시제 도입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법안 발의가 이어졌다. 20대 국회에서는 여야 의원들이 분리공시제 도입을 위한 개정안을 8건 발의했다. 4년 내내 법안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다가 국회 임기만료로 모두 폐기됐다. 단통법 부칙상 분리공시제 조항의 유효기간(3년)은 2017년 9월로 효력을 잃었다.
21대 국회 첫 논의에서 분리공시제에 대한 결론이 나올 가능성은 매우 낮다. 가계통신비 인하를 가져올지 여부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LG전자가 사실상 스마트폰 제조 사업을 정리하는 수순에 들어가면서 삼성전자의 안드로이드폰 지배력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분리공시제를 통한 제조사 간 장려금 경쟁 유발이 불가능한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 이동통신 업계에서 오히려 삼성전자가 장려금을 내리는 역효과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삼성전자 경쟁사인 애플은 장려금을 지급하지 않아 분리공시제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다.
과방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실 관계자는 "단통법 제정 당시와 분리공시제를 둘러싼 시장 상황이 완전히 달려졌다"며 "방통위가 구체적인 단통법 개정 방안을 발표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당장 분리공시제 도입이 이뤄지긴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