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분히 모인 범현대가…코로나에도 '아산 정신' 그대로

머니투데이 주명호 기자 2021.03.22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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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히 모인 범현대가…코로나에도 '아산 정신' 그대로


한국 산업 근대화의 선봉에 섰던 아산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에 대한 추모 열기는 올해도 여전했다. 다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로나19(COVID-19)'로 관련 행사는 이전보다 간소화됐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비롯한 범(汎)현대 일가는 만남을 최소화하며 고인을 기렸다.

22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범현대가는 정 창업주의 기일인 전날을 전후로 경기도 하남시 창우동에 있는 선영을 찾았다. 다만 일가가 함께 찾았던 과거와 달리 그룹별로 시간을 달리해 선영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5인 이상 집합 금지 등 코로나로 인한 상황을 감안해서다.



앞서 20일 서울 종로구 청운동 옛 자택에서 지낸 제사 역시 시간대별로 나눠 참석하는 방식으로 전체 만남을 최소화했다. 현대가는 정 창업주와 함께 부인 변중석 여사의 제사도 이날 함께 지냈다. 일가 중 가장 먼저 자택을 찾은 사람은 장손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었으며 이어 정 창업주의 아들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과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이 차례로 방문해 제사를 지냈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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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현대가 3세인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 정일선 현대비앤지스틸 사장도 청운동 자택을 찾았다. 정대선 현대비에스앤씨 사장의 아내인 노현정 전 아나운서는 시어머니 이행자 여사와 참석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정 창업주의 며느리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조카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도 뒤이어 청운동 저택에 모여 제사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운동 자택은 정 창업주가 2000년 3월까지 38년간 지낸 현대가의 상징적인 장소다. 정몽구 명예회장이 상속 받았던 이곳은 2019년 3월 정의선 회장이 소유권을 넘겨 받으며 직접 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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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계한 지 20년이 지났지만 정 창업주는 아직도 산업화의 상징 같은 기업인으로 기억된다. 특히 국내 굴지의 대기업을 세워 막대한 부를 얻었음에도 검소한 삶을 살면서 존경을 받았다.

정 창업주는 1915년 11월25일 강원 통천군에서 6남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인천에서 부두 하역일과 막노동을 하다 쌀가게에 취직한 그는 특유의 근면함 덕분에 3년만에 주인으로부터 가게를 넘겨 받으며 기업인으로 첫 받을 내딛었다.


이후 현대건설, 현대차, 현대조선중공업 등을 차례로 세우며 한국산업의 근대화를 본격적으로 이끌었다. 건설 부문에서 1968년 착공한 경부고속도로를 2년 5개월만에 완성시켜 세계 최단기간 완공기록을 세웠다. 1976년 세계 자동차업체 중 16번째 독자 모델인 순수 국산차 '포니'를 출시했다.

서울올림픽과 대북사업을 통한 남북정상회담 성사 기여 등 대외적으로 국가 이미지를 높이고 남북평화협력을 강화하는 데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산 정주영 20주기 추모위원회(이하 추모위원회)'는 이같은 정 명예회장의 행보와 기업가 정신을 기리기 위해 오는 22일부터 '청년 정주영, 시대를 通(통)하다'라는 주제로 추모 행사를 진행한다. 이번 행사에서는 20주기를 기리는 추모 사진전과 온라인 사진전을 진행하는 한편 추모집 '영원의 목소리'도 배포할 예정이다. 서울 중구 계동사옥 별관에 있던 정 창업주의 흉상은 본관 1층 로비로 이전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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